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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urore Sep 25. 2021

성과란 무엇인가

많은 기업이 구성원들에게 바라는 성과는 재무적 가치를 이루는 데 있다. 즉, 매출을 늘리고 이윤을 확대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대대로 어업을 이어가는 마을이 있다.


어부 A는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 비슷한 장소에서 다른 어부들과 자리다툼하며 그물을 펼치고 비슷한 시간에 잡은 물고기를 같은 매입상에 판매한다. 그가 매일 그물에서 거둬 올리는 고기의 숫자는 보통 실적이라고 부른다.


어부 B는 다른 어부들의 조황이나 기상상황을 보며 그물을 던지는 장소를 바꾸거나 남들과 다른 형태의 그물 도구를 만들고 때로는 배를 타고 나가 직접 해산물을 채취하거나 낚시한다고 치자. 잡은 고기를 좀 더 좋은 가격에 팔기 위해 먼 곳까지 가거나 양식을 시도하고, 먹지 못하고 버리는 물고기 없이 새롭게 처리할 수 있는 조리법도 생각할 것이다.


A는 매일 비슷한 실적을 거두고 B는 A에 비해 실적의 편차가 크다면 기업의 시각에서 성과를 내는 사람은 누구일까? 결과적으로 당장은 B의 실적이 A보다 좋지 못할지라도 B의 실패는 독려돼야 하지 않을까? 변함없는 방법으로 얻어내는 것을 과연 성과라고 할 수 있을까?


성과는 발전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 사실상 인류는 A가 아닌 B 같은 사람들로 인해 발전해 왔다. 실적을 유일한 목표로 삼고 계획한 실적을 내는 것을 성과 달성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오류로 봐야 하지 않을까.

성과를 매출이나 고객을 통해 거둬들이는 직접적인 이익으로만 보면 사업의 핵심에서 벗어나기 쉽다. 고객은 말 못 하는 짐승이나 물고기가 아니다. 똑똑한 기업은 구성원들이 고객을 위해 일할 수 있게 한다. 성과가 고객을 위한(향한) 것이 되도록 해야 고객가치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동료와 경쟁시키는 것이 아니라 협동을 통해 자기 자신을 넘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조직이 직원들의 성과가 마치 외나무다리를 건너야만 달성할 수 있는 식의 구조라면? 동료가 떨어지기를 기대하는 구성원들이 새로운 것, 새로운 방법을 생각해 내고 시도할 여유가 있을까?


동기부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성과 기준을 어디에 둘 것인지 정리됐다면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동기부여는 적절한 보상과 안정을 의미한다. 동기부여는 위기의식 조장과 금전적 인센티브만으로는 어렵다. 보상의 범위를 인간의 감정을 유도하는 환경 조성으로 넓혀야 한다.

<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는 책에서 저자 사이먼 사이넥은 인간이 인센티브로 이끌어질 때 도파민의 분비로 인해 목표 달성을 촉진하는 효과는 있지만 유대감과 성취감 없이 주어지는 인센티브 시스템은 도파민 중독으로 이어져 전체의 발전을 훼손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지적한다.


영화 <아드레날린 24>에서 주인공 제이슨 스타뎀(체브 역)은 바이러스의 부작용으로 끊임없이 아드레날린을 분비시키지 않으면 심장이 멎는 위기에 처해 각성제와 마약, 흥분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온갖 행동을 하게 된다.

현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목표를 완성했을 때 주어지는 인센티브에 집착해 스스로와 조직을 파괴하는 제이슨 스타뎀은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사이먼 사이넥은 구성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려면 4가지 호르몬(도파민, 엔도르핀, 세로토닌, 옥시토신)이 균형을 이루는 환경을 조성하라고 강조한다.


목표를 세워 집중하고 완성하는 것은 인센티브가 부여하는 도파민의 힘이다.


엔도르핀은 뇌에서 만들어지는 모르핀으로 육체적인 고통을 줄여주는 마약과 같은 기능을 한다.


세로토닌은 인간관계에 서 내 도움으로 누군가가 훌륭한 일을 해내거나 반대로 내가 사람들의 호감과 존경을 얻게 되었을 때(사회적 지위 등) 느끼는 긍정적인 인정에 대한 감정이다.


옥시토신은 사랑과 신뢰의 감정으로 이타적인 행위를 했거나 이타적인 배려를 받았을 때 분비되는 것으로, 서로에 대한 신뢰감이 조직의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


결국 4가지 호르몬의 분비가 균형을 이뤄 구성원들이 집단의 이익을 위해 일하고 싶어 지게 만드는 환경을 조성해야 조직이 발전할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만이 인간은 새로운 방법을 생각해 내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며 협동을 통해 진정한 성과를 이룬다.


구성원들의 성과란 무엇일까? 경영자라면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근무환경은 어떠한가? 보상은 제대로 하고 있는가? 성과는 무엇을 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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