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육아(휴직)일기
네가 곤히 잠든지 한 시간째. 밤에 엄마와 네 곁에 누워있는 순간의 행복이란. 넌 엄마 젖을 열심히 빨다 문득 돌아누워 내가 옆에 누워있는지 확인한다. 한 번 툭 건드려보고 말 때도 있지만 보통 내 팔이나 배에 잠시 드러눕곤 한다. 그런 편한 자세로 오늘처럼 "압-빠" 하는 날엔, 참 벅차다. 젖 한 번 물려줄 수 없는 몸이지만 네게 편안함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되었음을 느낀다. 기쁘고 뿌듯하다.
오늘은 조금 특별한 일도 있었다. 동대문구 문예공모전 시 부문에 응모했던 게 가작으로 당선되었거든. 너에 대한 시였기에 더욱 뜻깊은 일이다. 아래에 시를 옮겨본다.
인연
여기 보세요
나 여기 있어요
망설임 없는 작은 손바닥
흘깃댈 줄 모르는 용감한 외침
머무른 자리마다
피어난 웃음꽃
어두운 밤
눈 감아도 반짝일
금빛 실타래
막상 다시 적으며 읽어보니 미덥지 못한 부분도 보인다만. 해인이 네가 머무른 곳마다 웃음이 넘치고, 그런 장소와 순간들이 새로운 인연을 만들거나 더 깊은 인연을 맺게 해주기에 이런 시가 쓰였다. 늘 감동과 새로운 영감을 주어 고맙다.
밤중 수유 중단은 오늘로 3일차. 어제보다 수월한 오늘밤이 되길 바래본다. 네게도 무척 어렵고 힘든 시간일텐데. 애써주어 고맙다. 젖을 떼느라 허전할 마음을, 더 잘 보듬어주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사랑하는 아가, 잘 자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