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종이비행기 Apr 03. 2022

롱코비드 (코로나 후유증)

일상의 순간들 (17)

코로나19 격리해제 이후 나의 일상은 완전히 원래대로 돌아왔다. 격리될 동안 밀렸던 일들도 한꺼번에 다 몰아서 해치우고 있으니. 한계치 에너지가 100이라면 120으로 하루하루 보내는 중이다.


다행이라면 코로나19에서 호흡기나 기관지, 심혈관 등의 직접적인 증상은 거의 겪지 않았다. 대신 처음 코로나19 유증상이 나타날 때 심하게 몰아닥친 권태감과 피로감은 의외로 가늘고 길게 따라오는 중이다.


코로나19 후유증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나도 남의 얘기는 아니다. 잔기침이나 인후통과 근육통 등은 살짝 살짝 기습적으로 찾아오곤 한다.


그보다 더 문제인 것이 피로감에 이은 권태감이다. 격리될 동안 평소보단 많이 쉬고 수면 시간도 늘렸다고 생각했으나. 그것과 별개로 하루 종일 온몸이 계속 처지고 있다. 가장 집중력이 필요할 시간 소위 멍 때림 증상이 나타나고 모든 것이 다 귀찮아지는...

제주어로는 '실프다'(귀찮음과 싫음이 섞인 제주어만의 특별한 상태. 표준어로 완전히 대체할 수 없는 용어)에 가까운 수준이다.


영양제도 계속 챙겨 먹고 수시로 산책하고 마음의 리셋을 시도해보는데 쉽지가 않다.


이럴수록 나에게 필요한 건, 조금 더 천천히. 한 걸음 전진대신 한 모금의 호흡이 아닐까.


매거진의 이전글 격리해제의 시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