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세 청년, 건물주 되기 [8장]

도전! 그리고 또 도전!

by 장도리


8장 - 건물 기초 공사


그 당시 나의 목적은 월세 잘 받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이었다.


월세를 내는 사람이 아닌, 월세를 받고 싶었다.

여러 세대로 등기하여 집을 파는 집장사를 하고 싶지 않았다.


월세가 따박따박 나올 수 있는 연금형 주택을 갖고 싶었다.

조물주보다 높은 건물주가 되고 싶었다. [장도리 2탄 2장 中]




Immanuel Kant

나는 것을 배우려는 사람은 우선 서고, 걷고, 달리고, 오르고, 춤추는 것을 배워야 한다.

아무도 곧바로 날 수는 없다.

-임마누엘 칸트


모두가 알고 있듯 칸트는 '이성의 힘'을 길러

자기 자신과 세상에 대해 끊임없이 학습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간혹 나에게 당신은 나이가 어린데 어떻게 집을 지을 생각을 했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임마누엘 칸트와 생각이 같다.


임마누엘 칸트는 성년과 미성년에 철학적 구분을 아래와 같이 정의했다.


"미성년 상태는 이성이 부족해서 생긴 것이 아니다.

미성년 상태는 다른 사람의 지도 없이 생각하려는 결단과 용기가 부족하기 때문에 생긴다.

따라서 과감히 알려고 하라!

너 자신의 이성을 사용하려는 용기를 가져라! "


나이가 많다고 어른은 아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결단하고 책임을 질 수 있다면
비로소 어른이 아닐까?


나는 어린아이였지만, 용기내어 망치를 잡았고

건축을 통해 비로소 어른이 될 수 있었다.




요즘 무한리필 소고기 전문점을 가 보면,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왜 이렇게 가격이 저렴하지?


누구나 다 안다.

등급이 낮은 소고기 이기 때문에 싸다.


이런 점에서 건축과 음식은 같다.

모든 재료의 등급이 마치 식재료처럼 정해져 있다.


직영 건축주는 주방장과 같다.


어떤 재료를 사용할까?

질 좋은 재료를 사용해서 비싸지만 맛있고, 질 좋은 음식을 만들까?

질 나쁜 재료를 사용해서, 맛은 없지만 질 나쁜 음식을 만들까?

아니면 적당히 융합해서 가성비 좋은 음식을 만들까?


오로지 주방장이 판단한다.


건축주들도 주방장처럼 공법, 재료 등을 선택해서 집을 짓는다.

하지만, 직영 건축주들은 건축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내가 먹을 음식을 만든다."


믿을 수 있는 집을 짓기 위해서는

질 좋은 재료를 엄선하여 정성스럽게 요리를 해야 한다.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일까?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꼽으라면 나는

주저 없이 '기초' 부분을 선택할 것이다.


건축의 기초는 사람으로 따지면 인품과 인성이라고 할 수 있다.


훌륭한 인품과 인성은 한순간에 생기지 않으며

어린 시절부터 철저한 양육과 사랑, 끊임없는 자아성찰을 통해 만들어진다.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인품, 인성이다.

보이지 않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위기의 상황에서 빛을 발하는 것은 언제나 '기초'이다.



2일 전 2017년 11월 15일

포항에서는 규모 5.4의 지진이 일어났다.

2017.11.15 포항


단독주택이나 다가구 주택이 지진으로 무너졌다면

나는 분명 건물의 '기초'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포항의 한 빌라


나는 6.0 지진이 일어나도 끄떡하지 않을 건물을 짓기로 결심했다.


터파기

06 굴삭기 한대를 섭외해서, 터파기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포크레인 한대가 기존에 있던 흙을 파내가 시작했다.



25톤 앞사바리 트럭


바가지로 벅벅 긁어내니 생각보다 많은 양의 흙이 나왔다.

이 작은 부지에서 무려 스무 번의 흙양이 나왔다.


이 흙을 어떻게 하지?


필요한 공사현장에 한차에 3만 원씩 받고 판매를 했다.


바닥이 정리된 후 바로 바닥 기초 단열작업에 들어갔다.

먼저 도톰한 농업용 비닐을 크게 두장 깔아줬다.


비닐을 왜 덮을까?


바닥으로부터 올라오는 습기와 냉기를 막아준다.


그리고 아이소핑크를 단열재를 한 번씩 깔아줬다.

아이소핑크의 원래 이름은 압출법단열재(XPS)이다.

단열재 중 가장 낮은 열전도율을 가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습기를 먹지 않고, 강도가 단단해서

지하층 및 건물 외벽, 내벽 등 범용재로 자주 쓰이는 재료이다.


다음은 테이프로 아이소핑크를 잡아준 후 철근을 배근하기 시작한다.



철근은 도톰한 녀석으로 25mm 철근을 사용해

15cm 간격으로 배근했다.


머리가 벗어진 형틀 목수 아저씨는

왜 그렇게 과도하게 재료를 사용하냐고 핀잔이다.


"어의! 건축주 양반! 돈이 남아돌아?"


내가 살 집이고, 재료도 내가 제공하니

시키는 대로 일 하라고 일축했다.


세심하고, 철저하고, 과해서 나쁠 것 하나 없다.



철근 배근이 끝난 후 레미콘 차량을 불러 콘크리트 타설에 들어간다.

처음 콘크리트 타설 할 때는


화장실에서 변이 쏟아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긁개로 벅벅 긁어내며, 역동적으로 일하는 모습은 참 보기 좋다.


건축주가 할 일은 별로 없다.


음료수 나르기, 간식(참) 사다주기, 부족한 재료 사다주기,

주변에 떨어진 못을 줍기 등을 하며


현장을 배회하고, 지켜보면 된다.


건축주가 가장 할 일 없는 한량처럼 보이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옆에서 건축주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가 난다.

매의 눈으로 현장을 관리한다.


만약 지켜보는 사람이 없다면?


지휘관이 없는 부대

감독 선생님이 없는 자습실과 같.


그리고 한가지 팁은 "인사를 잘하자."


따뜻한 인사에서 모든 것이 시작된다.


안녕하세요! 더우시죠!? 커피한잔 드시면서 하세요!

아저씨 못좁 줍게 빈 마대좀 하나 줘보세요~ 잘못 밟으면 다쳐요!

수고하셨습니다.


항상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인부들을 대하면


못 하나라도 더 박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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