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그리고 또 도전!
그 당시 나의 목적은 월세 잘 받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이었다.
월세를 내는 사람이 아닌, 월세를 받고 싶었다.
여러 세대로 등기하여 집을 파는 집장사를 하고 싶지 않았다.
월세가 따박따박 나올 수 있는 연금형 주택을 갖고 싶었다.
조물주보다 높은 건물주가 되고 싶었다. [장도리 2탄 2장 中]
I may lose land.. but I never lose a minute.
나는 영토를 잃을지언정, 시간을 잃지 않을 것이다.
-나폴레옹 보나파트르
새벽에 일어나, 오야목수와 대화를 하며
'시간'에 대한 생각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건축을 하기 전까지, 소위 막일(노동)을 하는 사람들은 나와는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이었다.
그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 것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본 적도 없고,
관심을 가질 생각 또한 티끌만큼 해 본 적도 없다.
집을 짓기 시작하며, 건축 쟁이들의 삶과 가치관을 이해하기 시작했고,
시간에 대한 소중한 가르침을 받게 되었다.
우선, 이 사람들은 새벽에 다섯 시 이전에 일어나서 일곱 시가 되기 전에 현장에 도착한다.
현장에 도착해서, 나와 함께 커피를 한잔한다.
오야목수는 공정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나는 반입될 자재에 대하여 이야기를 한다.
새벽의 거리는 어둑어둑 하지만,
대화를 하다 보면 이내 곧 밝아진다.
나도 미팅을 위해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다 보니
하루의 시간을 굉장히 길게 쓸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아침엔 건축가, 낮에는 장교, 밤에는 목수였다.
주말에는 대학원생이었고, 짧은 시간들 사이에서는 친구, 아버지, 아들이었다.
30초의 차이로 직장에 가는 버스를 놓치고
1초의 차이로 단거리 달리기 선수의 우승이 결정된다.
나폴레옹은 말했다.
"우리가 어느 날 마주칠 불행은, 우리가 소홀히 보낸 시간에 대한 보복이다."
지금도 수많은 프로젝트 사이에서도 짬을 내어
이렇게 키보드를 두들이는 나를 채찍질하는 것은 '시간'이 분명하다.
멋지게 나온 기초의 평활도를 체크하며, 함박웃음을 꽃을 피웠다.
시간은 흘러가고, 건축은 진행될 거라는 것을 알았다.
기초 양생이 끝난 후
유로폼을 반입했고, 1층 골조작업을 진행했다.
철근콘크리트 공법을 사용하는 현장은 시끄럽고 지저분할 수밖에 없다.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거푸집을 유로폼이라고 부른다.
저것만 보면 처음 노가다 알바를 갔을 때가 떠오른다.
2013년 무더운 가을, 나는 주말마다 건축현장에 나가기로 했다.
"놀면 뭐하나, 시간 있을 때 한 푼이라도 벌자"
인력회사를 찾아가니
오래간만에 젊은 친구 왔다며, 손을 흔들었다.
나는 어디로 가는지 모른 체, 봉고차에 올라탔고 그들은
김포에 있던 공장을 짓는 현장으로 데려갔다.
그 당시 23세, 처음으로 손에 흙을 묻혔다.
당연히, 기술적인 것을 시키지 않고
단순, 반복적이고 고된 일을 시켰다.
그들은 내 이름을 묻지 않았고, 검게 그을린 아저씨는
"아이고~ 일하기 좋은 날씨다. 자, 일하자"
아저씨는 나에게 '야'라고 불렀고,
나는 아저씨에게 '아저씨'라고 불렀다.
대화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밥 먹자", "가자", "다음 주에 보자"
군대에서는 100명의 부하가, 나를 중대장님 하며 치켜세우고
어떤 말을 해도 웃어주는데
주말에는 '야'라고 불리며
아무 말하지 않으니
다른 차원을 사는 느낌이 들어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군대 내부의 정치나, 상념 속에서 부딪히지 않고
그저 몸만 움직이면 되니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그때 처음 했던 일이
"유로폼 나르기"였다.
저 사각형 틀 하나가, 10kg~15kg의 무게가 나간다.
그것들을 하루 종일 옮기다 보면, 거의 좀비가 된다.
나는 하루 종일 유로폼을 나르면, 근육이 비틀리는 고통에 시달렸다.
그 당시만 해도 나는 25세에 집을 짓는다는 생각을 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언젠가는 꼭 내 손으로 집을 짓겠다"는 일념으로
곁눈질하며, 이것 저것 배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늘 몸뚱이를 굴려
몇 푼 벌겠다고 노가다 현장에 나왔지만,
나에게 현장은 거대한 학습의 공간이었다.
머리를 흔들어, 과거에서 벗어나 현실로 돌아왔다.
나에겐 저 빨간 스티커가 중요하다.
가까이에서 보자.
비드법은 스티로폼을 뜻한다.
알갱이의 압축강도, 두께, 단열 등급에 따라 호수가 나뉜다.
1종(1호) 역시 내 집에는 가장 좋은 것을 써야 한다.
콘크리트를 붙고, 유로폼을 때어내고, 다시 스티로폼을 본드를 이용하여 붙이는 작업을 하게 되면
두 번 작업을 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스티로폼과 콘크리트를 함께 타설 했다.
공정을 단순화시켜, 노동력을 줄였다.
밖으로 보이는 벽에는 저런 플라스틱 판을 껴서, 모양을 냈다.
차근차근 공정이 진행되었고, 1층 모양이 보이기 시작했다.
현장이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 간단하다.
유로폼을 대고, 웨지 핀을 사용해 망치로 고정하고, 콘크리트를 붙는다.
이 작업이 반복된다고 보면 된다.
그렇게 골조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어갔다.
물량 산출은 스케치업 프로그램에서 더블클릭하면, 면적이 나왔다.
그 면적을 산출하여 목수에게 전해주면
목수가 필요한 유로폼의 개수를 말해줬고, 주문을 넣었다.
[골조 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