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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Dec 01. 2023

극초기 스타트업 인력 채용의
간단한 원칙


극초기, 그러니까 대략 직원 수 기준으로 20여명이 되기 전까지의 채용 원칙으로 주로 권장하는 것은 '일물일용'이다. 


사람이 물건이 아니니 일물이라는 말 자체가 적용이 잘못된 말이기는 하지만, 풀어서 설명하자면 그 때까지 뽑는 직원에게 '두 가지 이상의 영역을 동시에 처리할 능력과 의지와 태도가 있기를 기대하지 말라'는 뜻이다. 


생산 업무를 하면서 영업을 해줄 직원을 찾아도 안되고, 영업을 하면서 마케팅도 할 수 있는 인력을 기대해도 안된다는 뜻이다. 일단 한 가지만 잘하는 혹은 시키는 영역의 일에 대해 충실한 인력은 상대적으로 찾기 조금은 쉽다. 둘 다 혹은 그 이상의 일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인력은 찾기도 어렵고 요구하는 몸값도 매우 높다. 하지만 그보다 더 문제는 20여명 정도의 스타트업에 '두 세 가지 영역의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인력이 지원하는 경우 그 인력은 사실은 그 두 세가지에 대해 매우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는, 정말 수박 겉핥기로 해본 인력일 위험성이 많다는 점이다. 두 세 영역을 정말 동시에 잘 할 수 있는 인력은 지분을 상당히 받는 경우가 아니면 극초기 스탸트업에 별로 조인할 이유가 없다. 때문에 내 앞에 면접보러 온 인력이 이런 인력이라면 그 역량이 과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을 수 밖에 없다. 투자 환경 좋을 때야 그나마 이런 인력이 올 수도 있겠지만, 지금처럼 스타트업 동네가 얼어붙어 있는데 이런 인력이 자기 발로 걸어올 가능성이 낮은게 정상이다. 


스타트업이라고 포장하지만 사실 대부분은 중소기업도 못되는 정말 '좋소'기업이다. 최소한 지원자들 눈엔 그렇게 보이게 된다. 내가 제대로 회사를 운영하는지 외부자가 알 수가 없으니까. 이런 곳에서 뭔가 한 영역의 일을 그나마 제대로 해줄 인력 찾는 것도 어렵다. 


또한 스타트업의 일이라는 것이 매우 복잡한 것 같겠지만, 사실 시킨 일이라도, 경험 있는 영역의 일을 깔끔하게 처리해줄 인력만 찾아도 대부분의 경우 충분하다. 


물론 전략적 사고를 하고, 제대로 된 기획을 해내는 인력도 필요하고, R&D처럼 실력이 출중해야 하는 영역의 업무도 있기는 하지만 때문에 이런 인력들은 창업팀을 구성할 때 찾아내거나 주 창업자가 자기 지분을 일부 주면서 조인시키는 것. 


일물일용이 가용한 현금이나 업의 복잡성, 현실적인 채용 가능성, 실력 등을 고려할 때 극초기 스타트업에게 맞는 접근이다. 복합적이고 전략적으로 사고하고 다양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인력의 채용은 적어도 30여명~50여명은 넘어갈 때 하나씩 추가해 가겠다고 하고 그 전에는 이력서 내용이 좀 아쉽더라도 자기 일은 잘 하겠다는 느낌을 주는 인력을 뽑는게 맞는 접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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