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세 청년, 내 집 만들기 [2장]

닭장은 싫다! 열혈 청년의 협소 주택 건축 도전기!

by 장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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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세 청년이 집을 손수 지은 경험담을 토대로 작성하였습니다.

본 글을 통하여, 불확실성의 연속에 살아가는 청년들이 집에 대한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고,

닭장 같은 아파트가 아닌, 삶이 살아 숨 쉬는 의미 있는 주거 환경에서 살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은 이사를 다녔던 집을 중심으로 서술됩니다.

건축방법에 대해서 궁금하신 분들은 4장 부터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어린 시절의 행복도 잠시.


내가 여섯 살이 될 무렵 아버지는 화톳장을 손에 쥐었고, 우리 가족의 보금자리는 고도리가 날갯짓 하듯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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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아버지는 결별을 하기로 했다. 엄마는 나지막하게 누이와 나에게 물었다.


“엄마 따라갈래? 아빠 따라갈래? 아빠는 강화에 남아있을꺼야."


누이는 울며 엄마를 따라가겠다고 했다.

나는 도통 무슨 일인지 영문도 모르고, 누나를 따라갔다.

그렇게 아빠를 두고 우리는 강화도를 떠나게 되었다.


어머니는 경기도 김포에 위치한 ‘감정동’이라는 동네에 터를 잡았다.


아파트들 사이에 있는 4층 규모의 오래된 교회건물이었다.

교회 건물의 위치는 나름 동네에서 명당이었다.


교회건물 1층에는 ‘미래 문방구’라는 아이들의 성지가 있었고, 문방구 앞에는 당시 유행하던 미니카 트랙과 좌식 오락기, 딱지와 뽑기, 아이들을 향해서 손짓하는 다양한 불량식품들이 굳건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피아노를 전공한 어머니는 음악학원을 하기로 결정을 하고 교회건물 2층에 자리를 잡았다.


2층은 50평가량에 넓은 공간이었다.


어머니의 음악학원이 자리하기 전에는 맛있는 칼국수 가게가 있었다고 한다.

칼국수 가게 사장은 주방장과의 불화로 주방장을 내보내고 주인이 직접 음식점을 운영하게 되었다.

칼국수 가게는 예전 맛을 잃어버렸고, 손님들은 하나, 둘 떠나게 되어 가게의 문을 닫게 되었다고 한다.


피아노 학원의 구조는 피아노가 있는 작은 방들과, 2개의 중문을 거치고 들어갈 수 있는

10평 규모의 사무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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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강화에 있던 집까지 모두 아버지의 도박으로 날아갔기 때문에,

2층 학원 안에서 가족들이 모두 같이 살았다.


우리 세 식구는 사무실 안에서 잠을 청했다.


나는 여덟살에 ‘공간’의 중요성을 깨닫고 말았다.


우리 가족은 건물 주인인 목사님의 부인인 사모님의 눈치를 보며 살았다.

그녀는 센과 치히로에 행방불명에 나오는 마법사 할머니를 연상시켰고 건물에서 그녀를 마주치지 않게 도둑고양이처럼 피해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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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라는 정적인 공간에 어린이들의 피아노 소리가 쿵쾅되는 난무 하니, 세입자들은 항상 불만이 많았고,

사모님은 항상 우리 가족에게 시끄럽다는 핀잔을 했다.


내가 가장 싫어한 것은 방학기간이었다.


학원은 아홉 시에 문을 열기 때문에 우리 가족은 학생들이 들이닥치기 전에 사무실의 이불을 정리해서 장롱 안에 넣어 놔야 했다. 인민군처럼 밀어닥치는 아이들이 징그러웠다. 나만의 공간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나는 아침에 학교에 일찍 가는 편이었다.

친구들에게 음악학원에서 내 방도 없이 산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집 없이 산다는 것이 너무 부끄러웠다. 특히, 친구네 아파트에 놀러 가서 친구의 방 안에서 게임을 하고 나올 때면 그 괴리는 더욱 깊어갔다..


그 시절 매일 강화도의 삶을 항상 그리워했다. 특히, 강화도의 빨간 벽돌집이 그리웠다.

모든 가족이 모여있던 포근함이 있었고, 자연이 선사하는 여유로움과 자유가 있었다.


사유화할 수 있는 공간을 갈망하게 된 것은 이 무렵이었다.


초등학교 시절이 그렇게 지나갔고, 나는 음악학원 사무실에서 중학생이 되었다.

누이에게는 사춘기가 찾아왔고, 누나 또한 공간에 대한 열망이 가득했다.


열 평의 작은 사무실은 우리 가족이 생활하기에는 비좁아졌다.


이를 눈치챈 어머니는 은행에 대출을 받아 김포 풍무동에 34평 아파트에 전세로 입주했고,

그렇게 꿈에도 그리던 나 자신만을 위한 공간을 가질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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