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 마땅한

절망스럽게도 잔인한 우리들에 대하여

by 박겸도

사람은 절망스럽게도 잔인하다. 사람은 자신에게 피해를 주는 모든 대상로 하여금 그들을 악으로 정의하며, 자신의 무리와 함께 그 존재에 대한 모의 살인이 이어진다.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악인은 본래의 형체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일그러져 간다. 그 악인의 모든 부분 중 극히 일부의 장면인 자신에게 피해를 준 행동으로 그를 규정하며 매도하고 비난하며 죽인다.


이 잔혹한 살인의 퍼레이드는 비단 사람에게만 향하지 않는다. 우리는 해충을 무엇이라 정의하는 가. 인간 생활에 해를 끼치는 곤충 또는 그러한 것. 그러나 그들은 그저 살았을 뿐이다. 이처럼 인간의 오만하고도 자기중심적이며, 극심한 이기주의는 선과 악, 익과 해를 완벽하게 갈라놓는다. 그렇게 갈라진 홍해 가운데에는 탄탈로스가 있으리라.


우리는 매일 누군가의 악인이 되어가며 살아가고 그 누군가의 입 속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이제는 환멸의 장송곡의 끝음을 연주해야 할 때다. 더 이상 악인이 죽지 않기를, 더 이상 피해를 끼친 것 하나로 살인을 감행하지 않기를, 더 이상은 부디 그러지 않기를. 우리는 절망스럽게도 잔인하다. 이제 그 칼 끝에서 프리지아를 자라나게 할 차례다.

매거진의 이전글간절함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