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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하 Jan 06. 2021

이번 생애에 아버지는 처음 해보는 거란다.


사람은 이 세상에 태어나서 접하는 모든 일들은 다 처음 해보는 일들일 것이다.

땅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개미를 처음 보았을 때도 신기했고, 아름다운 꽃과 꽃 사이를 열심히 왔다 갔다 하는 꿀벌을 볼 때도, 또는 꿀벌에 쏘일 때도 모두 처음이었을 것이다.


모든 것을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사람이 태어나서 처음 본 사람들 중에 아버지라는 남자를 처음 만났을 때. 그 아버지가 자상하거나, 유머스럽거나, 상냥하거나, 폭력적이거나 어떤 유형이냐에 따라서 그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아이는 그 아버지의 모습처럼 서서히 아버지가 될 것이다.


이 생애 처음 해보는 아버지 역할은,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아버지가 되기 위한 교육이 몸에 스며드는 것이 아닐까.


영화 속에서 두 명의 아버지가 나오고 서로 상반된 성격과 교육방침이 있다. 병원에서 바뀌어버린 아이 두 명을 두고 낳은 정, 기른 정, 피로 맺어진 관계를 따를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고민.


완벽하고 승부사 기질이 있는 아버지를 닮지 않은 아이가 실제로는 병원에서 바뀐 아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역시"라는 말을 썼던 아버지.


영화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나도 아버지라는 역할은 이번 생애 처음이었는데, 그리고 누구를 아버지라고 부르며 가슴으로 느끼고 눈으로 배우고, 체온으로 따뜻함을 배운 적이 없는데, 그래서 지금 하는 아버지 역할을 리셋하고 다시 하게 된다면 그래도 잘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아버지는 너무 어려운 역할이다. 가끔은 버겁고 가끔은 다 털어버리고 싶기도 하고, 외면하고 싶기도 하다.


너무 무섭기도 하지만 그래도 소소한 행복함을 주는 그런 인생 속의 하나의 역할이니까. 오늘도 아버지 역할을 해본다.




*사진은 인터넷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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