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먹는데, 나는 그대로 인거 같아.
나만 이런가? 아니면 다들 그런가??
학교에서 교사로 지내다 보니 내가 가장 자주 접하는 사람들은 중고등학생들이다. 초등학생들과도 자주 만나지만, 어른들과 시간을 보낼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다. 그래서일까? 가끔 밖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 묘한 기분이 들곤 한다.
한 번은 배구 동호회에 가입한 적이 있었다. 거기엔 코치 선생님이 계셨는데, 첫인상부터 연배가 꽤 있어 보였다. 게다가 ‘코치’라는 직함 때문인지 자연스럽게 나보다 연장자라고 생각했다. 첫 만남 자리였기에 서로 나이를 물었는데, 뜻밖에도 그 코치 선생님과 내가 동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자 코치님은 얼굴이 환해지며 말했다.
"오, 친구네! 동갑인 사람이 이 동호회엔 없는데. 반갑다, 친구야!"
그 말을 듣고 순간 당황했다. 코치 선생님인데, 나랑 친구라고? 나보다 나이 들어 보이는데, 정말 동갑이라고? 하지만 그런 생각을 입 밖에 낼 수는 없었고, 당황스러움을 억누른 채 나도 반갑다며 인사했다. 그런데 코치님은 이미 나를 친구로 여기고 있었는지, 곧장 편하게 말을 놓았다.
"어색할 거 없어. 우리 친구잖아."
"아... 알겠어."
그렇게 대답했지만, 의식하지 않으면 자꾸 존댓말이 튀어나왔다. 난 동안도 아닌데, 왜 저절로 나보다 연장자로 느껴졌을까? 묘하게 웃긴 상황이었다.
이런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럴 때마다 새삼 내 나이를 실감한다. 혼자 있을 때는 나이가 잘 느껴지지 않다가도, 타인을 만나면 내가 어느새 이 나이에 와 있구나 하고 깨닫게 된다. 특히, 나보다 훨씬 어려 보이는 동년배를 만나거나, 실제로는 나이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 분을 보고 연배가 훨씬 많다고 착각할 때 그렇다. ‘남들이 볼 때 나도 저렇게 나이가 들어 보이겠지?’라는 생각이 문득 들면서 말이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다. 내가 이렇게 느끼는 게 단순히 내가 아직 개념이 없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교사라는 직업적 환경 때문인지, 혹은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감정인지.
내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 가만히 내면을 들여다보면, 세월은 흐르고 나이는 먹어가지만 내 안에는 나이를 먹지 않는 ‘나’가 존재하는 것 같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남아 있는, 어떤 본질적인 자아. 이 ‘친구’는 도대체 몇 살쯤일까? 스스로도 판단하기 어렵지만, 분명한 건 나이 든 느낌은 아니라는 것이다. 여전히 젊은 나.
이게 일반적인 감각이라면, 결국 우리는 모두 겉모습만 변할 뿐 속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어린아이들을 어린이로만 보고, 노인을 노인으로만 바라보는 시선도 어쩌면 너무 단순한 것일지도 모른다. 나이로 사람을 규정하는 방식이 과연 옳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가? 당신 안에도 여전히 변하지 않은 ‘나’가 남아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