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만 알아도 무사하다
“안녕맨! 밥 먹었맨! 일어났맨!”
제주살이에서 큰 걱정거리가 ‘제주어’다.
보통 지방에서 쓰는 말을 방언, 사투리라고 하는데
왜 제주어라고 하는지 의아하겠지만.
제주어는 그만큼의 특성이 있다.
이건 기회가 된다면 따로 소개하겠다.
제주어를 어떻게 써야 할까?
일단 앞서 표현한대로 “~맨”만 붙뎌서는 안 된다.
‘~맨’은 ‘~하는 중이다’와 같은 뜻인데
예를 들어 “뭐하맨?”하고 물으면
“일하맨.”하고 대답하면 자연스럽다.
그리고 이건 존대어가 아니라,
친구처럼 편안한 사이에서 쓸 수 있는 표현이다.
제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제주어는 무엇일까?
바로 ‘무사’다.
뜬금이 무사가 왜 나오겠냐 싶을 거다.
그런데 우리가 지금 번뜩 생각이 난 무예와 관련 그 무사와 거리가 아주 멀다.
제주에서 ‘무사’는 “왜?”와 같은 뜻이다.
연령을 불문하고 가장 많이 쓰이며,
나도 제주에서 제일 처음 배운 제주어 표현이다.
생각보다 많이 안 쓰이는 표현은 뭘까?
“혼저옵서예‘
이건 제주를 홍보할 때 가장 많이 쓰이지만
제주 사람들도 그다지 쓰는 표현이 아니다.
“혼저 오라~‘라는 표현을 종종 쓰지만
‘재게 오라~’ 아니면
그냥 어서오세요를 쓴다.
이것만 봐도 지금 제주 사람들이
제주어를 그리 많이 안 쓴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제주 사람끼리는 물론 쓰긴 쓰지만.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제주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점점 더 낮아진다.
어르신들마저도 타 지역 사람들과 대화할 때
자연스럽게 서울말, 소위 표준어를 능숙하게 쓴다.
일단 제주어를 모르거나 못 쓴다 해서
제주살이에 큰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다만 몇 가지만 더 알아두면 좋을 것은.
“강 봥 왕 경 허라, 무조건
영 해도 좋고 정 해도 좋은 건 아니라이.”
<강=가서, 봥=보고, 왕=와서,
경=그렇게, 영=이렇게, 정=저렇게>
흔히 쓰는 제주어의 구조가 이렇다는 것만
참고해두면 좋다.
인사할 때도 굳이 “안녕하수과?”의 무리수를 둘 필요 없다.
그냥 안녕하세요?만 해도 충분하다.
제주어를 익히고 싶다면
제주 사람과 오랜 시간 소통하고 지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익혀진다.
그 정도면 정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