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강해지려 노력하는, 나의 스물 여섯 이야기
하고 있는 일이 지치거나 꿈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외롭고 막연함을 느낄 때 '포기'하고싶은 마음이 생겨날 수 있다. 사람다운 현상이라 생각한다. 나이 먹어봤자 아직도 고작 26살이지만, 나이를 먹어가며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도망치는 사람에게 가벼이 비난하는 마음을 품어선 아니되겠구나.’
당신은 도망쳐본 적 있는가? 내가 원하던 꿈 혹은 함께 하던 사람에게서 도망쳐본 적 있는 사람은 알 것이다. 도망쳤다고 해서 이후 마음이 편해진다거나 안정감을 얻는 과정을 보내는 게 아니라는 것을. 분명 도망도 여러 종류가 있기 때문에, 도망으로 인해 나의 삶에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때가 있다. 그러나 그게 아닌 때엔, 도망친 사람 마음은 무뎌지지 않는 불편한 생각들로 휩싸이곤 한다.
그래서 뭐든 '잘'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수 있는 게 좋다. 잘 도망치기. 잘 살기. 잘 극복하기. 그 수식어를 해석하는 주인은 본인이다. 하지만 사회동물인 우리들은 때때로 남에게 내 수식어에 대한 해석을 돌리곤 한다. 비교하고, 걱정하면서 말이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겠지.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살면서 그런 일로 무너지거나 방황하지 않기 위해 애쓰며 산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 그 가장 어렵고 흔한 문장을 해결하기 위해서. 나는 지금 어려운 문장을 노력하는 윤방이고, 작은 도전들이 그 어려움을 극복해주고 있는 중이다.
D-15 오늘의 도전은 running이다. 도망치고 싶은 그 마음에게서 도망치기로 했다. 오늘은 또, 또, 또! 무슨 새로움을 스스로에게 부여하면 좋을 지 고민이 컸다. 역시 매일 매일 새로움을 도전한다는 건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림잡아 일주일에 한번쯤이면 충분하다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30일간을 약속 했으니! 이 고민을 통해 도망치고 싶은 생쥐같은 마음에게서 오늘 세차게 뛰어 벗어나고자 했다.
5km. 노래를 들으며 숨 가쁘게 뛰니깐 나의 허접한 두려움과 외로움과 나약함에게서 잘 도망칠 수 있었다. 단지 37분 04초 열심히 뛰었는데, 단지 5km만큼 도망쳤을 뿐인데 그 이후 내게 주어지는 달콤한 만족감은 더 오래 지속되었다. 원래 뛰는 걸 좋아해서 매년마다 종종 뛰곤 했다. 그러나 오늘의 도전은 앞으로도 '꾸준하게' 달리기 위해 시작한 것이다.
즉 앞으로 내가, 무엇인가에서 도망치고 싶을 때, 자꾸 방구석에 웅크리고 울고 싶을 때, 일이 잘 풀리지 않아 답답할 때, 생활할 돈이 없어서 숙연해질 때. 그럴 때마다 뛰러 나가기로 새로운 나와의 약속을 한 것이다. 실은 유투브, 브런치에서 계속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내가 요즘 더 박차를 가할 수 있다고 본다. 이렇게 글을 연재하지도 않고, 유투브로 매일 영상을 업로드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로서는 홀로의 힘으로만 성실하게 도전하며 살았을 지에 대한 의문이 존재한다는 소리다. 그만큼 나약하던 내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덕분에 그리고 응원 덕분에, 오늘도 몇발짝 근육이 생겼으리라 믿으며 감사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