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게 슈트를 입고 이마트 삼겹살 시식코너에서 당당하게 한 끼를 때우던 노숙자 아저씨,
도끼를 바닥에 질질 끌고 아무 일 없듯이 다가와서 당당하게 차량 천정부위를 내려치던 터프가이 아저씨,
한국사람은 저질이라고 소리치면서 동남아 아저씨들만 보면 작업을 걸던 빨간 옷의 아줌마,
뾰족한 하이힐 굽으로 남자친구 머리에 콩하고 박아놓았던 아가씨,
어깨만 부딪치면 주먹으로 인사를 하던 청년,
착하다고 믿었던 헤어진 남자친구로 부터 커다란 상처를 받았던 순진한 아가씨,
영화감독 출신이라고 하면서 관공서를 돌아다니며 진상짓을 했던, 그러나 나에게는 친절했었지, 유치장에서 나랑 만났을 때에는 얌전히 있었는데, 다음날 출근해 보니, 유치장 변기통을 뜯어 똥물로 넘치게 했던 멋쟁이,
양다리를 걸치고 있던 남자가 두 여자에게 걸려 도망치면서 차량 뒤에서 나를 밟고 가라는 여자의 말처럼 정말 차량으로 끔찍하게 그랬던 카사노바,
포클레인의 긴 코는 사람을 위한 좋은 중장비이기도 하지만, 가끔은 끔찍한 흉기가 될 수도 있음을 알게 해 주었던 가스라이팅 맨,
북한에서 열심히 살아도 사람답게 살 수 없는 비극을 끝내기 위해 목숨 걸고 넘어온 수많은 사람들, 나도 할아버지와 어머니가 북한 원산이 고향인지라, 왠지 마음을 바로 열고 다가갔던 순수한 북한이탈주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