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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하 Feb 15. 2021

인생의 선택, 매번 결과는 미래의 나에게 미친다.

엄마의 뱃속에서 이 세상으로 태어난 후부터는, 어느 정도 부모의 그늘 아래에서 살긴 하지만 몇 살 때부터 인가 스스로 판단과 선택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


아이였을 때에는, 놀이터에서 모래놀이를 하면서도 덤프트럭 장난감에 모래를 퍼담을 때 장난감 삽으로 할까, 맨손으로 할까, 포클레인 장난감으로 할까라는 수많은 생각 속에서 선택한다. 밥을 먹을 때도 콩밥은 싫고 하얀 쌀밥만 먹을 것인지, 물에 씻은 김치를 먹을 건지에 따라 엄마가 숟가락에 밥을 담아 주면 입을 벌리기도 고개를 돌리기도 하는 것도 모두 선택이 아닐까.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남자아이의 눈에 보이는 귀엽고 예쁜 여자아이가 있으면 왠지 친해지려고 다가가서 밀친다던지 아님 싸운다던지, 아마도 싸우면서 친해진다는 것을 어린아이였을 때부터 알고 있어서 그런 것인가. 그렇지만 이때는 부모의 그늘은 세상의 모든 것이었을 것이다. 최고로 든든하고 최고로 포근한 그런 그늘.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선택을 해야 할 상황이 많아진다.




10대는, 공부를 하면서 꿈이 있거나 없거나에 따라 방황을 심하게 또는 덜 심하게 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부모의 그늘에서 어느 정도 살아간다. 그냥 그렇게 부모의 그늘에서 자신의 꿈을 서서히 찾아가는 것도, 꿈이 있다면 이루기 위해서 부모의 그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도 본인의 선택일 것이다.

    

비싼 학원비를 부담해주는 부모의 굽어가는 허리를 보면서 최선을 다해주길 바라는 게 부모의 마음이지만, 10대의 자식들은 땡땡이를 치면서 낭비하는 친구도 있으니 말이다. 젊음을 불태워보자라는 그런 마음. 물론 10대 때 학원 땡땡이를 쳐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물론 변명으로는 그냥 공부는 나의 길이 아니야, 라거나 오늘은 공부를 왠지 하기 싫다는.

   

‘미스트롯 2’에 나오는 ‘훨훨훨’이라는 노래를 기가 막히게 부른 '김다현'이나, ‘바람길’을 정말 기똥차게 부른 '김태연'처럼 10대 때 벌써 꿈을 이루기 위해 훌륭하게 뛰어가는 10대가 과연 몇 명이나 되겠는가. 물론 부모의 배경도 중요한 일부분이기도 하겠지만.     


그래서 10대 때 자신의 꿈도 열심히 찾아보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정말 필요하다는 것을 지금 나는 안다. 그렇지만 엄청 어렵다는 것도 나는 안다. 10대는 날아갈듯한 체력이지만 정신적으로는 방황을 하기에는 미성숙하다는 것도, 그러나 그 방황은 인생의 도움이 되는 그런 방황이 되길 바라는 마음도.   

  

10대 때 나름 잘 나간다고 자칫 일진이 되어서 친구들을 폭행하고 괴롭히는 일명 학폭의 가해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인과응보”라는 멋지고 무서운 말이 있다. 모든지 자신이 뿌린 씨에 대한 결과는 언제일지 모르지만 성공의 문 앞에서 자신의 발목을 잡는 그런 무서운 넝쿨이 될 수도 있음을, 요즘 뉴스나 방송매체를 보면 알 수 있지 않은가. 그래서 건전한 방황을 하길 기원할 뿐이다. 10대 때는. 정말 방황이 오래가지 않기를, 모든 부모는 그렇게 매일 기도합니다.   

 



20대는, 군 입대 문제부터 앞으로 살아갈 일에 대해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많은 고민이 생기는 그런 나이다. 또한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많은 나이이기도 하다.  많은 아들과 딸들은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독립운동을 하려고 하지만, 이때 부모의 재력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기보다는, 그냥 맹목적으로 독립운동을 하려는 나이가 20대의 젊은 청춘이다. 마치 독립하면 모든 일들이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순조롭게 이루어질 것 같고, freedom을 크게 외치면서 살 것 같은 그런 생각. 정말 그랬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군대 입영 문제, 학교 진학에 대한 문제, 앞으로 어떻게 먹고살아야 할지 취업에 대한 문제, 이성 친구에 대한 문제 등등등 수많은 문제가 복잡하게 꼬여있기도 하는 그런 문제.    


내가 가고 싶다고 해서 마음대로 가는 군대도 아니고 대학도 아니다. 가기 싫다고 해서 마냥 내가 선택할 수도 없는 필연의 문제도 있음을 알게 되기도 한다. 많이 아파하기도 하고 웃기도 하는 그런 나이. 순수함과 그렇지 않음을 서서히 알아가는 그런 나이기도 하는 아름다운 20대의 청춘, 그러나 많이 아파하는 것도 좋다. 아직 살아야 할 인생이 많으니까 말이다.     


20대 때 너무 돈맛을 아는 것도 별로 좋지 않다. 정말 돈이라는 놈은 있다가도 없기도 하고, 없다가도 있기도 하니까 말이다. 인생 초반에 많은 돈에 대한 진한 맛을 알게 되면,  물론 나는 많은 돈에 대한 황홀하고 진한 맛은 아직 모르지만,


"돈이라는 놈은 행복을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는 것은 확실하다." 


반면에 불행이라는 맛도 함께 알려주는 그런 무서운 맛을 갖고 있는 게 돈의 양면성일 것이다. 그래서 20대 때는 돈의 소중함을 알았으면 한다. 그래야 될 것 같다. 나의 인생살이를 봤을 때.   




30대에는, 10대, 20대에 비해 더 많은 선택을 해야 한다. 취업 또는 재취업, 친구, 이성, 사랑, 결혼, 아이, 육아, 회사, 업무 등등 등등. 정말 머리 터질 정도로 많다. 요즘 젊은 신세대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면 되지”라는 말을 너무 쉽게 한다.


이 말에 “모든 사람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는 없어”라는 말을 하면 그건 비겁한 것이란다. 도전도 해보지 않고 포기를 했다는 그런 말투로 말을 한다. 도전을 해도 안됨을 아는 사람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우리나라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쉽게 할 수 있는 그런 여건이 되어 있는 나라였으면 나도 좋겠다. 지금 나도 내가 하는 일이 어렸을 때 내 꿈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수많은 꿈속에 하나의 직업이었으니 꿈을 이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내가 어렸을 때에는 명절이 되면 성룡, 원표, 홍금보 형님이 나온 영화를 보면서 인터폴 소속 경찰관이 되어 전세상을 돌아다니면서 악당 하고 건물 옥상을 뛰어다니며 싸우고 잡고 하는 그런 멋진 경찰이 되겠다는 꿈을 꾼 적도 있다. 물론 많은 어린 친구들이 나와 같은 꿈을 꾸면서 자란 친구들도 많았을 것이다. 막상 현실 속에서는 그렇게 할 수가 없는, 정말 영화는 영화지만 말이다.  

  

그리고 사람이 살다 보면 단 한번 일 수도 아님 여러 번일 수도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사랑을 하게 된다. 이때 가끔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정말 사랑하는 것인지, 아님 그냥 같이 있는 게 좋은 것인지, 결혼을 해도 괜찮은 것인지, 눈에 콩깍지가 씌어서 전혀 앞뒤 분간을 못하는 것인지. 정말 가끔은 아주 가끔은 생각하게 되는 질문이고 선택을 해야 하는 문제이다.

    

회사가 나와 맞는 것인지, 업무가 나의 역량으로 가능한 것인지, 아이를 내가 좋아하고 잘 볼 수 있는 것인지, 정말 많은 생각과 선택을 해야 한다. 매번 선택은 나의 몫이니까.    


나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넘어갈 때, 20대 때 재직한 건설회사들이 부도나 아님 여타 문제로 여러 번 이직을 했다. 그러다가 20대 후반인 나는 40대 후반에 가서 정리해고나 부도 등으로 회사를 그만두는 나의 모습을 상상한 적이 있었다. 정말 무서웠다. 내 가족은 내가 책임져야 하니까 그래서 나는 선택을 해야 했다.    


그래서 20대 후반에 건설회사에서 벗어나고자, 부도가 안 나고 월급이 밀리지 않는 그런 직업, 공무원 중에서 많은 인원을 뽑는 공무원, 경쟁률은 높지만 그래도 도전해볼 만한 지역은, 이러한 많은 선택을 해서 시험을 도전했고 30대에 막 들어섰을 때 공무원에 들어가게 되었다.


정말 너무 어려웠다. 중학교 때부터 공부와는 친하지 않았던 내가 영어, 국어, 국사, 형법, 형사소송법 등 난생처음 본듯한 책을 봐야 했으니 정말 힘들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내 인생의 선택은 20여 년이 지나가는 지금 시점에서 보았을 때 신의 한 수였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내 기준으로 보면 말이다. 그때의 선택은 잘못한 선택이야라며 후회하는 것보다는 가족을 지키면서 행복을 많이 주는 그런 선택을 한 것이니까. 그래서 선택에 대한 결과는 지금보다는 미래의 어느 순간 느낄 수 있게 됨을 나는 확실히 알았으니까 말이다. 



  

* 40대 이야기는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해야 한다. 이때는 정말 10대 때 느끼는 사춘기를 또 한 번 겪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 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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