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나 피곤해요…
잠깐 낮잠 좀 자면 안 돼요?”
그녀가 조용히 말했다.
내 손을 이끌며 익숙한 듯 현관문을 열었다.
이 집은 분명 내 집이었다.
소파, 슬리퍼, 커튼… 모든 게 그대로였다.
그런데 한 가지가 달랐다.
식탁 위.
사진 한 장이 놓여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결혼사진이었다.
사진 속 나는 웃고 있었다.
턱시도를 입은 나,
그리고 내 손을 잡고 있는 하얀 드레스의 그녀.
지금의 그녀였다.
그녀는 그 사진 속에서도 미소 짓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너무나 편안하게 웃고 있었다.
“이 사진… 언제 찍은 거예요?”
내가 조심스레 묻자
그녀는 아주 조용히 웃었다.
“당신이 프로포즈하고,
우리가 그 다음 주에 찍었어요.
기억 안 나요?”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그녀가 내 옆에 앉아 말했다.
“사진 속 당신은, 참 따뜻했어요.
나만 보면 웃고,
내가 울면 당신도 같이 울었어요.”
나는 그 말이 낯설면서도,
왠지 익숙했다.
그녀는 내 손을 다시 감쌌다.
이번에는
내가 피하지 않았다.
“기억 안 나도 괜찮아요.”
그녀가 속삭였다.
“당신이 나를 다시 사랑하게 된다면,
그게 더 좋은 일이잖아요.”
창밖으로 햇살이 비치고 있었다.
사진 속의 나는 여전히 웃고 있었고,
그 미소를 따라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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