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치지 않을 거예요.
10대 때는 닥치는 대로 먹어치웠던 것 같고,
20대 때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패밀리 레스토랑, 레스토랑을 그렇게 찾아다녔던 것 같다.
30대가 되니 이러니 저러니 해도 밥이 최고다.
한국인이라서 아니면 나이가 들어서 이유야 어찌 됐든 밥이 제일 속 편하고 소화도 잘되고, 말하다 보니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대학로 밥집을 찾다 이름마저 밥이 들어간 "밥 슥삭"이라는 가게를 찾았다.
대놓고 밥집티를 내는 이 집이, 밥집이 아닐 수가 없는 이 집이, 위치는 굉장히 티가 나는 곳에 있다는 사실..ㅋㅋ 찾기도 쉽게 도로가에 있다.
길치, 방향치도 쉽게 찾을 수 있는 그런 위치다.
밥을 먹었으니 커피는 당연지사.
맛있는 티라미수를 먹고 싶어서 검색을 해 봤다.
'대학로 티라미수'라고만 쳐도 나오는 수많은 블로그들.
그 수많은 블로그들이 지목한 티라미수가 맛있는 "이공오도씨"
지도를 켜고 골목골목을 지나 길을 건너고 또 골목을 지나 겨우 찾은 이공오도씨.
좀 이르다 싶은 그 시간에도 손님이 많았다.
참 다들 부지런하다 싶다.
아메리카노와 티라미수 세트를 시켜서 자리를 잡고 기다린다.
시간이 좀 걸린다.
내부 촬영은 안된다고 하여 커피와 10여분을 기다린 끝에 내 테이블로 배달(?)된, 아! 서빙? 된 티라미수.
이공오도씨는 참 묘한 느낌이랄까..
가게 문을 사이에 두고 시공간이 바뀌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오버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길치에 방향치인 내가 카페를 찾느라 힘들어서 그런 느낌이 들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밝고 차가운 공기가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좀 어둡고 향긋한 공기로 바뀌는 느낌이랄까..
가게 인테리어나 오픈 주방 앞의 색다른 풍경에 그리고 커피 향에 영향을 많이 받은 나의 느낌이다. ㅋㅋ
여하튼.. 유명한, 그 유명한 대학로 티라미수는 역시나 맛있었고, 지금까지 먹어본 티라미수 중 가장 촉촉하고 커피 풍미가 많이 느껴졌다. 아마 티라미수에 커피를 살짝 깔아줘서 그렇겠지? ㅋㅋ
대학로는 집에서도 가까워서 자주 가곤 했는데, 아마 내가 가보지 못한 식당과 카페가 어마어마하게 많겠지.
심지어 이공오도씨처럼 골목골목 찾아가야 하는 집들까지 합치면 내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다 가 볼 수야 있겠지만 나의 현실상 불가능한 일이고, 이날처럼 맛있는 곳을 발견하게 되면 살아가는데 작은 즐거움이야 될 수 있겠지. 적어도 내 생애 가장 맛있는 티라미수는 맛볼 수 있었으니까.
이렇게 또 어느 날의 점심시간이 지나갔다.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