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우리 딸을 학교에 데려다주면서 잠시 놀이터에 들렀다.
신나게 그네를 타는 딸의 모습과 함께 덩그러니 비어 있는 그네가 눈에 들어왔다.
그네, 어릴 때 정말 많이 탔었는데...
그네를 타는 순간 하늘을 날아갈 것만 같았다. "뉴욕!" "파리!" "서울!" "마드리드!"
소리치면 바로 그곳으로 데려다주겠다는 상상에 빠지기도 했다. 너무나도 짧았지만 그 순간이 얼마나아 실감이 났던지.
오랜만에 나도 그네에 앉아보았다. 아침 햇볕을 머금어 살짝 따뜻한 기운이 엉덩이부터 올라왔다. 천천히 다리를 구르면서 온몸을 힘껏 앞으로 내던졌다. 점점 높아지는 만큼 바람이 내 뺨을 스쳤고, 아주 잠시나마 하늘을 날아오르는 것만 같았다. 그때 그 순간처럼 나도 크게 소리쳤다.
"파리!"
수십 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똑같은 두근거림. 눈을 감으면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졌다. 옆에서 함께 그네를 타는 딸의 목소리마저도 마치 그때 내가 외쳤던 목소리와 닮아 있었다.
시간이 지나고, 많은 것들이 변하지만
그럼에도 변하지 않은 것들도 있다. 그네에 앉으며 하늘로 날아오른 그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