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사랑일까> OST
같이 살아야할 이유 1만 가지를 저울의 한 쪽에 둔다. 그리고 헤어져야할 무엇인지 알지는 못하지만 막연한 감정을 반대편 저울 위에 올린다. 그리고 저울이 기울기 시작한다. 막연하고, 뚜렷하지는 않지만 무엇인가 가슴을 훑고 지났을 그 감정의 끝을 따라 저울이 기울고 방문을 나서서 건너편 집으로 향한다.
어쩌면 우리는 한 가지 결과를 이해하기까지 수많은 이유를 찾기 위해 질문하고 고통스러워했던건 아니었을까. 때론 이유없음이 이유일 수 있고, 납득되지 않은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습관을 가져야할 때가 있지 않을까. 내 마음 하나도 제대로 이해되지 않고 컨트롤 되지 않는 세상에 타인의 행동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 혹은 이해할 수 있었다는 오만한 생각을 가졌던 것은 아닌가.
'우리도 사랑일까'라는 질문은 우리가 사랑이 아니어도 문제되지 않는다. 늘 사랑 뒤에 따라오는 '오래도록 행복한'이라는 생각은 현실적으로 적당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 순간 한 번 흔들렸던 내 마음이 가는 곳으로 걸음을 옮겨 보는 것. 이것이 삶이고 사랑이라면 '사랑'은 '후회하지 않는 것'으로 정의되어야 한다.
비디오의 등장으로 라디오는 밀렸듯이(영화 OST 중에서 video killed the radio star) 밀려가고 채워지는 과정의 반복으로 만나고 헤어지면서 또 한 세월이 흘러간다.
귀엽고 섬세한 감정을 연기했던 미셀 윌리엄스는 영화를 보는내내 공감하고 흔들리게 하는 감정의 선들을 이끈다. 이토록 부드럽고 섬세하게 감정의 선모들을 건드리는 연출 또한 멋지다. 이토록 잔인하고 아프게, 서서히 묵직하게 다가올 줄은 몰랐다.
<우리도 사랑일까>에서 가장 주제를 압축하고 있으며, 상징적인 장면이 바로 이 OST가 흐르는 장면이다. 흔딜리는 마음, 현실과 감정의 경계선에서, 이제 불이 켜지고 집에 돌아가야할 시간이 다가온다. 앙증맞은 그녀를 만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