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충영 Apr 11. 2021

⑥속이 탁트이는 전망대를 구경하며 걷다

[주말산책러의 동네만보길]방화역|개화산 12km

주말에는 지하철을 타고 서울 시내에서 쉽게 가볼 수 있는 작은 산을 골라 한 바퀴 돌며 산책을 하고 있습니다. 대단한 운동은 아니지만 건강을 챙길 수 있습니다. 더 좋은 것은 자연의 풍경을 흠뻑 즐길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도 주말에 만나볼 뿌연 안개, 연두색 새싹, 젖은 단풍잎, 노란 오후 햇살 같은 풍경을 상상하고 있습니다.


지하철 5호선의 마지막역인 방화역에서는 김포공항의 뒷산인 개화산을 산책할 수 있다. 개화산은 둘레길도 12km 정도로 동네 뒷산에 비해서는 조금 큰 편이다. 5호선에는 방화역의 한 정거장 전인 개화산역이 있어 이 곳을 이용해도 쉽게 개화산으로 들어갈 수 있지만, 이왕이면 방화근린공원까지 함께 돌아보는 것이 더 좋을 듯 해서 방화역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


방화역 3번 출구로 나오면 대로변인데 왼쪽 방향으로 도로를 따라 가면 방화근린공원이 나온다. 방화근린공원은 넓은 광장과 공연무대, 흙운동장과 야외농구장을 갖추었고, 연못과 놀이터, 쉼터까지 갖춘 상당한 크기의 공원이다. 방화근린공원 둘레만 한 바퀴 돌아도 상당한 거리라 동네 주민들이 운동을 위해 걷는 분들이 많고, 어르신들이 소일을 위해 나오는 분들도 많다.


우리집에서 가기에는 거리가 좀 멀어 오가는 시간이 많이 걸려 자주 가는 편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개화산 둘레길과 방화공원, 그리고 그 옆에 이어져 있는 치현산까지 여러 차례 돌아보았을 정도로 시설이 좋고 풍경이 좋다. 산길을 걷다 보면 중간에 100년이 된 미타사와 600년이 된 약사사, 2개의 오래된 절을 들러볼 수 있다. 


전망대가 여러 곳 있는데 그중 한강 방향과 김포공항 방향의 전망대는 앞이 훤하게 트여있어 보는 사람의 가슴까지 시원하게 해준다.  한강 쪽으로는 바로 눈앞에 방화대교가 있고 옆으로 길게 누워있는 한강과 강 건너 일산까지 바라볼 수 있다. 공항 쪽으로는 거대한  활주로와 줄지어선 대형 비행기가 보인다. 김포는 인천의 영종도공항에 비해 작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실제로 보면  공항 자체도 어마어마하게 크고, 공항은 사방이 시원하게 열린 곳에 만들어지기 때문에 더 넓어 보이는 점도 있다. 산의 양쪽으로 좋은 전망을 갖고 있는 산인 셈이다.

개화산을 한 바퀴 돌고 처음 출발했던 방화근린공원으로 내려오면 여러 가지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바로 집으로 돌아가기 보다는 앉아서 휴식을 하곤 한다. 여름에는 산자락 초입에 배치된 잔디밭과 벤치에 앉아 쉬는데 넓은 공간 전체에 나무 그늘이 잘 조성되어 있어 시원하게 땀을 식힐 수 있다. 봄, 가을처럼 덥지 않은 날씨라면 그 아래에 있는 정자에 앉아 연못의 잉어를 구경한다. 이 정자 주위에도 벤치가 많이 준비되어 있는데 그곳에서 장기를 두시는 어르신들이 많은 인기 장소다. 더 아래 쪽에는 농구장과 운동장에서는 학생들의 시합으로 시끌벅적하고 공연광장에서는 아이들이 자전거와 인라인, 퀵보드 등을 타며 뛰어다니고 있다.


공원과 개화산은 규모도 넉넉하게 큰데다 인근 아파트와 딱 붙어 있어 동네 주민들의 활용도가 높고 언제나 활기가 넘치는 곳이다. 좋은 동네다.

이전 07화 ⑤누추하고 소박하다. 우리집 마당같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