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페이지 소설로 만나는 제주의 감성들
제주에는 산이 없다. 그러니까 한라산을 제외하면
모두 산이 아닌 것이다. 그런데 산이 아닌 산 같은
녀석이 있단 말이지. 바로 오름.
제주에 내려오자마자 오름을 올랐다.
내가 과연 오르긴 오른 건지, 금방 정상까지 닿았다.
기껏해야 동네 뒷산만한 낮은 오름 정상에
뭐 얼마나 대단한 게 있을까 싶었으나.
먼저 바람이 다가왔다. 저 멀리 바다가 보였고,
한라산이 팔을 넓게 펴서 품고 있었다.
이곳에서 난, 무얼 할 수 있을까?
가만히 눈을 감고 오름의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지금 난, 어디서 무얼 해야만 할까?
오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