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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수운보리차 May 02. 2016

화야들의 저녁식사

동네 친구와 동네 맛집 찾기

친하게 지내는 동생이 얼마 전 우리 동네로 이사 왔다.

처음 만났을 때도 우리는 한 동네에 살았었지만, 그 친구가 이사를 갔었고 나도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를 왔다.

그렇게 2년이 지나고 우리는 다시 동네 친구가 되었다.


성당 성가대에서 파트장을 맡고 있었던 그 해, 이 친구가 신입단원으로 성가대에 입단하게 된 것이 우리 인연의 시작인데, 낯선 사람들 앞에서 유독 얼어버리는 내가 파트장이라는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먼저 연락을 할 수밖에 없었고, 그때 이 친구에게서 느낀 첫인상은 차갑다 라는 아주 단편적인 이미지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섣부른 판단이었지만.

우리는 이름이 비슷하고, 성향도 비슷하고, 그래서 더 빨리 친해질 수 있었고, 지금은 그래서 서로 더 닮아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만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많이 닮아있는 서로의 성향을 발견하면 아직도 깜짝깜짝 놀라곤 하는 걸 보면 우리가 만난 게 운명이라는 이 친구의 말이 허투루 넘길 말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늘 입버릇처럼 "다시 같은 동네에 살았으면 좋겠다. 다시 이사와!" 했었는데, 긴 시간을 돌고 돌아 우리는 또 만나게 되었다. '말이 씨가 된다.'라는 속담이 괜히 있는 말은 아닌 것 같다.


그렇게 만나게 된 우리들인데, 우리의 이름과 같은 고깃집 "화야"는 이 무슨 재미있는 운명의 장난인가.

불금에 어울리는,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이곳을 우리의 첫 번째 회식장소로 정했다.



밑반찬 굿굿!

목살을 주문하고 나오는 밑반찬과 샐러드들을 맛보며 궁금증 하나를 슬그머니 꺼내어 놓았다.

"왜 가게 이름이 화야일까?"

가게 이름에 쓰여있는 불 화(火) 자. 하지만 정확한 이유가 궁금했기에 고기를 갖다 주러 오신 이모님께 여쭤보았다.

가게 사장님 따님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었다는 대답에 우리는 왠지 모를 반가움과 동질감을 느끼며 괜히 들떠서는 저희 이름에도 "화"자가 들어간다며 신이 나 하니 이모님께서도 재미있어하셨다.



두툼한 목살.. 와와와

그리고 나서야 보이는 목살.

두툼한 목살의 등장에 마치 고기를 처음 보는 사람처럼 우와우와우와만 외쳐대는 저와, 자신이 보내준 블로그 제대로 본거 맞냐며 침착하게 고기를 굽기 시작하는 동생.

두툼한 목살의 최후. 먹기좋게 잘라줍니다.

목살을 잘게 잘게 잘라먹을 준비!

역시.. 금요일엔 고기지.

질기지 않고 연한 고기가 먹기 좋다.


화야에서 꼭 먹어봐야 한다는 후라이팬 밥!!

지글지글 익어가는 고기와 둘이서 쏘맥을 말아 배를 채우고, 마지막으로 이집에서 꼭 먹어봐야 한다는 후라이팬 밥을 주문했다.

몇 날 며칠을 이 밥이 먹고 싶다고 또 가자고 말하게 만드는 이 밥이 중독성이, 후유증이 장난이 아니다.


치맥과 고기를 고민하던 우리.

이름 때문에 더욱 끌려가게 된 이 곳이 어쩜 단골이 될 지도 모르겠다.

쓰다 보니 또 생각나네, 후라이팬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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