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 아빠, 나 짜장면 먹고 싶어
나 : 그래, 어디 맛있는 데 있니
아들 : 그때 그곳으로 가면 돼
나 : 지금 시간이 브레이크 타임일 텐데
아들 : 몰라, 그냥 가보게
코로나로 만나지 못했던 세월, 거의 2년 만에 모임을 가졌다. 경기 남부권의 경찰서에서 경제, 지능, 사이버 전문 수사관들인 그들을 만났다. 너무 반가움에.... 그러나 그들은 어느새 흰머리가 듬성듬성 보이고, 나잇살이 들어 보여 정말 낯설기도 하였지만 그래도 그때 그 포스는 그대로였다.
A : 요즘 사건이 너무 많아. 감당이 안돼
B : 수배자 검거 때문에 잠복을 계속해 지금, 연말이 되니까. 치안성과평가 때문에
C : 요즘 사이버 수사의뢰가 너무 많아
D : 그래도 교수님이 제일 나을 것 같은데
나 : 수당이 없어서 경제적 도움은 안되는데, 그런데 재미있어
요즘 경찰서의 수사과는 비명소리가 끊임이 없는 듯하다. 경력자는 경력에 대한 보상체계는 전혀 없어 수사를 못하겠다고 다 나가버리는 실정이고, 나름 수사를 해보고 싶습니다 하는 신임들이 지원을 하거나 꼬임이 빠져 수사를 시작하게 되는 그런 실정이다. 그러니 너무 힘든데 타 부서로 발령은 힘들고 하면, 나름 머리를 쓰는 게 장기 병가나 육아 휴직으로 나가는 실정이란다. 병가나 휴직은 그 부서에 인원으로 잡혀 있어서 추가 인원을 주지도 못하고 남는 자의 숙제가 돼버리는 그런 실정이란다.
검사야 나중에 변호사라도 하지만, 경찰관으로서 수사를 많이 해봐야 전문성을 인정도 해주지 않고, 조직에서도 경력에 대한 전문성에 대한 보상체계도 없으니.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그렇지만 숙명이라고 생각하고 한다. 거창하게 정의를 위해서 한다기보다는, 그냥 주어진 일이니 쪼끔 정의라는 양념을 가미한 그런 수사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런저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며, 과거에 함께 근무하면서 추억을 쌓았던 이야기며, 1박 2일이란 시간이 금세 지나갔다. 만나면 헤어지듯 언젠가는 또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서운하지만 헤어져야 했다.
인천 송도를 거쳐 청주에 있는 아들에게 내려가면서 전화통화를 하는데 짜장면이 먹고 싶다고 하네, 아빠 도착하면 함께 먹기로 하고 내려간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사고도 많고 차도 많다.
나 : 브레이크 타임이네, 알아보고 와야 하는데
아들 : 잔소리 듣기 싫어
나 : 아빠가 출발하기 전에 말했잖아, 브레이크 타임일 수 있으니까 알아보고 가자고
아들 : 잔소리 듣기 싫어
검사관 : 굉장히 계획적이시네요.
나 : 네, 모든지 계획을 하고 실행하는 편이에요
아빠와 아들, 두 사람은 이 세상에서 만나려고 계획을 하진 않았지만, 하늘의 뜻이고, 운명인 그런 인연으로 만나게 되었다. 처음으로 만났고, 그 만남 속에서 어린 아들의 성장과정을 보며 아빠라는 존재는 서서히 늙어간다. 어떻게 보면 아빠는 인생의 선배일 수도 있는데. 아들은 그저 잔소리꾼으로 보는 것 같다.
가끔 자식과 부모 사이에도 사랑의 감정을 일시 스톱하는 브레이크 타임이 필요한 듯하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궁금하고, 지금의 세상은 그리 낭만적이지도 아름답지도, 꿈을 꾸고 이룰 수 있는 그런 넉넉한 세상이 아니기에, 아빠의 잔소리가 아들 인생에 추임새로 들어가는데, 그것도 가끔, 그런데 아들은 그저 잔소리로 취급하는 것 같다.
잔소리는 듣다가 보면 기분이 나빠지고, 충고는 처음부터 기분이 나쁘다는 말이 있는데, 바로 사람이 받아들이는 감정의 차이일 것이다.
한때 천년사찰을 찾아가서 기도하는 것을 좋아했었다. 아마도 그때 기도를 하면서 스스로 나 자신에 대한 브레이크 타임을 알게 모르게 가졌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지금 달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며칠 전 문득 떠올랐다. 요즘 공부도 잘 안되고 집중도 잘 안 되는 지금, 나만의 인생 해방을 위한 브레이크 타임을 위해 다시 천년 사찰을 돌아다니는 인생여행을 계획해본다. 맛있는 사찰음식도 먹고, 아름다운 산수를 사진에 담아보기도 하고, 때로는 항상 수행에 전념하시는 스님에게 공부하는 방법도 들어보는 그런 시간을 가져볼까 하는 그런 생각을,
이런 생각만 했는데도 그 시간이 내게 브레이크 타임이 되는 듯했다. 왜냐면 그냥 기분이 좋아졌으니까. 그럼 된 것 아닌가.
* 이 글에서 사용한 사진은 인터넷에서 가져온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