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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작가의 오해와 진실(1)

라디오 작가는 오프닝만 쓴다?

by 종이비행기

라디오 작가의 업무는 원고를 쓰는 것, 맞다.
그리고 ‘라디오 작가의 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점이 오프닝’이라는 말도 맞다.
하지만… 그게 전부일까?


오프닝 원고 하나를 쓰기 위해서도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방송 방향, 진행자의 캐릭터, 시사적인 상황까지 고려해야 한다.
짧게는 1분 남짓, 길어야 2~3분의 글이지만, 그 몇 줄을 위해 자료를 찾고, 아이디어를 고르고, 다듬고 또 다듬는다.그리고 거기서 끝이 아니다.


노래와 코너 사이의 빈 시간을 메우는 브릿지, 청취자 사연을 끌어내는 생활·교통 정보, 즉흥 퀴즈,
매번 상황에 맞춰 웃음과 여운을 주는 콩트, 게스트 질문지 작성과 답변 수정,
뉴스 기사 편집, 협찬 멘트, 클로징 멘트까지.


원고만 하더라도 흐름은 이렇다.
오프닝 → 브릿지 → 코너 → 협찬멘트 → 코너 → 퀴즈 → 브릿지 → 클로징.
그 사이사이에 기획, 취재, 섭외, 현장 확인, 자료 분석이 끊임없이 따라붙는다.


생방송 중에는 돌발상황이 생기면 즉석에서 원고를 새로 쓰기도 하고, 청취자의 항의 전화를 작가가 직접 받기도 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뛰는 게 작가의 일상이다.


그런데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작가는 오프닝만 쓰면 되잖아요?”


그럴 때마다 속으로 외친다.
“그래,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에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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