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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시마 Nov 16. 2019

못 먹어도 고!

Part 8. 해외에서의 즐거운 살아남기.

몬트리올 여행을 마치고 며칠이 지났다. 며칠만 더 지나면 오타와도 이별이고 여기서 만났던 사람들과도 이별이다. 같이 일하는 누나 3명이 있는데, 한 누나 한국에서 캐나다 사람 만나서 교제하다가 국제결혼, 다른 한 누나는 캐나다가 좋아서 와서 살고, 마지막 누나는 두 번째와 같은 케이스인데, 베테랑. 남동생 한 명은 미국에서 대학생으로 있는데 여름방학이라 캐나다 와서 일하고, 외국인 3명 있는데 그분들은 캐나다 이민오신 케이스. 


살짝의 다이내믹함을 맛보며 캐나다 생활을 시작했는데, 막상 오타와를 떠나려니  홀가분하다. 영어실력이 너무 바닥이라 시내에 있는 영어학원도 찾아가 공부하려고 레벨 테스트도 해보고, 영어 소모임도 가보고 했는데 그렇게 마음이 가진 않았던 것을 보면 난 소도시에 적합한 사람? 아니다. 이건 새로움을 갈망함이다. 학업을 내 의도와는 다르게 끌려다니는 느낌으로 16년 했으니 지금은 학업과는 다른 뭔가 신선한 게 필요한 거였다.


드디어 이동할 날이다. 집주인과는 간밤에 인사를 작별인사를 나누고, 직장에서도 어제 인사를 다 나눴다. 휴식 텀은 일부로 가지지 않았다. 난 지금 통장에 10달러 있는 지극히 가난한 뱅이이기에 바로바로 행동을 해야 했다. 버스를 72시간 주야장천 타고 가려니 마음이 좀 꺼림칙 하지만, 이것도 다 경험이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였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여 온라인으로 구매한 버스표를 받고, 살짝 기다리다가 드디어 버스에 올랐다. 오타와.. 나의 첫 해외 정착지. 평생 기억에 남겠지. 버스가 와서 화물칸에 내 짐들을 다 싣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버스에 올라탔다. 처음은 마냥 좋았다. 처음은 마냥.. 


처음은 냉방이 잘되고 하니 좋았다. 그래서 마냥 그 시간을 즐겼다. 이윽고 저녁이 다가오고 점점 한기가 느껴졌다. 일시적이겠거니 하고 잠을 잤다. 몇 시간을 잤는지 모를 시간만큼 자가 추워서 깼다. 이때부터 시작이었다. 지독한 추위와의 싸움이.. 이제 겨우 버스에서 7시간째이다. 65시간이 더 남았는데.. 이 추위와 남은 시간 동안 싸워보고 싶어 졌다. 평소에 운동을 해둬서인지 버틸 만 했다. 그래도 처음처럼 마냥 좋지는 않았다. 가다가 팀홀든에서 쉬고, 가다 쉬고 계속 반복을 했다. 오타와에서 BC주 가기 전까지는 허허벌판이라 볼 것이 없었다. 끝없는 초원과 광활함에 처음에는 넉을 잃었다가, 결국 그 광경에도 적응되고, 그러다 드디어 BC주가 보였다. 저 멀리에 보이는 산이 거대한 벽으로 웅장하게 펼쳐져 있다. 이제 몇십 시간만 더 버티면 휘슬러에 도착하기에 그리고 BC 주가 눈앞에 보였기에 그냥 마냥 좋았다. 역시 스케일이... 정말 다르다. 나중에 시간 되면 다시 보고픈 풍경이다. 그렇게 또 달리고 또 달려, 72시간의 버스 여행을 끝마치고 드디어.. 정말 드디어! 휘슬러에 도착을 했다!! 아즈아!



개인적인 생각: 마음이 떠난 곳에서는 몸은 그저 허물인 거 같다. 내가 있는 게 있는 것이 아니고, 뭔가를 하여도 마음에 와 닿지가 않는다. 사람 사귀는 걷고 이와 같아서, 노력했어도 마음이 없으면 아쉽지만 떠나는 것이 현명한 것 같다. 그 아쉬움은 오래 함께한 정에서 나오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기에. 일자리에서도 마음이 없으면, 본인 마음 가는 것을 찾아 떠나는 것이 현명하다 생각한다. 5년 후, 10년 후 뒤돌아봐도 후회가 덜한 선택 그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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