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말린 날들 외 11권
편집자가 되기 위해 공부한다고 보낸 몇 달, 소설을 읽지 않고 참았던 반동인지 한번 묶어놓은 주머니 끈이 느슨하게 풀리니까 그 안에 갇혀있던 욕망이 마구잡이로 새어 나오고 있다. 참고로 2월 10일 현재, 2월 동안 읽은 책은 총 10권이다. 전부 소설, 하나도 남김없이 소설로만 채워서 10권.
『비탄의 망령은 은퇴하고 싶다』 연재본을 모두 읽은 후 다음으로 눈을 돌린 책은 최근에 완결이 났고, 또 최근에 서평을 썼던 「소시민 시리즈」였다. 그리고 서평을 쓴 것을 보면 알겠지만 모든 책을 전부 읽었다. 그렇기에 또 다음 책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고, 이번에 잡은 책은 「룬의 아이들」이다. 아마 다음 달 독서 리뷰를 열어보면 룬의 아이들이 거진 20권은 들어있지 않을까...
소설을 많이 읽었다는 이야기를 하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1월에는 꽤나 넓은 스펙트럼으로 다양한 책을 읽었다. 의료 에세이, 일상 에세이, 역사 소설, 판타지, 추리 미스터리까지. 막상 이렇게 펼쳐보니 내가 생각보다 책을 고르는 스펙트럼이나 취향이 넓은 편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비문학 작품을 고르면 주로 사회과학이나 문화 쪽 도서를 고르지만 소설로 넘어가면 다양한 책을 고르게 된다. 소설은 내가 볼 수 없는 다양한 세상을 보여줘서일까. 오늘은 25년 1월의 독서 리뷰를 정리해보려고 한다.
1. 비탄의 망령은 은퇴하고 싶다. 8~11 - 소미미디어
지난달에 이 책에 대해 설명을 장황하게 써놨기에 이번에는 8권부터의 이야기를 적겠다. 지난 설명처럼 이 소설은 '비탄의 망령'이라는 팀에 소속된 인원이 전부 나오고 소개되는 회차까지가 1부, 그리고 이후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가 2부로 나눠진다. 그래서 1부는 6권까지의 분량이고 7권부터는 2부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2부는 영향력이 제도의 헌터 수준을 넘어 국가 수준의 영향력을 가지게 된 주인공과 그가 일으키는 사고, 그리고 해결하는 사건들이 주를 이룬다. 대충 제도의 헌터 수준이라는 의미가 이해되지 않는다면 충주 내 유명인이었던 충주맨이 전국적인 인기를 끌게 되면서 이제는 한국의 유명 인사가 되었다고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그는 여전히 사고를 저지르고 다닌다. 과거에 있던 인연들로 인한 사고, 자신의 착각에 의해 발생하는 사고, 될 대로 돼라! 식으로 지른 일이 파장이 되어 발생하는 사고...
이렇게 이야기를 들으면 원 패턴에 가까운 전개가 반복되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실제로 착각물이라는 라이트노벨의 장르 자체가 원 패턴이 자주 반복되는 소설이다. 주인공의 강함을, 약함을 착각한 주위 사람들이 멋대로 일을 저지르면서 발생하는 사건을 기반으로 스토리를 풀어내는 장르니까. 하지만 이 작가의 주목할만한 포인트는 다른 곳에 있다. 바로 자유로운 시점 이동이다. 비슷한 시간축의 장면을 다른 인물의 시선에서 풀어내는 스토리텔링 방식은 이야기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는 독자 시점에서는 난잡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쫓아가는 독자 시점에서는 어떻게 이런 착각이 발생하게 되었는지, 그 당위성을 설명하는 포인트가 된다. 그래서 원 패턴의 반복이 아닌가? 라는 지적이 있음에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소설이 완성된 것이다.
한국에는 12권이 종이책으로 1월에 발매되었고 e북은 아마 2월 중에 발매되지 않을까 싶다. 발매가 된 게 확인되는 대로 12권을 e북으로 사서 읽을 생각이다. 지금 11권까지의 전개가 새로운 스토리를 한참 풀어낸 다음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단계이다 보니 나도 내심 기대하고 있다. 이 소설이 잘 나가니까 작가도 즐거운 마음으로 쓰고, 연재 속도가 빨라지니까 국내에 들어오는 속도도 빨라지고, 모두에게 좋은 상황 같지만 나는 여기에서 볼멘소리를 하나 하려고 한다. 작가가 이 작품을 너무 열심히 연재하면서 자신의 다른 연재 작품인 『누구나 할 수 있는 몰래 돕는 마왕토벌』의 연재가 늦어지고 있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5권이 발매되었다는데 국내에서는 4권까지만 정발하고 5권은 포기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기왕이면 이 책도 빨리 써주고 국내에서도 정발해주면 안 될까. 이렇게 빌고 싶다.
2. 휘말린 날들 - 반비
이 책에 대한 서평은 독서모임 후기로 갈음하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읽기도 쉽지 않았지만 독서모임에서 다루기에도 쉽지 않았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내 주위에도 다른 성적 취향을 가진 지인이 있기에 거부감이 있지는 않았고, 오히려 올해 초 새해 인사를 나누며 커피 한 잔을 했던 기억이 나 포근한 마음을 가지고 읽었지만 사회는 그들을 받아주기보다는 배척하기로 결심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많은 이들이 동성애라는 형태에 대한 인정보다는 다름을 틀림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게 몸으로 와닿아서일까. 그들이 가는 길이 가시밭길로만 보여 안타까움이 더해지는 글이었다. 나는 가끔씩 그런 이야기를 주위 지인들에게 하고는 한다. 이제는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인정하고 입양의 개념도 조금 바꿔야 하는 시대가 왔을지도 모른다고. 아마 누군가에게는 극렬하고 강경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게 이론상으로는 해법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단지 사람들의 마음이라는 건 이론이라는 것 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을 뿐이기에, 그로 인해 발생할 후속 문제도 증명할 수 없다는 게 문제겠지.
3. 흰 - 창비
흰은 굉장히 불온한 책이다. 불온한 레이아웃과 숨 막히는 조판 구조, 디자인을 보이는 책이기 때문이다. 새하얀 내지에 작가는 하얀 것들에 대해 하나하나 기억을 짚어가며 자신의 이야기와 같은 소설을, 그러니까 오토픽션을 써 내려간다. 하얀 종이 위에 검은 글자, 눈동자를 굴려 대각선 위로 올리면 하얀 종이, 그리고 다시 검은 글자.
평소 레이아웃과 디자인에 대해 크게 고민하지 않는 독자는 생각하지 않아 봤겠지만 책은 사실 일정한 규율과 틀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작품이다. 우측에 백면이 있으면 이야기가 끝나고, 좌측에 백면이 있으면 새 챕터가 시작되고, 처음부터 페이지를 잴 때 속표지는 몇 페이지, 백면은 몇 페이지, 이런 틀이 짜여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만약 이 틀을 깨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특별한 생각이 들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보통 이런 경우에는 독자들에게 불안함을 유발하게 된다. 그리고 책에서 불온함을 느끼게 된다. 무언가 잘못 만들어진 책이라는 느낌, 그런 감정을 씌운다는 의미다.
이 책을 따라 읽다 보면 좌측, 우측, 좌측, 우측 흰 종이와 글자가 이어지다가 20페이지쯤에서 갑자기 좌측면이 백지로 나온다. 그러면 소설을 좀 읽었다 하는 독자들은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아, 한 챕터가 끝났나? 어, 그런데 목차에서는 소챕터에 대한 분류가 없었는데.' 의아함을 느낀 독자는 우측면으로 눈동자를 굴리고 나서야 진실을 알게 된다. 챕터의 끝이란 없다. 그냥 한 페이지를 비운 것뿐이다.
이런 레이아웃을 통해 작가가 가져갈 수 있는 이점은 독자의 호흡을 임의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독자는 한 페이지가 비는 것을 보면서 자신이 읽었던 그간의 이야기를 간단하게나마 정리할 시간을 가지게 되고 더 나아가서는 새 챕터를 맞이하는 것처럼 새로운 마음으로 다음 이야기를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소챕터로 이야기를 묶으며 제목을 새롭게 올리지 않음에도 소챕터의 이점을 얻어간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런 배치는 필연적으로 독자에게 부자연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독자는 왜 이런 배치를 하게 되었을까, 계속 고민을 하며 쫓아가며 마음 한 구석에서 불안함을 키워간다.
긴 불온함의 연속, 이 교향곡의 클라이막스는 마지막 페이지에 있다. 모든 이야기가 끝나고 사진을 집어넣기 직전 좌측면과 우측면 모두를 백면으로 놓는 행위. 책의 규율로 말하자면 금기다. 이건 조판실수가 아닌가? 라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금기. 그렇기에 모든 흰 것을 이야기하는 이 오토픽션은 비로소 완성된다. 하얀 종이 위에 검은 글자를 쌓으며 하얀 것들을 이야기하다 끝내 하얀 것들에 뒤덮이는 마무리.
나는 이런 레이아웃의 배치가 다분히 의도된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만약 이 책을 읽으려는 이가 있다면 나는 무조건 새 종이책을 사서 집에서 차분히 읽으라고 말해주고 싶다. 도서관에 있는 책을 읽으면 누렇게 종이가 변색되어 흰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가의 말이 조금 누렇게 보일 수도 있고, e북으로 읽게 된다면 페이지의 배치와 레이아웃 디자인의 의도성에 대해 고민할 수 없을 테니까. 종이책은 이런 디테일에서 e북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나는 종이책을 아직도 사랑할 수밖에 없다.
4. 오래 슬퍼하는 것이 내 일인 양 -부크크
이 책은 독서모임에서 같이 활동하고 있는 한 회원님의 에세이다. 다음 쓰고 있는 글의 편집자 역할을 맡아주면 좋겠다는 부탁과 함께 선물로 보내주신 이 책은 담담하지만 슬픈 누군가의 인생이 담겨있다. 내가 느낀 감정들, 작은 것들부터 큰 것들까지. 때로는 이겨내지 못하는 감정들과 이겨내고 싶은 감정들. 감정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세계는 점점 확장된다. 나에서 사랑했던 이로, 나를 사랑해주는 이들과 가족들로.
내게 편집자 역할을 맡아달라고 부탁하셨을 때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솔직히 겁이 났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나는 아직도 취업하지 못하고 멀리 맴돌고 있는 존재였으니까. 언제 어디서나 자신감 넘치게 이야기하고는 했지만 나 스스로도 불안함을 느끼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나를 믿고 비록 돈은 드리지 못해도 부탁드린다는 이야기에 기왕 한다면 최선을 다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선물로 받은 책을 모두 읽은 후 짧은 회의도 나눴고, 앞으로의 방향성도 제시해드렸다. 다음 책을 완성하는 작가님과 같이 나도 편집자로서 나아가고, 내 자리를 찾고 싶다.
5. 유림 1 - 열림원
내가 좋아했던 작가인 최인호 작가의 유림 1부 1권, 하늘에 이르는 길. 사실 이 책은 소설만큼 광고 영상이 유명한 책이다.
https://youtu.be/hAv5W8TaE1I?si=2rrRfc-wHNqX1Dfa
소설은 광고처럼 이렇게 유쾌하기만 한 이야기가 아니다. 개혁가이자 혁명가라고 불렸던 조광조의 몰락과 그가 귀양 가는 길, 삶의 족적을 뒤따르는 이 소설은 덤덤하지만 짙게 풍기는 최인호의 냄새와 함께 묵직하게 써 내려가는 문장이 일품인 소설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김훈 작가를 떠올렸고, 그 후 뒤에 나올 허송세월을 읽으면서 최인호 작가를 떠올렸다. 점점 이런 올곧은 문장을 쓰는 작가들이 사라지고 있다. 한때의 유행처럼 쓰고 사라지는 문장들, 영원할 것만 같았던 문장가들의 시대가 끝난 후에 우리는 새 시대에서 어떤 새로운 책을 마주하게 될까. 이 책을 읽은 후에도, 허송세월을 읽은 후에도, 그 후기를 쓴 후에도 곰곰이 생각해 봤지만 내 머리로는 상상할 수 없다.
6. 허송세월 - 나남
허송세월의 후기 또한 지난 글에서 다룬 리뷰로 갈음하려고 한다. 여담으로 김훈 작가가 벌써 일흔 후반이라는 이야기를 아버지께 말씀드리니 아버지는 굉장히 담담하게 그쯤 되었겠지, 대답하셨다.
"이외수는 죽었던가."
"22년에 죽었을걸요."
"내가 이외수의 꿈꾸는 식물을 90년도에 나오자마자 읽었는데. 생각해보면 그때 글쓰던 사람들 이젠 다 늙고 죽었겠지."
아버지가 책을 읽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나도 언젠가 과거 기억에 남는 작품을 썼던 작가들을 회상하는 날이 올까. 그런 날이 온다면 내 기억 속에는 김훈이 있겠지.
7. 봄철 한정 딸기 타르트 사건, 파리 마카롱 수수께끼 - 엘릭시르
『겨울철 한정 봉봉 쇼콜라 사건』을 읽기 전에 전작들을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1월 말부터 읽기 시작했다. 원래 도서 출간일 순으로 나누면 봄, 여름, 가을 다음이 『파리 마카롱 수수께끼』였지만 소설 내 시간축으로 배치해보면 봄, 마카롱, 여름, 가을 순서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번 재독에서는 중간에 특별편을 집어 넣어 읽었다.
이렇게 소설을 읽을 경우 조금의 의문점이 생긴다. 봄의 사건을 다루고 여름 사건으로 넘어갈 때 1학년이었던 두 인물은 2학년으로 바로 뛰어넘게 된다. 그래서 '1학년 시절에 딸기 타르트 사건이라는 큰 사건이 하나 있었지...'와 같은 회상을 작게 하는 부분이 나오게 되는데, 『파리 마카롱 수수께끼』에서 나오는 사건들도 꽤나 굵직한 사건들이었기에 저 회상에 같이 엮일 법 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없었다는 것처럼 행동한다는 점이다. 물론 이런 포인트들은 작가가 저 특별편을 처음부터 큰 틀에 시간축 기획 없이 추가적으로 집어넣은 스토리기에 발생하는 아쉬운 점이지만. 아,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너무 몰입하는 사람처럼 보이나?
나머지 책들은 2월에 읽었다. 일단 딸기 타르트와 마카롱의 이야기만을 간략하게 하자면 아직까지는 소설의 시리어스함이 과도하지 않은 시기다. 물론 『파리 마카롱 수수께끼』에서 다뤄지는 사건은 불륜, 학교 내 폭력, 음해와 거짓 투고같은 결코 가볍지 않은 사건들이지만 이후 편에서 다뤄질 사건들에 비하면... 그리고 두 작품 중 『파리 마카롱 수수께끼』는 여주인공 오사나이 유키의 성격이 도드라지게 나오는 소설이다보니 사건이 아닌 인물에 집중할 수 있는 작품이라 팬이라면 더욱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
8. 탱크 - 한겨레
2월 독서모임 선정 도서인 『탱크』다. 아마 많은 내용을 독서모임 후기에서 다룰 거라 여기에서는 크게 적지 않을 거 같은데, 간략하게 이야기하면 한국식 종교 미스터리가 보일만한 클리셰와 색감을 모두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한국식 종교 미스터리가 뭐냐는 질문이 생긴다면 그 이전에 해외의 종교 미스터리 클리셰를 먼저 떠올려보면 된다. 황야가 앞에 펼쳐진 작은 시골 마을에 넓은 마당을 낀 2층짜리 주택, 그 주택 지하에는 피로 그려진 육망성이 있고 꼬깔모자를 쓴 괴한들이 정체불명의 제사를 밤마다 지낸다는 뭐 그런 클리셰.
전형적인 한국식 클리셰는 기독교를 기반으로 하지만 토속 신앙이 섞인 사이비, 기독교를 떠올리게끔 하는 배경 배치와 인물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과거 리디에서 연 소설 공모전의 미스터리 부문에서도 이런 작품들이 다수 나왔는데 그중 하나가 지금은 출간된 『악의 고해소』인 것을 생각하면 이런 섬뜩하면서도 가까운 종교적 색채를 띈 미스터리는 아직도 유의미한 인기를 가지고 있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물론 『악의 고해소』는 본작과는 전혀 다른 색채를 띈 작품이다. 나도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다.) 나머지 자세한 내용은 독서모임 후기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이번에는 읽은 책을 정리하는데만 해도 한 세월이 걸렸다. 아마 다음 달에도 한 세월이 걸리지 않을까. 아니 다음 달에는 시리즈물을 워낙 많이 읽다보니 오히려 정리하는 시간이 조금 걸리려나. 「소시민 시리즈」가 끝난 후에 시원섭섭한 감정을 지울 수 없다. 빨리 「고전부 시리즈」도 계속해서 연재해주면 좋을텐데. 기약없이 다음 권만을 기다리면서 책장에 뽀얀 먼지가 쌓이는 걸 바라보는 것도 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