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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었다.**
낯익은 듯 낯선 용산역.
나는 개찰구를 막 빠져나온 참이었다.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어딘가 떠 있는 몸처럼.
해는 중천이었지만, 그림자만이 나를 따라왔다.
“자기야!”
순간, 시간을 멈춘 건 그 짧은 한 마디였다.
돌아보았다.
그리고 그녀를 보았다.
단정한 옷차림, 흐트러지지 않은 머리,
어딘가 울컥한 눈빛을 가진 낯선 여자.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그런데 가슴 어딘가가 조용히 일렁였다.
그녀는 내게 다가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내 손을 잡았다.
그 순간,
그녀가 말했다.
> “여보, 이제 와요?”
숨이 막혔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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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수님 먼저 도착했네!”
동생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형 진짜 왜 이래, 결혼하고 정신 놓은 거야?”
“얘가 몸이 안 좋은 모양이구나.
지난주에 결혼했는데…
니 마누라 얼굴도 기억 못하냐?”
어머니의 목소리였다.
나는 얼어붙었다.
결혼? 누구랑?
그녀는 내 손을 놓지 않고 웃었다.
하지만 그 웃음은 서글펐다.
눈시울이 붉어졌고,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 “괜찮아요. 다시 사랑하게 만들면 되니까요.”
그 순간, 조카가 그녀에게 달려갔다.
아직 발음도 제대로 되지 않는 말투로 말했다.
“엄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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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내 손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아주 조용히, 웃었다.
그러나 눈물은 그 미소보다 먼저 떨구어졌다.
“죄송해요. 나… 정말 아무 기억이 없어요.”
> “괜찮아요.
> 난 당신 기억할 테니까요.”
그렇게 나는
**아내를 몰라본 남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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