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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하 May 25. 2024

설레는 사고, 미래를 위한 나비효과

오늘은 토요일.

지나간 토요일과 별반차이 없는 그냥 그런 토요일


수백 시간 수천 시간 전엔

토요일은 나에게 항상 불토로 왔고 

뭔가 꼭 일어날 것 같은 설렘을 주던 토요일

누군가를 꼭 만나야 할 것 같은 그런 인위적인 만남을 추구하고자 했던 토요일


그런 수많은 사연과 설렘이 한창이었던 토요일이 

어느새 빛바랜 토요일이 되어가고 있다


물론 토요일은 지금도 좋다

그러나 예전보다 못할 뿐이지 그래도 토요일은 토요일이니까


한창 날아다닐 때 지구대 현장 경찰관 생활

주 5일이 되기 전 삶 속에서 토요일 저녁은 광란의 시간

무지갯 빛 조명 속에 여자와 남자 그리고 술. 결과는 사고... 수습은 경찰

그래도 토요일은 사고 치는 사람도 수습하는 경찰도, 설레게 하는 마법의 요일이기도 했다 


오늘도 나는 노후대비를 하러 나왔다

생각해 보니 나의 노후대비는 언제부터 했을까

2007년도부터 방송통신대학교 행정학과 3학년 편입부터 시작했던 것 같다

편입을 하고 졸업, 대학원 입학하고 수료 그리고 석사라는 디딤돌이 생겼으니 그냥 두면 아까울 것 같아 박사에 도전했더니, 지금은 박사학위를 가진 사람이 되었지만 그래도 노후대비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어느 책에서 정년퇴직 전 직장에서 받은 연봉이 퇴직 후 첫 번째 직장에선 40% 이상 삭감 되는 게 현실이란다. 물론 그렇겠지. 그렇지만 어딜 가도 인정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 이것저것 해보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으로, 마이셀프 위로해 본다. 


천성이 몸을 움직이는 걸 크게 좋아하지 않아서일까. 그래서 그리 마음이 크게 요동치지는 않는 토요일

며칠 전에 수업하면서 신임경찰 교육생에게 "나의 MBTI는 뭐로 보이냐"라고 질문한 적이 있다.

그랬더니 대다수 교육생이 ESTJ로 말을 한다. 신기하다. 정말 난 MBTI 테스트를 해보았을 때. 99%의 J 성향을 가진 ESTJ라고 결과를 통지받았는데...


베이비부머 2세대 또는 X세대라 불리는 내 세대는 혈액형 세대다  

혈액형이 O형인 내가 ESTJ라니. 그래서 자유여행은 별로다, 자유여행 자체가 스트레스다. 어떤 명목도 계획도 없으니 당황스럽기만 해서 그렇다. 그러니 패키지를 좋아한다. 오늘은 뭘 하고 어딜 가고 무엇을 먹는지를 미리 알고 가니 마음이 편하다 그래서 당황스럽지 않으니 그래서 패키지여행이 최고다.  


ESTJ 성격에 O형 성격이 더해진 나는 오늘도 노후에 이렇게 살 거야라는 계획을 가지고 그 계획이 현실이 되기 위해, 아마도 내 인생 노후 여행 패키지 계획을, 생각하는 노후의 삶의 그저 이상으로 만 되고 현실이 안됨이 아닌 현실이 되게 하기 위해 3층짜리 아주 큰 연구동 건물에 나와 놀고 있는 사람은 나뿐인 적막하고 고요하나 평화롭고 설레는 토요일이다. 


하얀 나비 (사진은 인터넷에서 가져옴)


패키지를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지금 시간, 마침 점심때가 되어 구내식당으로 가는 길에 교통사고가 났다. 

누구의 과실이 큰지는 모르겠지만. 서로 말다툼도 사과도 없이 서로 갈길 가며 일단락되었다


그래도 왠지 기분 좋은 교통사고

내가 계획한 모든 것이 거의 다가왔다는 메신저인가

아님 전생에 나를 알고 있어 너무 반가워 인사한 것인가


아주 순결하고 하얀 나비가 하늘 어디선가 갑자기 나에게 달려들어, 마치 내 목과 가슴사이에 하얀 턱시도가 되었다가 날아간다


마치 원래부터 알았던 사이처럼, 아니 이상이 현실로 이루어짐이 다가온다는 소식을 축하해 주기 위한 천사처럼 왔다 갔다


오늘은 왠지, 첫사랑, 첫 키스, 첫날밤처럼 

기분 설레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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