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의 둘째날_디즈니랜드 in Paris_봉사의 날
여행코스
all day- 낭만 파리의 디즈니랜드
오늘은 파리에서의 둘째날. 하루종일 디즈니랜드에서 보내는 날이다. 그말인즉슨 오늘 캡틴과 나는
오롯이 봉사를 하는 날이라는 뜻.
파리까지와서 디즈니랜드가 왠말이냐 싶겠지만, 초딩들에게 디즈니랜드가 있는 곳은 그냥 지나칠 수 없다.
특히 2호에게는 몇천년전 유물을 보는 것보다 더 가고싶은곳이 디즈니랜드다 이 말씀.
그렇게 우리는 황금같은 파리에서의 둘째날을 오롯이 디즈니랜드 헌정의 날로 정했다.
시차 탓인지 우리는 모두 새벽같이 잠에서 깼다. 그래도 하룻밤 잤다고 어젯밤에 단 한순간도
있지 못할것만 같았던 숙소에도 적응이 되었다. 특히 침대 상태는 꽤 나쁘지 않았다. 아주 꿀잠을 잤다.
숙소가 구리면 최대 장점이 뭐다? 여행일정을 밖에서 꽉차게 보낼수 있다!
"오빠 우리 빨리 나가자" (나는 절대 부지런하게 여행 일정을 시작하는 사람이 아니다.)
우리는 눈뜨자마자 세수를 하고 옷을 챙겨 입고 밖으로 나갔다.
우선 슈퍼에 가서 파리의 식재료를 구경하면서 생수, 간식거리 등을 사고 디즈니랜드 안에 식당이
맛없기로 유명하니까 디즈니에서 요기할 만한 것들도 사러가기로 했다.
새벽 6시. 밖은 아직 고요했다. 숙소 바로 옆 블럭 에펠탑뷰 꽃집(L'HOWEA)이 이 요즘 인스타
포토스팟이 된 곳이었는데, 거기서 사진도 찍고 아무도 없는 거리를 누비며 가지 못한 슈퍼를 찾아 갔다.
문닫은 거리의 상점을 구경하는데 밖에서 보기만 해도 참 아기자기하고 이쁘다. 슈퍼가 문을 열기도 전에 나온 터라 주변을 두바퀴나 돌았다.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문을 열 준비를 하는 노부부, 이른 아침 빵을 굽는 어린 파티쉬에, 가게에 물건을 가져다 주기 위해 도착한 귀여운 트럭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7시가 되고 문을 열자마자 슈퍼 오픈런을 한 우리는 과자, 과일 조금, 물 등등을 담고 캡틴이 찾아두었던 빵집을 들러 잠봉뵈르 샌드위치랑 이름모를 빵, 크로와상과 뱅오쇼콜라를 잔뜩 담아 들고 숙소로 돌아왔다.
어제 캐리어를 있는 그대로 풀어 두어 정신 없었던 숙소였는데, 캡틴의 손길이 닿자 제법 사람사는 집 같아졌다. 쓰지 않는 전기레인지 위에 먹을 것들을 진열하고 캐리어도 방으로 옮겨두고 소소하게 정리를 한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달라졌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가 보다.
우리는 빵 몇조각을 베어 물고 바로 디즈니에 가기 위해 지하철역을 향해 출발했다. 길을 걸으며 빵집에서 갓 구어낸 빵에 버터와 햄을 넣어 만든 잠봉뵈르 샌드위치를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파리의 바게트는 입천장이 다치지 않을만큼 적당한 겉바 속촉 그 자체 였다. 버터와 햄은 신선함 그 자체!
아침시간이라 빠리지앵들도 출근을 하고, 등교를 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등원하는 아빠, 엄마들을 보니 뭔가 기분이 묘했다. 사람사는 곳 다 똑같네 싶기도 하고 내가 여행객이 아니라 빠리의 한 부분이 된것 같은 느낌. 에어비앤비의 광고카피는 그냥 만든건 아닌가보다.
그렇게 아까와는 달리 활기찬 빠리(역시, '파리'보다는 '빠리'지)의 아침 거리를 걸었다.
1호는 우리보다 뒤에서 혼자만의 빠리를 느끼며 걸었는데, 나는 그 모습이 낯설었다.
평소에도 같이 걷기 보다는 혼자서 걷는 편이었던 1호이긴 한데, 걸으면서 자신만의 빠리의 아침을 만끽하는 모습으로 보였달까? 어느새 훌쩍 커버린 1호가 나의 '자식' 보다는 하나의 '인격체'로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어제보다는 한결 날씨에도 적응을 하기도 했고, 청명한 하늘도, 그 길 끝에 항상 에펠탑이 우리를 따라 오는 모습도 그 사이 내리쬐는 햇살도 모든 것이 완벽했다.
"오빠, 나 빠리랑 너무 잘맞는거 같아. 여기서 살고싶어."
센강을 가로질러 지하철역으로 가면서 나는 오빠에게 선언했다. 그만큼, 파리의 아침에 나는 푹 빠져 있었다.
그 공간에 내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우린 냄새, 낡음, 불안한 치안으로 악명높은 파리의 지하철로 향했다.
파리까지 와서 디즈니랜드라니. 이 생각이 캡틴과 나의 머릿속에 가득했다.
뭐, 그래도 7년 전 홍콩의 디즈니랜드에서 느꼈던 디즈니의 디테일과 아기자기함에서 받은 감동을
유럽의 유일한 디즈니랜드는 어떻게 구현했을지 한편으로는 아주 약간의 기대감도 들었다.
파리에서 지하철을 타고 디즈니랜드로 가는 기차를 타기위해 표를 끊었다. 파리 시내에서는 아이폰에 나비고 카드를 구매해서 이용했지만, 기차는 표를 따로 끊어야 했는데 캡틴은 왕복 표를 끊자고 했지만 나는
혹시 돌아올때 택시 동행을 구할수도 있으니 그냥 편도로 하자고 했다.
기계에서 티켓을 구매하는데 그 옛날 한국에서도 이용했던 작은 지하철 티켓이 툭툭 튀어나왔다.
아, 옛날이여!
지하철 시설은 노후화 되어 있었지만, 그렇게까지 못견딜 정도는 아니었다. 나쁘지 않은데? 냄새 나?
안 나잖아? 라며 캡틴에게 입방정을 떨었다.
곧, 디즈니랜드로 가는 RER을 갈아타러 신나서 계단을 내려가는데 내 콧구멍을 훅! 관통해 들어온 그 악명높은 지린내에 "앗! 이건가봐 이 냄새!!"라고 옆에있던 1호에게 외쳤다;;
(나중에 유튜브를 보다가 알게된 사실인데 파리의 지하철역에는 화장실이 없단다..두둥.)
신기하게도 RER 기차는 2층 기차였는데, 우리는 2층 지하철은 또 처음이니까 2층으로 냅다 올라가서
자리를 잡았다. 시내를 지나 창밖으로 근교의 풍경이 펼쳐졌다. 하늘이 참 맑았다.
한가득 기분 좋은 기운을 안고, 나는 확신의 P이니만큼 디즈니로 가는 기차에서 잽싸게 디즈니랜드 어플을 다운로드하고 회원가입까지 마쳤다.
캡틴과 1호는 오픈시간(9:30)에 맞춰 들어가려 했지만, 우리 오픈시간을 약간 벗어날 무렵에 도착했다.
미키의 웰컴! 표지판을 보니 설레임이 한가득! 날씨도 청명해서 사진 찍자고 부산을 떠는데,
1호는 그럴 시간 없고 대기하기 싫으니까 빨리 들어가자고 성화다.
결국 찡그린 얼굴로 사진을 찍고 잰걸음으로 입장했다.
생각보다 파리까지 와서 디즈니랜드를 방문한 세계 각국의 여행객이 참 많았다.
파리의 디즈니랜드는 어트랙션 위주로 구성된 '디즈니랜드 스튜디오'와 퍼레이드, 일루미네이션이 유명한
'디즈니랜드 파크'로 이루어져있었는데, 우리는 1day 2park 티켓을 구매해서 클로징타임 밤 10시까지 두개 파크를 돌아다닐 수 있었다. (마이리얼트립으로 미리 구매, 성인 2인 + 아이 2인=474,000원)
퍼레이드와 일루미네이션이 클로징타임 직전에 있으니 먼저 스튜디오를 방문하고, 파크로 넘어가기로 했다.
파리디즈니랜드 디즈니스튜디오
디즈니스튜디오에서 파리의 디즈니, 이거 꼭 타라! 할만한 어트랙션은 대략 이런 것들이었다.
- 니모를 찾아라 '크러쉬코스터': 롯데월드 혜성특급과 비슷
- 라따뚜이: 3D안경 쓰고 부엌 여행
- 스파이더맨: 자동차 타고 다니면서 스파이더맨처럼 거미 죽이기
- 타워오브테러:엘레베이터 타고 디즈니 전망 관람
우리는 가장 인기가 많고 대기가 길다는 크러쉬코스터로 달렸다. 이미 줄이 꼬불 꼬불했고, 예상대기 시간은 80분. 1호는 그때부터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우리에겐 아침 일찍사온 빵꾸러미가 있었다.
그걸 먹으면서 캡틴이 미리 준비한 1000원짜리 간이 의자를 펼쳐서 아이들에게 앉으라고 하며 대기 시간을
기다려 보려고 했다. 다행히 빵꾸러미는 효과가 있었는데, 1호는 1000원 짜리 의자에서 이내 일어나 버렸다. 사람들이 동물원 원숭이 처럼 쳐다보는게 기분 나쁘다고 했다. 요즘 중국, 일본, 한국의 테마파크에서는 필수템인데 여기까지는 아직 안왔나보다. 사춘기 소녀에겐 남들의 시선이 조금의 편안함 보다 중요하다.
기다림은 늘 힘들지. 그런데 기다림보다 더 힘든건 아이들과 함께 왔음에도 불구하고 대기라인에서
담배를 냅다 피는 흡연자들의 무례함이었다. 금연구역이 아닌건지, 너무 많은 사람들이 대기라인에서
담배를 피는데 요즘의 한국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환경이기에 적응이 힘들었다.
야외 대기라인을 지나 드디어 실내 대기라인으로 들어섰는데 1호는 여기서도 줄이 길다며 투덜투덜.
나는 그걸 또 못참고 한마디도 아니고 두마디, 세마디 줄줄이 사탕처럼 훈계를 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실내로 들어서니 디즈니 특유의 디테일이 돋보였다. 바다거북처럼 생긴 코스터를 타고 심해처럼 암흑으로 꾸며진 트랙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록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면서 길잃은 도리(?)가 된 후 대기시간이 무색할정도로 짧은 탑승을 마치고 내렸다. 이제 이런 놀이기구는 무리인 나이가 된걸까? 혜성특급따위에 내 내장은 굴복당하고 말았다.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기 시작했다.
다음은 파리에만 있다는 라따뚜이로 이동! 1호는 첫 어트랙션으로 나처럼 울렁거림이 시작되었고, 2호는 마냥 신났다. 라따뚜이는 그래도 크러쉬코스터보다는 사람이 적었다. 캡틴과 아이들을 대기줄에 세워두고
나는 요기를 할만한 간식거리를 사러갔다. 음료 한개, 초코 와플, 감자튀김을 사서 대기줄로 갔는데 이번 줄은 너무 빨리 줄어서 허겁지겁 남은 감자와 와플을 입어 넣었다.
라따뚜이는 홍콩디즈니의 곰돌이 푸처럼 기구를 타고 주인공이 되어서 영화 스토리의 일부를 4D체험하는 것이었는데, 주인공 생쥐가 되어서 식당에 쥐를 보고 놀란 사람들을 피해 요리조리 도망다니는 테마다.
근데 문제는, 나의 위장은 이미 파리 디즈니랜드판 혜성특급으로 어지러운 상태였고, 거기에 갑자기 간식거리들까지 합쳐져서 난리나 나기 시작했다. 나는 유일하게 파리에만 있다는 그 놀이기구의 반을 눈을 감고 탔고, 제발 빨리 끝나라 하는 마음으로 그 시간을 견뎌냈다. ㅎ 아이들과 캡틴은 즐겨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두개의 어트렉션에 나는 기력을 잃었다. 캡틴도 비슷한 눈치였다. 뭐, 오늘은 아이들을 위한 봉사의 날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내색하지 않고 다음 코스로 이동했다. 토이스토리는 디즈니의 워낙 유명한 대표작이다보니
이곳에도 하나의 마을처럼 구성해 두었다. 사실 홍콩디즈니에서 처음 봤을때는 우와!하며 감탄했었지만
동일한 테마를 두번 봐서 일까? 큰 감흥은 없었다. 울렁거림을 견딜수 없어 세번째 기구는 캡틴과 아이들만 보내고 나는 이쁜 파리의 날씨를 만끽했다.
그런데 2호가 네번째 놀이기구를 기다리는 동안 대기라인 줄에서 장난을 치더니만 입술을 부딪혀 피가났다.
다행히 입술에만 살짝 상처가 났고, 이빨은 멀쩡했다. 아이들이 다치면 마음이 철렁 내려앉는다.
게다가 어제 캡틴의 한랭알러지 때문에 한번 놀랐던 터라 더 깜짝 놀랐다. 여행을 하면서 다치지 않고 무사히 건강히 다녀 온다는게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 일인지 생각하게 되는 순간.
네번째 놀이기구는 토이스토리 솔져 장난감, 자이로드롭의 꼬마버젼정도 되겠다. 하늘이 예뻐서 시원하고 좋았는데 바로 앞에 공사를 하고 있는 모습이 다 보여서 좀, 깼다.
커다란 버즈 앞에서 기념사진을 하나 남기고 꼭 타야 하는 어트렉션도 대충 탔고, 하나 남은 타워오브테러는 약간 무섭다는 후기와 더 이상 줄서기를 거부한 아이들의 성화에 기념품샵을 들르고 점심을 먹고 파크로 넘어가기로했다. 사람들이 가지고 다니는 기념품 중에 제일 괜찮아 보였던 것이 어깨에 달린 인형이었는데 둘다 이걸 산다고 했다. 사실 첫 홍콩에서는 수베니어도 너무 이쁘다며 감탄했던 기억이 있는데 두번째라 그런건지, 우리나라도 예쁜 기념품들이 많아져서인지 큰 감흥은 없었지만 이 어깨 인형만큼은 나도 캡틴도 하나 갖고 싶었다. (가격이 너무 사악해서 포기. 대략 3만원 정도)
아이 둘과 함께라면 기념품을 살때도 예사롭지 않지.
2호는 라따뚜이의 생쥐를 어깨인형으로 데려가고싶단다. 캡틴은 그럼 파크로 넘어가서 거기도 기념품샵
많으니까 거기서 사자고 했지만, 예사롭지 않은 기운이 스멀스멀 내 뇌리를 스쳤다.
라따뚜이는 라따뚜이 어트랙션 앞에서만 팔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그럴 때 행동파 P의 선택은 되든 안되든 짧은 영어로라도 물어보는것. 형편없는 리스닝 실력 때문에
정보의 오류가 발생할 때가 많긴 하지만, 그래도 대개의 경우 부딪혀 보는게 유리할 때가 많다.
역시, 내 예상이 맞았다. 라따뚜이는 라따뚜이 존에만 있단다. 덕분에 후폭풍을 피하고, 2호와 나만 라따뚜이존으로 돌아가 기념품을 잽싸게 사들고 나왔다. 엄마의 삶이란. 다리가 뽀개질것 같고 배도 고팠지만 파크로 넘어가서 라따뚜이가 없었을때의 그 후폭풍에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다.
아이들은 둘다 쇼핑으로 지친 몸과 마음이 다시 리프레쉬 되었다. 시간은 이미 3시. 대충 먹은 간식으로 우리의 허기를 달래기에는 역부족인 시간이었다. 우리는 파크로 넘어가면서 캡틴이 찾아놓은 파이브가이즈를 가기로 했다. 디즈니 내 식당은 가격 대비 맛이 너무 없다는 캡틴의 사전조사가 있었기 때문에 랜드 안의 식당은 쳐다도 보지 않았다.
파이브가이즈는 디즈니랜드 스튜디오와 파크의 중간지점 쯤에 있었는데, 출입문 바깥쪽에 있었다.
캡틴은 계획대로 일이 되지 않았을때의 표정(일명 똥씹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디즈니랜드 내부에 있다고 해서 이미 길을 헤맨 터라 난 배도 고프고 캡틴의 표정도 신경쓰여
짜증이 났다. 캡틴은 밖으로 나가면 재입장이 안될거 같다고 고민하는데
나는 "아 그냥 물어보면 되지!!"하고 폭발해버렸다.
"애들하고 여행하는데 계획이 마음대로 되는게 더 이상한거 아니야?!"라고 다시 한번 소리쳤다.
그렇다.나의 배고픔은 한계에 달했던 것이었다. 봉사는 역시 쉽지 않다. :(
결국 가드에게 물어봤더니 재입장 가능하다고 해서 우리는 유유히 파이브가이즈를 향했다. 때때로 계획보다 부딪히는게 힘을 더할 때가 많다 이말이다! 캡틴 같은 J는 대부분 한국인인가보다. 파이브가이즈 안에는 한국사람들만 우리 포함 세팀정도 있었고, 한산했다. 여행하면서 이렇게 친절한 직원은 파이브가이즈 직원들이 처음이었다. 세상 친절하게 포장도 해주고, 지저분한 화장실은 정리 해줄테니 잠깐 기다리라고 하며 친절을 베풀어 주었다.
심지어 디즈니 캐스터마저 옷만 디즈니 옷이지 일은 안하고 자기들끼리 수다떨기 바쁘고 서비스 같은건 하지도 않던데 의외로 미국에서 넘어온 파이브가이즈만이 친절함을 제공하다니. 아무튼, 기분 좋은 친절함까지 더해져 배를 채우고 디즈니파크로 향했다.
파리디즈니랜드 디즈니파크
디즈니파크에서 파리의 디즈니, 이거 꼭 타라! 할만한 어트랙션은 대략 이런 것들이었다.
- 어벤져스 롤러코스터: 초스피드로 실내에서 높은 경사를 올라갔다가 우주여행하듯 움직임.
- 로드트립: 지칠때 파크를 도는 열차
※비추: 지니, 덤보, 알라딘
디즈니파크는 스튜디오와 달리 디즈니 프린세스캐릭터, 미키 미니같은 전통 캐릭터, 어벤져스로 주요 메인 캐릭터를 테마로 해서 스튜디오보다 규모가 더 큰것 같았다.
그 유명한 디즈니 성도 저 멀리서 보였다. 그런데 파크의 컨셉은 어쩔수 없이 다 똑같아서 인건지,
입구부터 홍콩 디즈니랜드를 옮겨 놓은 것처럼 똑같아서 여기서 2차 실망.
좀 더 들어가보니 코코를 테마로 한 마을이 있었는데, 내가 코코를 좋아해서 인지 여긴 좋았다.
코코테마 롤러코스터는 나무로 만든 트랙이었는데, 소리가 제법 티익스프레스 같았다.
2호는 신나서 탄다고 하는데, 조심성이 많은 1호는 그 소리 때문인건지 티익스프레스 같다는 말 때문인건지
갑자기 안탄단다. 밖에서 혼자 기다리겠단다.-_ -;; 억지로 태우고 싶진 않아 바로 앞에 앉아
기다리라고 하고 셋만 타러 갔다. 대기줄에 있는데 마음이 쓰여 1호가 앉아있던 자리를 보는데,
없다. 애가 사라졌다. 핸드폰도 안되는데 여기서 없어지면 어쩌지라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캡틴에게 빨리 나가보라고 하는데어딘가로 침울한 표정으로 걸어가는 1호. 결국 캡틴은 1호와 그 옆에 커다란 배를 타고, 2호와 나는 적당히 스릴있고 울렁거리지도 않는 코스터를 타고 신이나서 내려왔다.
캡틴의 목록에는 없었지만 강추 코스터다!
이미 만보 이상 걸어서 다리에 힘은 없고, 있는건 타봐야겠고 해서 캐리비언의 해적이라고 해서 코스터인줄
알고 올라갔더니 그냥 나무집이었다. 잘 꾸며놓긴 헀는데 다리도 아프고 "이게 다야?"라고 실망하며
내려왔다. K-엄마니까, 이대로 갈순없다. 더 타야돼! 하며 그 와중에 알라딘도 가봤는데, 거기도 영화 장면을
미니어처로 만들어놨을 뿐 크게 볼만한 건 없었다. 비추인데에는 이유가 있다.
결국 1호는 더이상 못돌아다니겠다고 선언해서 캡틴과 일루미네이션 명당자리로 가서 쉬고 있기로 하고
나와 2호만 돌아다녀보기로 했다. 2호는 롤러코스터를 잘타서, 멀리 보이는 어벤져스 코스터를 타러 가보자고 호기롭게 나섰다. 신나서 둘이 달려가는데, 사실 그냥 코코 정도겠지 하면서 대기줄에 서있는데 어플리케이션에 나와있는 설명을 보니 심상치가 않다. 초스피드로 고공행진을 한다? 망했네.
이미 줄도 섰고 2호는 신나있는데 포기할수도 없고 두눈 질끈 감고 견뎌보자 마인드 컨드롤을 했다.
와우. 이건 엄청난 롤러코스터였다. 우주여행을 컨셉으로 만들어서 아예 아무것도 보이지않게 암흑인데다
미친듯한 속도로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하고 또 최고 높은 높이에서 갑자기 멈춘뒤 아무소리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시간이 대략 10초 이상. 공포감이 대단했다.
이것을 마지막으로 나는 더이상의 코스터는 이제 탈 수없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내 인생에 디즈니는 이것으로 충분하다. 라고 생각했다. 홍콩 디즈니때보다 처음이 아니어서 인지 감흥도 덜했고, 오히려 캐스터들의 서비스도 홍콩이 더 훌륭했다. 유럽의 디즈니랜드라고 해서 큰 차별점도 없고, 굳이 파리까지와서 디즈니랜드를 가느니 다른 더 좋은 곳들을 가는것이 훨씬 낫다는 생각만 들었다.
마지막 일루미네이션을 기다리는데, 이것 역시 캡틴의 조사에 따라 자리를 잡았다. 우리는 꽤 일찍 명당자리에 자리를 잡아 여유롭게 기다리고있었는데 점점 사람이 많아졌다. 드디어 시작하려는데, 갑자기 2호가 방전되었다. 어제 유람선에서의 딱 그 시간. 둘째는 다이슨 청소기가 방전되듯 100% 에서 갑자기 0%로 방전되버렸다. 일루미네이션 시작 직전에 1000원짜리 의자에 앉아 수많은 인파에 밀리면서 앉은채로 자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일루미네이션만큼은 아름다웠다. 디즈니성과 드론으로 수놓은 밤하늘은 환상적이었다.
하지만 더 보려고 진입하는 사람들 때문에 치이자 2호는 앉아서 자면서 울음을 터뜨려 버렸다.
뒤로는 나갈수도 없을 만큼 사람이 가득하고, 애는 울고. 게다가 돌아가는 RER 왕복 티켓 사자는 캡틴 말을 안들어서 표도 사야 하는데 이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나가면 줄 어마어마 하겠네 라는 걱정에 일루미네이션을 제대로 즐기지는 못해서 아쉬웠다.
다행히 P력으로 인터넷 검색으로 메인 입구가 아닌 파이브가이즈쪽의 숨겨진 입구를 찾아 내어 그쪽으로 가기로 했다. 인파속에서 일루미네이션이 끝나기 전에 나가는 사람들이 보여, 우리도 그 사람들을 따라서 나갔다. 하지만 사람들로 가득찬 길을 뚫기란 쉽지 않았다.(가급적 끝나기 전에는 움직이지 않는것이 좋다. 아니면 명당자리를 포기하고 나가기 쉬운 곳에서 관람할 것을 추천) 우리는 정말 겨우겨우 인파를 뚫고 나와서 지하철 티켓도 끊고 무사히 자리에 앉아서 거의 숙면에 빠진 아이들과 함께 숙소로 돌아왔다.
거의 11시가 다되어서 숙소에 도착했다. 아이들은 간단히 씻고 바로 취침했고, 그렇게 하루를 정리하니
집앞 에펠타워의 화이트에펠을 오늘은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캡틴과 사진과 기념품을 정리하며
시간을 보냈다. 다른날 새벽 1시까지 깨어 있을 수 있으리라는 보장이 없었기 때문에.
그리고, 드디어 새벽 1시. 우리는 문만 열면 눈앞에 펼쳐지는 에펠 앞으로 가 화이트 에펠을 기다렸다.
디즈니 일루미네이션보다 더 환상이었던, 화이트 에펠.
영원히 기억해야지.
오늘, 거의 2만보를 걸었다. 정말 힘든 하루였다. 그리고 생각보다 파리의 디즈니는 별로였다.
그치만 캡틴과 나는 일단 우리의 미션을 해냈다. 그리고 화이트 에펠은 그런 우리를 위로해 주는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