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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이비행기 Dec 16. 2018

소설, 한 페이지_여섯_겨울비

한 장의 소설로 만나는 세상의 모든 숨은 이야기

비가 내린다.


저 멀리 산 정상에는 눈이 소복히 쌓였건만.


난 너와 함께 갔던 카페를 찾아갔다.

창가에 앉아 뜨거운 아메리카노 한 잔과 함께

떨어지는 빗방울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한 시간 그리고 두 시간

빗방울 너머 너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 알고 있다. 앞으로 더 기다려도 오지 않을 것을.


커피는 점점 식어가고, 카페 음악은 빗소리에 점점 묻혀만 간다. 나보다 더 늦게 왔던 다른 손님들도 사라지고, 카페 바리스타도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다.


"저기, 커피 더 드릴까요?"


금방 출근한 바리스타가 묻는다.

커피잔은 단 한 모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그래도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뜨거운 아메리카노가 내 앞에 왔다.


그리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어렴풋하게 다가오는 커피의 향과 온기를 느끼며.


3년 전, 오늘. 약속처럼 너의 모습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차가운 비는 점점 더 굵어진다. 난 빗소리에 귀를 기울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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