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이 그저 보물 같았던 때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의 일생의 최고 보물이라 생각하며, 보기만 해도 기쁘고 행복하며 사랑한, 그 보물이 그저 보물 같던 때로만 돌아갈 수 있다면. 추운 겨울, 입안에서 구름이 뿜어져 나오는 추위에도 나는 언제나 따스함에 흥겨워했다. 겨울바람에 차갑게 얼어도 나는 언제나 따스한 너의 손이 있었기에 겨울의 한기를 느끼지 못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고개를 돌리면, 항상 해맑게 웃는 너의 얼굴이 있었기에 입꼬리가 내려앉을 틈이 없었다. 너의 웃음은 몹시도 전염성이 강했다. 쳐다보기만 해도 옮는, 그래 너의 웃음은 나에게 병이었다. 그래야 한다. 그래야지만이 온전할 것 없는 지금 내 모습이 조금이라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으니까.
반짝이는 보물은 눈부시지만, 그 눈부심은 때론 사람의 눈을 멀게 한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이제 그 보석을 보면 눈이 시려온다. 다친 눈에 그 빛이 스며들어 간다.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그럼에도 좋다. 좋다. 좋다. 그렇기에 더 아픈 것이 아닐까.
우리가 눈을 마주치는 행위가 애정을 확인하는 행위로만 남았다면 얼마나 좋을까. 몇 마디의 말 뒤에 우리의 눈 맞춤은 아무런 기척도 없이, 빠르게 고개를 돌려야만 하는 행위가 되었다. 그리고 갈비뼈 사이가 조금은 저릿해지는 그런 행위가 되었다. 연락을 확인하는 행위가 단순히 안부를 전하는 행동으로만 남았다면 얼마나 좋을까. 몇 분의 대화 뒤에 그 짧은 진동 소리가 부질없는 기대의 실마리를 찾는 행위가 되었다.
그 몇 분의 몇 마디 되지 않는 그 순간 이후로 모든 희망은 절망으로, 행복은 불행으로 일순간에 변했다. 얼굴만 보아도 뛰어오르던 마음은, ‘쿵쿵’ 거리는 울림만 남긴 채, 쓰라린 상처로 지울 수 없는 흉터가 되었다.
왜, 사랑은 필연적으로 아픔을 낳는가. 어쩌면 우리가 관계에 있어 너무 미숙한 점에 있지 않을까. 내가 너에게 그 말을 하지 않도록 했더라면, 네가 조금만 더 참아주었더라면, 한 번의 기회를 주었더라면. 우리는 일순간의 미숙함으로 수많은 가정을 낳는다. 그리고 그 가정은 아픔을 잉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