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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이비행기 Mar 08. 2022

떡볶이가 먹고 싶은 날

일상의 순간들 (4)

떡볶이가 먹고 싶은 날이 있다. 아주 자주.


급한 마감을 치르다가 계속 머릿속과 혀끝이 떡볶이를 그리워해서 시내로 나오고 말았다.


떡볶이야, 어디에서든 쉽게 먹을 수 있지만 입맛에 딱 맞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분식집, 편의점, 떡볶이전문점, 시장, 레스토랑, 카페....


떡볶이가 당긴다해도 그때마다 조금은 다른 맛들을 찾곤 한다. 

직접 만들어서 볶음밥까지 해먹고 싶을 땐 두 끼 떡볶이. 

간단하게 전자레인지로 돌리고 싶을 땐 편의점.

집에 없는 특별한 재료들을 마구 투하하고 싶을 땐 떡볶이 전문점.

튀김과 순대를 곁들여 부담없이 먹고 싶을 땐 분식집이나 시장.


오뎅(어묵)이 맛있는 곳도 있고 떡(밀떡이냐 쌀떡이냐 그것이 문제로다)이 맛있는 곳도 있다.

국물이 연한 곳도 걸쭉한 곳도 

매운 맛을 강조하는지 달짝지근함을 강조하는지도 역시나 다르다.


오늘은 양념이 깊이 배인 오뎅을 먹고 싶었다. 납작한 것이 혓바닥과 입천장에 고루고루 묻었다가 사르르 녹아내릴 때쯤 새로운 오뎅을 투하해서 흐름이 끊기지 않는 그런 맛.


조금 뜨거우면 뭐 어떤가. 얼른 오뎅 국물 먹으면 되지. 


떡볶이를 앞에 두면 왠지 예민했던 감정들이 모락모락 피어오는 김에 따뜻하게 포개어지고

두통도 매콤달콤함에 사그라지곤 한다.


무엇보다 함께 먹는 사람과 마음도 더 달콤해지는 건, 기분탓일지도 모른다.


떡볶이가 먹고 싶은 건, 어쩌면 허기짐보다 왠지 허전해진 마음을 달래고 싶은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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