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 위에 다리를 놓다.

by 최영남

불가능 위에 다리를 놓다.

1989년 팔당상수원관리사무소가 설립될 당시, 환경부의 중재 아래 경기도, 서울시, 인천시가 협약을 체결하여 인건비를 포함한 관리비를 공동 분담했다. 이후 2000년부터는 수계관리기금으로 전액 지원을 받으며 운영되었다.

2007년에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의지에 따라 팔당수질개선본부로 확대 개편되었고, 수질관리과 수질기획팀이 사무소의 업무를 수행하게 되었다. 수계기금의 인건비 지원 대상은 수질관리과 수질기획팀 (현 팔당상수원관리팀), 선박직, 위생직, 청원경찰 등이다.

그러나 2009년부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지방 공무원 보수 규정에 따라 지방공무원의 인건비를 기금으로 지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로 지속적인 지적이 제기되었고, 매년 예산 삭감 시도가 이어졌다. 경기도는 지역 출신 국회의원의 도움을 받아 매년 어렵게 예산을 지켜냈다.

이후 예산편성 과정에서 환경부 역시 국회의 지속적인 지적에 부담을 느껴 점차 부정 입장으로 선회하였고, 결국 2013년에는 예산이 삭감되기에 이르렀다. 이에 경기도는 수계기금을 통한 인건비 지원의 타당성에 대해 법제처에 질의하였다. 법제처는 해당 사안을 법령해석심의위원회에 상정하였고, 2012년 9월 4일 위원회가 개최되었다. 환경부에서는 담당 사무관이 참석하였으며, 경기도에서는 당시 자연생태팀장이었던 필자가 행정1부지사의 지시에 따라 참석하여 인건비 지원의 타당성을 설명하고 위원들의 질문에 직접 답변하였다. 회의는 1시간이 넘도록 이어졌으며, 위원들과의 치열한 논리적 공방이 벌어졌다. 결국 논리 싸움에서 경기도가 우위를 점했고, 법제처는 법령해석심의위원회의 의견을 반영하여 “인건비 지원이 가능하다”는 공식 회신을 하였다.

그러나 환경부는 법제처의 해석에도 불구하고 “수용할 수 없다”라는 입장 고수했다. 이에 따라 2013년 초, 환경국으로 전입한 지 1년 만에 필자는 행정1부지사의 지시에 따라 다시 팔당대책팀장으로 복귀하여 대응에 나섰다. 우선 내부적인 설득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팔당상수원 관리 인력을 직접 담당하는 관련 부서의 과장과 팀장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필자는 다음 연도 수계기금 예산에 인건비를 편성하여 제출해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이들은 “2013년에는 도 자체 예산으로 문제없이 집행되었으므로 굳이 골치 아프게 기금 확보에 나설 필요가 없다”라는 입장이었다.


때마침 지역 언론에서 “상수원관리 인건비를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라는 보도가 나왔다. 필자는 해당 기사를 들고 담당 과장을 찾아갔고, 과장은 “할 수 없이 올리겠으니 알아서 하라”라고 말했다. 이에 필자는 “내가 책임지고 확보하겠다”라고 말하고, 수계관리위원회 사무국과 타 시도와의 어려운 협상에 나섰다. 설득을 위해서는 명확한 논리가 필요했다. 고민 끝에 기존 인건비 중 사무실 일반 직원(5명)은 제외하고, 선박·운전·위생 등 현장 인력만 지원하는 유연한 안을 제시했다. 이후 직접 발로 뛰며 관계 기관을 설득했고, 수계관리위원회 실무자 회의에서 합의를 이끌어 낸 후, 위원회 의결까지 받아낼 수 있었다. 단, 의결 조건으로 “기획재정부와 국회 설득은 경기도가 책임진다”라는 단서가 붙었다.


이후 필자는 국회를 수시로 찾아가 환경노동위원회 입법조사관들에게 직접 설명하고, 얼굴을 익히며 신뢰를 쌓았다. 기획재정부에도 방문하여 설명과 설득을 병행했고, 결국 예산 통과를 이끌어 냈다. 그 결과 연간 13억 원에 이르는 관리비를 안정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 결과 도지사로부터 성과금을 받았다. 모두가 어렵다고, 불가능하다고 말할 때 끈기 있게 도전했고 결국 해냈다. 모두가 벽이라 여긴 그 상황에서, 그것을 발판으로 삼아 이루어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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