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반드시

습관 03.

by 진민경

정확하게 언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영어공부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던 적이 있었다. 거진 새해 첫날을 맞이하기 2,3주 전 즈음이면 으레 하는 연래 행사 같은 것이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우리의 일상을 시끄럽게 하기 전 까지는 해마다 두세 번씩 해외를 다니곤 했었다. 비즈니스를 빙자한 혼자만의 여행이 대부분이었던 것은 둘째 치고, 원활한 의사소통에 대한 갈증은 성공적인 영어 공부에 대한 기약 없는 새해 다짐으로 끝을 맺기에 일쑤였다.


이처럼 평소에 내가 하는 스스로와의 약속들이란 대다수가 막연하기에 그지없는 원대한 목표와 크게 다를 것이 없어 보였다. 솔직히 말해서 현실적인 부분들을 고려하지 않았던 만큼, 매 순간을 그렇게 느꼈던 것도 적지 않았으리라 본다. 정작 해외에 적을 두지 않는 이상에야 영어를 쓸 일이 크게 없는 지금, 영어공부에 대한 나의 계획은 여전히 기약이 없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참에 새해에는 반드시 현실적인 목표를 세워봐야겠다 다짐해 본다. 쉽게 계획했다가 다시 포기하는 것도 결국엔 지독하게 고쳐지지 않는 나의 습관일 테니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그럴싸해 보이는 삶의 공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