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쓰려다가 커피만 마셨다!

소설을 쓰고 싶은 소설가

by 종이비행기

작가라고 하면,
대체로 술·담배를 잘할 거란 이미지가 있다.


나는 담배는 아예 안 하고, 술도 거의 안 하는 쪽에 가깝다.

그동안 글 쓰는 중간중간 채워야 할 에너지원으로 초콜릿을 애용해왔다.
그게 나의 내장지방과 충치의 원인이 된 것도 모르고…

아니, 사실 알고 있었다.


그보다 더 심각했던 건,
초콜릿을 먹고 난 뒤 찾아오는 포만감과
그에 따른 치솟는 피로감이었다.


그래서 나는 선택했다.
커피.


원래 커피를 즐기는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편의점 야간 알바를 하며
아메리카노에 입맛이 길들여졌고,
그 습관은 글쓰기에도 이어졌다.


이제는 최소 투샷 아메리카노를 즐긴다.
때로는 에스프레소를 사약처럼 들이키며

하나의 문장을 정면 돌파하기도 한다.


특히 새벽.
그분(?)이 오실 때면
1분 1초도 졸 수 없다는 절박함에
커피는 그냥 ‘마신다’가 아니라 들이붓는 수준이 된다.


처음엔 집중력이 붙는 것 같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화장실만 자주 가고 눈은 떠 있는데
머릿속은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 멍한 상태.


그때는, 정말로 한 글자도 쓰기 힘든 상태가 된다.

하루는 커피 대신 순한 버전(?)으로 커피우유를 마셨다.
그게 하필이면 고카페인으로 악명 높은 스누피커피우유였다.

심장이 밖으로 들릴 정도의 각성 상태.

눈앞이 또렷한데, 정신은 멀어진 느낌.
한동안 좀비 같은 느낌적 느낌으로 앉아 있었다.


결국 카페인에 과하게 찌들면,

글쓰기는커녕
잠도 못 자고
깨어 있어도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잠을 청하려 해도,

눈만 끔뻑끔뻑.
그 와중에 다음 장면이
꿈처럼 머릿속에 펼쳐진다.


이미 누웠으니 일어나진 못하고,
“조금만 쉬고 다시 쓰자” 다짐하다가

눈을 뜨면—
그 장면들은
망각의 껌종이에 감싸 사라져 버린다.


커피.

이것을 마셔야
소설을 쓸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이것 때문에
오히려 소설을 더 못 쓰고 있다.

이를 어쩌면 좋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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