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
엄마 아빠는 네 이름을 이렇게 줄여 부르곤 한다. 일종의 별명, 애칭인 셈이지. 네가 이 글을 읽게 될 때쯤에도 이렇게 부르고 있을까? 혹시 잊혀질까 싶어 적어본다.
오늘은 만만찮은 하루였다. 여느 때와 달리 종일 안아달라 떼를 쓰더구나. 떼? 맞는 표현일까. 몸이든 마음이든 무언가 불편했으니 짜증을 냈을 텐데. 짐작 가는 바가 없으니 종일 안고 있을 수밖에. 안타까움과 피곤함이 교차한다.
아, 오전엔 작은 아빠가 잠시 들렀지. 잠깐의 만남이었지만 넌 해맑은 웃음으로 기쁨을 주었다. 하지만 시간제 보육에 맡겨질 때 울음을 터뜨린 탓에, 작은 아빠에게 괜한 오해를 사기도 했지. 평소엔 웃으며 빠이빠이를 잘하더니 하필 오늘? 아마 작은 아빠와 짧게 헤어지는 게 못내 아쉬웠던 건지도 모르겠다. 그쪽을 향해 손을 뻗던 걸 보니. 그래도 핸이 네가 잘 다녀와 준 덕분에 많은 밀린 일들을 처리했다.
코로나도 장염도 지나갔지만 여전히 먹는 양이 늘지 않아 조금 걱정이다. 단유를 하게 되면 좀 더 잘 먹으려나? 강제로 먹일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이런저런 메뉴를 시도하며 기다려보는 중이다. 때가 되면 잘 먹을는지.
내일은 중요한 일정으로 반나절은 밖을 돌아다닐 예정이란다. 조금 지칠 수도 있겠다. 늦은 밤 내리는 비가 더위라도 좀 식혀주길 바라본다. 잘 자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