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장은 싫다! 열혈 청년의 협소 주택 건축 도전!
25세 청년이 집을 손수 지은 경험담을 토대로 작성하였습니다.
본 글을 통하여, 불확실성의 연속에 살아가는 청년들이 집에 대한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고,
닭장 같은 아파트가 아닌, 삶이 살아 숨 쉬는 의미 있는 주거 환경에서 살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터벅터벅 걷다 보니 벌써 열 번째 장을 맞이한다.
북커버는 일본식 디자인 전문업체인 '사쿠라 디자인 스튜디오'의 황지영 디자이너가 손수 만들어줬다.
그녀는 말한다. "자신만의 집에 당당히 들어가는 닭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어요."
장도리는 망치의 순 한글말이다.
닭장같이 생긴 아파트 속의 삶을 자연스럽게 권하는 건설사.
담보대출을 받아가라고 손짓하는 은행.
끊임없이 일을 하게 만드는 자본주의 마법사.
닭장을 장도리로 부셔보자!
눈이 오는 겨울이었다. 부대 사람들은 수요일이면 테니스를 하기 위해
코트에 모였다. 드럼통을 반으로 갈라놓고, 장작을 던지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장작은 곧 이글이글 타올랐다.
타들어 가는 장작을 보면서 나는 이탈리아 바티칸에서 보았던 피에타가 생각났다.
론다 니니 피에타(Rondanini Piet)
미켈란젤로가 23세에 만든 작품으로, 숨진 예수를 끌어안고 슬퍼하는 마리아의 모습을
표정 하나하나, 옷의 주름까지 하나하나 섬세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아직도 그 작품을 생각하면, 이게 23살짜리가 만든 것인가?
과연 천재는 하늘이 내린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아 맞다! 피에타도 원래는 돌이였겠지..?.
문득 스쳐가는 깨달음.
나무의 삶 또한 돌과 마찬가지겠지?
잡는 이에 따라 장작이 되기도 하고, 작품이 되기도 하겠구나?
주위를 둘러보니 온통 숲이었다.
나무를 장작이 아닌, 작품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목각을 취미로 시작했다.
톱밥 내음이 좋았고, 나무 결을 스치는 손끝이 좋았다.
나무마다 갖는 목질과 향기가 모두 달라서
혀를 대보기도 하고, 도끼질도 해보며 나무를 알아갔고
그 당시 나는 미켈란젤로가 된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나무와 친구가 되었다.
인간다운 삶의 초석은 의식주이다. 그 중에서도 두 다리 뻗고 잠을 잘 수 있는 '주(집!)'
안정된 주거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평균 3억 원이 필요하다니..
씁쓸함을 이루 말할 수 없다.
보통 중소기업 직장인 부부가 20년간 저축을 해야 아파트 한채 살 수 있다는 셈이다.
우리는 청춘을 모두 바쳐야 내 집 하나 마련해 살 수 있다는 말인가?
청년들에게 집값 3억이란 말을 꺼내면, 입이 악어처럼 쩍! 벌어진다.
나는 협소주택이 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협소 주택 짓는데 얼마야?
나는 토지 구입비용, 조경, 건축, 세금, 인허가 등 모~든 비용을 포함해서
첫 번째 협소 주택을 짓는 것에 1억 1천만 원 정도 소요되었다.
진짜?
토지구입비 2천만 원
재료 및 인건비 8천만 원
인허가 및 기반시설 연결비용 1천만 원
직영공사와 반축 공사를 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필요한 작업은 로드맵(공정표) 그리기이다.
사실 그릴 필요도 없다. 순서는 다음과 같다.
위 같은 공정표를 따라서 업자들의 전화번호를 모은다.
전화번호를 어떻게 모으냐고?
업자들 중 한 명만 친하게 지내면 모두 가능하다.
각 공정별, 앞 뒤로 매번 얼굴을 보면서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면, 골조 공사하는 사람은 조적 공사하는 조적공을 잘 알고
조적 공사하는 조적공은 미장공을 잘 안다.
미장 공사하는 사람은 방수 공사하는 사람을 잘 알고
방수 공사하는 사람은 타일공사 하는 사람을 잘 알고 지낸다.
왜?
매번 현장에서 만나고, 바통을 터치해서 일을 넘겨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개해 달라고 하면, 대부분 잘 아는 친구를 소개를 시켜준다.
소개받은 시공자를 서로 비교하여 견적서를 받아보고
공정에 맞는 재료를 공급해서 집을 지으면 된다.
드래곤 볼 모으듯 업자들 번호를 수집해 보자~
직영공사가 아닌 턴키(turn key) 공사를 하는 고객은 한 가지를 주의해야 한다!
- 턴키는 열쇠(key)를 돌리면(turn) 모든 설비가 가동되는 상태로 인도한다는 뜻이다.
건설업체가 공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책임진다. 공사를 모두 다 마친 후 발주자에게 열쇠를 넘겨주는것에서 유래가 되었다.turn key!
건축에 문외한 고객들은 "한 평당 건축비용 얼마예요?"라는 어리석은 질문을 던진다.
건축업자는 고무줄놀이를 하는 아이들과 같다.
건축업자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건축 가격을 마음대로 조절 가능하다.
5천만 원에도 집을 지을 수 있고, 1억에도 집을 지을 수 있다.
무조건 평당 350만 원입니다!라고 하는 건축업자는 절대로 상대하면 안 된다.
집의 모양, 크기, 높이, 재질 등 모든 것이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요청하는 것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
자세한 상담을 통해서 견적을 내 드릴게요! 라고 말한다면 양심적인 건축업자이다.
허술한 견적서는 '목공사 1식' 과 같은 방법으로 쓰여있다.
디테일한 견적서는 '영림 ABS 도어 1EA(개) - 90cm*210cm' 이런 식으로 자세하게 쓰여 있다.
더욱 전문적인 업체는 '시방서'까지 준다.
시방? 욕하는 것 같은 뉘앙스지만 이는 일종의 '설명서'이다.
위 pdf는 국토부에서 고시한 건축 표준 시방서이다.
턴키 공사 시 가장 좋은 협상 방법!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동일 평수 주택 견적서 중 가장 디테일한 견적서를 다운로드하여
협상하러 온 업체에게 건네주고 침묵한다.
어설프게 건축에 대해 아는 척하지 말고,
또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잘해달라고 호들갑 떨지 말고
지그시 협상상대를 응시하며 한마디 뱉는다.
"서류 검토하시고, 미팅하시죠."
묵직한 한 덩이만 놓으면 된다.
다음 11장에서는 본격적인 '건축 준비!' 라는 주제로 진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