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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Oct 22. 2022

경제 위기 상황에서의 기업 신성장 동력 발굴


IMF 이후 우리나라 기업들을 관통하는 키워드 하나를 꼽으라고 하면 '선택과 집중'이다. 잘하는 것을 잘하고, 이를 가지고 관련 시장에 진출하거나 해외 진출은 하더라도 잘 모르고 경쟁력이 많지 않은 영역엔 절대 들어가지 말 것. 


(첫번째 그림과 두번째 그림) 


이 전략이 아니었다면 우리가 IMF의 거친 파도를 그렇게 빨리 빠져나오지도 못했을 것이고, 일본과 중국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첨단 제조업과 IT 기술의 활용 분야에서 이렇게 성장할 수 없었을거다. 이 전략의 근간을 만든 Igor Ansoff 교수조차도 이렇게 자기 이론을 알뜰하게 써먹는 나라가 나올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듯 ㅋ. 


하지만 세상에 어떤 선택도 항상 대가가 있기 마련이라, 90년대초까지의 '문어발'에 대한 반성으로 나온 '선택과 집중'이라는 만트라는 그만큼의 상처를 남긴다. 무엇보다 당장의 매출 창출과 수출시장 경쟁이 쉽지 않은 아이템들, 특히 국내 시장에서 새롭게 시작된 아이디어들은 선택과 집중에 사로잡힌채 결국 글로벌에서 Scale up할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사라진다. (가령 아이리버의 MP3 플레이어. 사용 방식이 혁신적이었지만 인터넷 인프라와 음악 저작권에 대한 보호가 달랐던 미국에서는 결국 마이너에 머물다 끝나버렸다. 애플 아이팟과 경쟁이 안되었던 이유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른 글에서) 더불어 선택과 집중은 극단적인 대기업 집중 경제를 만들었고, 중소기업들은 자기 고유의 가치를 가지지 못한채 그저 대기업의 2차, 3차 납품사에 머물게 된다. 우리나라 경제의 이중구조라는 부르는 병폐가 이 논리에서 생겨난 것. 새로운 시도를 할 수가 없으니 소수의 대기업과 이에 매달리는 다수의 중소기업 구조가 아예 고착된 것이다. 


그 이후 2010년대까지 우리나라에서 Ansoff matrix 상의 'Do not enter' 영역에 대한 언급은 금기였다. 이와 관련된 보고를 대기업 내부에서 하더라도 경영진으로부터의 반응은 딱 하나였다. "그거 우리가 잘할 수 있는거 맞아?" 


(두번째 그림과 세번째 그림) 


그리고 우리나라 산업체들이 기존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맞춰 원래 보유한 제품과 기술을 들고 대대적으로 중국 시장을 진출하던 금융위기 직후, 모바일 혁명이 시작된다. 


대기업군이 이들에 대해 본격적으로 인식을 하고, 이에 대한 대응을 고민하기 시작하던 시점은 중국시장에서 얻을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한 2015년 전후다. 국내 최상위 대기업들 몇 곳에서 모바일과 사차산업혁명에 대한 투자를 위한 펀드 등이 생겨나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 분야는 원래 리스크가 높고, 대기업 입장에서는 '선택과 집중'에 어긋나는 전략이기 때문에 그저 한발 걸쳐놓고 지켜보는 스탠스 정도를 취한다. 스타트업 산업 입장에서야 이 한발 걸치는 것 조차 엄청난 투자 기회였지만, 대기업 입장에서는 그저 슬쩍 살펴보는 수준이라는 뜻이다. 자산 수십조짜리 회사들에게 불과 몇백억원~천억원 정도의 펀드는 시늉 그 자체. 


코로나가 터졌고, 이제 대기업들 입장에서 이에 대한 정비를 하고 신기술과 신시장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아보려는 시점에 이제 다시 우러 전쟁이 터졌고 갑자기 인플레이션 정국이 되고, 세계화는 소멸되며 진영별 블록화가 진행되고 있다. 


잘하는 것을 잘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 기업의 근간이니까. 하지만 기업이 주력 시장만 지켜보고 있다면 기업 전체가 휘청이는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아무것도 알 수 없는 시대이니까. (무슨 소리냐 싶겠지만 오프라인 유통사의 몰락이나 TSMC의 부상을 잘 살펴보면 자기 영역에서만 머무르는게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 수 있다.) 대기업은 선택과 집중을 해서 경쟁력을 갖춰야만 살아남지만, 동시에 한 곳에만 머무르면 원래의 경쟁력도 유지하기 어려운 존재다. 머물되 움직여야 하는 모순의 존재가 기업이다. 


그럼 이제 기업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신사업과 신성장 동력은 찾아야 하고, 연관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하고, 해외 진출 역시 미중갈등과 블록화로 도무지 예측할 수가 없는데? 그렇다고 무작정 "Do not enter" 영역에 뛰어들었다가는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인데? 


내가 운영하는 회사가 2023년 기업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문제의식과 솔루션의 핵심은 바로 이 영역이다. 


Do not enter에 어떻게 리스크를 통제하며 들어가서 신성장 동력의 성과를 만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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