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별하 May 26. 2023

인연의 여정인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첫 도전은 성공

하루하루 사는 삶은 아무 의미도 없이 살아가는 것은 아닌 듯, 하루하루 사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고, 그 이유를 찾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가끔 해보기도 하는 나잇대가 된 것 같다.


10여 년 전에 명리학 공부를 조금 할 때, 그때 어떤 분의 문하생으로 들어간 것이 아닌 그냥 대형마트에 있는 문화센터에서 명리학을 초급, 중급까지 일주일에 한 번씩 가서 40분씩 수업을 들으며 공부를 한 적이 있었다.


신기하고 재미나고, 내 운명도 그렇지만 남의 운명도 읽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재미있는지, 물론 접신을 한 게 아니라 통계학으로서의 명리학을 배운 것이니까, 참으로 신기하고도 재미가 있었다.


명리학을 한참 공부할 때, 나이가 들면 어느 한적한 곳에서 나만의 조그마한 집을 짓고, 소리소문을 듣고 오는 사람에게만 명리학을 이용해서 인생상담해 주는 일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한때는 많이 했다. 물론 내 직업도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인생상담도 하는 그런 일을 하니까 비슷한 게 아닐까..


어느 날 어느 지역에서 만난, 나름 당사주로 유명하신 선생님이 나를 보고, 대뜸 수하생으로 들어오라고 한 적이 있었다. 당사주를 전수할 테니 배워보라고, 내게는 사람과 이야기를 하면 믿음과 신뢰를 주는 능력이 있다면서. 그런데 하지 않았다. 그냥 안 했다. 한참 생각만 할 뿐 도전할 생각은 없었으니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나이 들고 늙어지면, 조그마한 집 또는 암자 같은 것을 하나 마련해서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면서 살아갈까, 그리고 찾아오는 손님 마다하지 않고 찾아오지 않는 사람에게 억지로 오라고 하지 않는 그런 한량의 삶. 


그래서인지 아니면 어떤 인연의 이유가 있는지 몰라도,

지금 나는 나만의 작은 암자 아니 나름 절이라고 해야 하나. 

그렇다고 내가 엄청난 불심이 가득한 직업적 종교인은 아닌, 

교회를 가면 정신이 없고, 성당을 가면 너무 무겁고, 그래서 그냥 편한 곳이 절이여서 자주 갔던 것뿐인데.

물론 편해서 갔다고 하더라도 절이 나에게는 무엇인가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절에서는 마음이 편하다. 


중앙경찰학교 적보사에서 법우회 회장으로서 우연히 어쩔 수 없이 맡게 되었다. 


신임 경찰 교육생이 써서 걸어놓은 아담한 소원 

중경에서 맞는 나의 첫 번째 불기 2567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했다.

어떻게 하는지도 몰랐고, 행사 순서도 모르고, 불교에 대해 어떤 용어도 잘 모르던 내가 행사 준비와 진행을 맡아서 했다.


성격상 누구에게 무엇을, 누구에게 무엇을, 맞기는 것을 잘 못해서인지, 아님 혼자 하려는 욕심 때문인지,

행사 초대 스님과 기관장들에 대한 일정 조율,

행사 관련 순서와 봉축법회 관련 봉축 발원문

육법공양이 뭔지도 모르는 내가 육법공양의 의미를 공부하고, 행사 준비 예행연습을 시키고,,,,


아기 부처님 머리에 물을 흘리는 관불의식하는 교육생과 덕주사 정진스님


관불의식의 의미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난, 

하나씩 하나씩 풀어나가듯이 준비를 하고 진행을 했다. 

참으로 어떠한 행사도 준비하고 진행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내가 어떤 이유가 있어서일까. 그래서 나름 중앙경찰학교 안에 있는 종교단체에서 불교인으로 적보사 사찰을 맡게 되었으리라.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회에 참석한 많은 교육생과 기관장, 그리고 대원사에서 오신 노래를 잘하시는 포교사님

2023. 5. 23. (화) 12:00 - 12:40

불기 2567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행사를 무사히 마치고, 


뿌듯함이 가득한 마음으로,


나만의 인생 해방일지에 기록을 남겨본다. 

처음이지만 그래도 잘했다고.

작가의 이전글 첫 경험이야. 은혜야 잊지 않을게, 42라는 번호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