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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Jan 01. 2024

새해 다짐과
스타트업의 사업 계획 수립


직장 생활을 하는 한 후배 녀석은 매년 첫날 살을 빼겠다는 다짐을 한다. 운동도 빠삭하게 파악하고, 자기 식성도 고려해서 식단도 짜고, 닭가슴살 같은 재료들도 냉장고에 잘 챙겨 놓는다. 그러면서 '이번부터는 아침에 30분씩 일찍 일어나서 달리기를 하면서 출근을 하겠다'는 식의 계획을 세운다. 운동부터 식단, 실천 방안까지 모두 화려하고 확실하다. 


딱 하나 문제가 있는 것은 작년보다 아침에 30분 먼저 일어나는 것을 지속할 수 있냐는 것과 그걸 지속했을 때라고 해도 달리기를 하러 나갈 수 있느냐는 문제다. 


진짜 살을 뺄 생각이었다면 이 친구는 운동 알아보거나 닭가슴살을 사는 것 등의 지엽적인 과제는 나중에 생각했을 것이고, 무엇보다 극악의 난이도인 '아침에 30분 먼저 일어나기'를 운동의 조건에 포함시키지 않았을 것이다. 아침에 운동도 실행하기 어려운데 그걸 30분 먼저 일어나는 것 다음에 붙여 놓은 것이다. 


살을 진짜 빼겠다고 했으면 운동에만 집중해서 혹은 식단에만 집중해서, 최대한 실천하기 쉬운 방법과 환경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래야 '어려움 X 어려움'의 상황을 피할 수 있을니까. 


결국 그 친구는 다이어트를 하기 싫었던 것이고, 그걸 정당화하기 위해 스스로까지 속이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창업자에게 연간 사업 계획 수립이 자칫하면 딱 이런 계획일 수 있다. 


정말 실행하고 싶어서 실행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운 것이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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