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어난다는 것의 기쁨과, 또 다른 시작의 사이
Part 2. 해외로의 첫발, 캐나다
캐나다로 떠날 준비는 영어학원 1개월, 편도 비행기표, 1,500 캐나다 달러 이렇게 달랑 3가지로 마치고, 1개월 뒤인 7월에 드디어 해외로의 첫발을 날이 왔다. 그동안 큰 누나, 매형 집에서 살아서, 두 분이 그날 공항까지 배웅을 나왔다. 떠나는 당일날이면 뭔가 특별할 것 같았는데, 다른 건 모르겠고, 몸과 마음이 정말 가벼웠다. 이런 느낌은 평생에 몇 번 느껴보지 못했었는데 그중에 하나가 고등학교 때 집에 수해로 인하여 침수가 되었고, 그로 인하여 복구작업 7일 하다가 쓰러졌는데, 마침 벽의 모서리에 머리가 부딪혀, 피가 나면서 쓰러지고, 그렇게 병원에 실려갔다가, 깨었을 때, 아무도 미련 없는 그 후련함? 과 비슷했다. 가족들과의 아쉬운 인사를 잘 마무리하고 수속 절차를 밟아 비행기를 타고 그렇게 캐나다로 향했다.
비행기에서의 길고 긴 시간을 지내고 난 후 마침내 도착한 캐나다! 정말 그냥 모든 게 다 새로웠고, 좋았다. 그러다가 잠시 후 마음을 가다듬고 나서, 버스를 타고 오타와 중심지로 향했다. 오타와는 캐나다의 수도로서 상당히 넓고 새련되고 동시에 단아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높은 고층건물들도 눈에 별로 띄지 않았으며, 이국적인, 그리고 이런 풍경을 한 단어로 표현하기에는 아직은 뭔가 아쉬운 점이 있는 그런 나 자신이 보였다.
도심 속에 도착이 거의 다 된 시점이었지만, 정확히 어디에서 내려야 할지 몰라 옆에 계신 외국인 할머니께 도움을 요청하였다. 이렇게 외국인에게 외국에서 처음으로 한 달 배운 영어를 써먹었는데, 생각보다는? 소통이 원활하였다. 다음 역에서 내리면 된다는 말에 고맙다고 인사 후 내려서 공항에서 챙겨 온 도심 지도를 보면서, 오늘부터 당분간 머무를 호스텔로 향했다.
도착한 호스텔은 그렇게 현대식 건물은 아니었으나, 해외에서의 첫 시작과, 낭만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예전에는 감옥으로 죄수들이 살던 곳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막 도착하여 며칠간 머무를 방을 배정받고 나서 해당 호실로 이동하였다. 도착해보니 외국인 한 명이 이미 방 한 칸을 차지하고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하이!로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짐을 간단히 푼 다음 잠깐의 휴식을 침대 위에 누워 만끽했다. 잠시 후 저녁 시간이 되었고 밥 생각에 밖을 나가려고 하는 찰나에, 아까 인사를 나눴던 외국인에게 같이 나가기를 제안하였고 그렇게 우리는 같이 밖을 나갔다.
이 친구(크리스)는 캐나다에 있는 런던에서 왔으며, 선생님이라고 했다. 오타와에 막 도착하여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인 나였기에 크리스가 오타와 가이드가 되어 호스텔 주변을 구경시켜 주었다. 거리에서는 입에서 불을 뿜는 등의 갖가지 거리 공연들이 벌어지고 있었고, 이런 것들이 마냥 신기했다. 그러다 궁전처럼 생긴 건물에 도착했는데, 국회 의사당(팔리아멘트 힐)이라고 한다. 한국의 국회의사당도 사람들이 앞에서 여가를 즐기는지는 저녁에 가보지를 않아서 모르겠지만, 지금 보고 있는 풍경과는 분명 다르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 가능 하기에 그냥 뭔가 신선했다.
개인적 생각 - 어릴 적 그 모든 것들이 마냥 새롭고 즐거울 때가 있었다. 나이가 들면서 그런 초심자의 느낌은 점점 희미해져 가는 것 만 같다. 이것이 단순히 나이가 점점 들어서 인지 아니면, 일상생활에 나도 모르게 지극히 길 들여 저 자극적인 것들이 아닌 사소한 것에는 흥미마저 잃어버려 이렇게 무덤덤 해지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런 잃어버려 더 이상 찾을 수 없을 줄 알았던 초심을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새로이 도착한 해외라는 장소에서 그리고 그 생소함에서 찾을 수 있었기에 해외에 더 마음이 가는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