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에 덤벼볼 엄두도 못 낸다.
하지만 뇌세포는 작전을 짠다. 뒤집기를 시도한다. 힘 자랑이 시작되었다.
어느 날, 낮은 포복으로 방바닥의 마찰력을 이겨내며 생애 첫 이동을 경험한다.
무시무시한 마찰력을 이겨낸 아기는 중력과 한판 붙기 위해서 끊임없이 엉덩이와 허리를 들고
높은 포복으로 이동하는 연습을 한다.
인간으로 살아가려면 혼자 힘으로 중력을 이겨내고 일어서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휘청거리는 몸으로 무언가를 짚고 일어섰다!
하지만 중력에 맞서기엔 근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는 털썩 주저앉는다.
중력이 만만치가 않다.
넘어지기를 수백 번 고통 없이 얻어지는 것은 없다.
어느 날, 용기를 낸다.
그동안 도움의 손길이 되어준 엄마, 아빠의 손을 놓고 혼자 걸어보기로 한다.
성공이다.
독립보행 만세!
도움의 손길 없이 순수 자신의 근력만으로 중력을 이겨내는 승리의 날이 지속된다.
어른들이 걷는 것을 따라 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어른들처럼 뒤꿈치부터 닿게 하니까 자꾸 뒤로 넘어진다.
하루에도 수십 번 엉덩방아로 엉덩이에는 시퍼런 멍이 사라질 날 없다.
아기들의 엉덩이에 다른 부위보다 많은 살과 근육이 넘어졌을 때 충격흡수에 도움된다.
아무튼, 영광의 흔적들이 생길수록 운동기능이 발달한다.
머리는 무거운데 뒤꿈치부터 딛다 보니 자꾸 뒤로 넘어진다.
뒤꿈치 걷기를 포기하고 앞쪽 발가락 걷기를 시도해 본다.
뒤꿈치 걷기보다는 훨씬 더 많이 걸을 수 있다.
그런데 얼마 못 가서 발가락끼리 걸려 넘어진다.
뒤꿈치로 걸을 때는 엉덩이가 불이 났는데 발가락 걷기를 하니 무릎이 성할 날 없다.
이래저래 힘든 걸음 연습이다.
그래도 발가락 걷기를 계속한다.
발가락 걷기의 장점을 발견했다.
넘어지고 일어나는 것을 반복하는 동안 다리뿐만 아니라 온몸에 힘이 강해졌다.
발가락 걷기를 계속하다가 발바닥 전체로 땅을 짚어 본다.
성공했다.
조심스럽게 뒤꿈치 걷기도 시도해 본다.
와~~성공이다.
이제는 뒤꿈치 걷기를 해도 흔들리지 않고 제법 안정적인 걸음걸이다.
안짱걸음과 8자 걸음이 조금씩 없어진다.
반듯한 11자 걸음으로 걷기 시작한다.
속도 조절도 원활하다. 나의 걸음걸이가 완성되었다.
이제 달려볼까? 나의 근력과 지구의 중력이 균형을 이룬다.
중심을 못 잡아 넘어지는 일도 줄어들고 다리 힘도 강해졌다.
어린이집에서 다양한 신체활동 놀이를 한다.
한쪽 발로만 서서 중심을 잡아야 하는 놀이가 많다.
처음에는 힘들고 서툴지만, 서서히 적응해 간다. 한 발 서기 신공으로 중력을 이기는 데에 성공한다.
로운 경험이다. 이제는 허리 힘도 강해진 것 같다.
여학생은 2차 성징으로 가슴이 커진다.
성장 과정이지만 부끄러운 마음에 몸을 움츠리고 걷는다.
심지어 책가방을 앞으로 메고 다녀서 상체는 더욱 앞으로 쏠린다.
학생들은 작은 화면 속 게임만 바라보고 있다.
목과 어깨, 등이 한껏 굽었지만 오랜 시간 그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학생들의 척추는 앉으나 서나 이중고를 겪는다.
나쁜 자세 때문에 척추측만과 척추전만이 발생하고 성장 중인 뼈를 튼튼하게 받쳐 줄
근육, 힘줄, 인대는 운동부족으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
게다가 걸을수록 발바닥이 아프고 허리와 목도 아프다.
이 시기에는 바른 자세가 제일 중요하지만 누구도 적극적으로 알려 주지 않는다.
우리 아이들은 이렇게 커가고 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아버지, 엄마, 할아버지, 할머니도 엉터리 자세로 걸어가고 있다.
한 걸음 한 걸음 고통으로 향해 가고 있다.
걸음을 바로 잡아야 한다.
직면하고 있는 문제나 고민을 해결하는 방법 중 한 가지는 유심히 관찰하는 것이다.
우리는 평생을 걸어왔기 때문에 자신의 걸음에 대해 의식적으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걸을 때 발바닥이나 발목 등이 아프다면 원인이 뭘까?
주의를 기울여 깊게 관찰해야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걸을 때 느끼는 통증은 몸을 인식하도록 도와주는 새로운 정보이다.
고장 난 줄 모르면 고칠 수 없다.
사람은 생의 특정 시기마다 신체적 변화가 나타나는데, 올바른 변화를 유도하지 않으면 부작용이 생긴다.
청소년은 키가 자라고 2차성징이 나타나는 청소년기에는 척추측만이 많이 생긴다.
여자는 출산 후 복부 근육의 약화로 요통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
남자는 40대 후반에 감소한 근육량을 모른 채 무거운 것을 들다 허리를 다치곤 한다.
몸 상태가 변하는 시기에는 특히 근육과 관절에서 보내는 신호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
잘못된 자세나 무리한 동작을 자제하고 일상생활의 기본이 되는 걷기를 바르게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걷기 바른자세를 참고해서 나의 걸음걸이 자세를 점검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