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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충영 Apr 11. 2021

⑧절벽, 암벽등반, 폭포가 한 곳에 있어

[주말산책러의 동네 만보길]용마산역|용마산 5km

용마산역 2번출구를 나와서 반대편으로 돌아서서는 바로 왼쪽의 골목으로 들어간다.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가 가로지르면 바로 용마산 입구가 보인다. 용마산은 동네 산책으로 운동이 부족한듯 싶을 때 경사도 적당히 있고 거리도 넉넉하게 걸어서 땀을 아주 조금 흘려보려고 할 때 가면 좋은 곳이다. 용마산은 동네 야산보다는 크지만 그다지 높은 산은 아니다. 그래서 경사진 계단을 조금만 가면 어느새 정상에 올라있다. 중간에 조금 힘들다 싶은 곳에는 계단을 설치해두어 전체적으로 크게 힘들지 않고 등에 땀이 촉촉히 배는 정도의 운동이 된다.

용마산의 재미 중에 하나는 용마산 입구에는 용마폭포공원이다. 공원의 규모도 크고 시설이 좋다. 큼직한 잔디축구장의 초록도 눈이 시원하고 무엇보다 90도로 깎아지른 절벽에서 떨어지는 폭포와 인공암벽 등반 시설이 좋다. 절벽 앞 광장은 엄청난 크기인데, 둥그런 광장을 따라 자전거, 씽씽, 킥보드를 탄 아이들이 신나게 돌고 있다. 공원을 가로질러 산 입구로 오르는 길에는 커다란 나무들이 줄지어 있고, 다른 쪽으로 생태공원까지 조성되어 계절마다 풍경이 볼만하고 가을단풍은 일부러 찾아와서 볼만 하다. 나도 산을 오르기 전에 꼭 공원을 한 바퀴 돌며 구경하고 올라가게 된다.

용마산역에서 산 정상까지 올라갔다 내려온다면 그리 길지 않은 코스이기 때문에 산 정상에 오른 후 이어져 있는 망우산이나 아차산 방향으로 한 바퀴 돌아가는 사람람들이 많다. 바로 이 점이 용마산의 가장 좋은 점이다. 정상까지 오른 후 여유 시간에 맞춰 적당한 거리를 산책할 수 있는 것은 시간을 많이 내기 어려운 주말산책러에게는 너무 좋은 조건이다.


용마산 정상을 넘어 아차산의 능선을 걷다 보면 산등성이 양 쪽으로 가파른 경사를 이루고 있어 마치 높고 좁은 담장 위를 걷는 기분이다.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담장같다. 운동삼아 걷는 산책러의 눈에도 담장으로 보이는데, 1,500년 전에 이곳 한강에 주둔했던 고구려 장군에게는 이곳이 산성으로 보였던 듯하다. 아군을 보호하고 적을 격퇴할 수 있는 산성. 그래서 아차산에는 산등성이를 따라 1,500년 전 고구려인이 쌓아놓은 '고구려보루'가 줄지어 있다. 그 옛날 이 보루에서 고구려 병사들이 한강 전선을 지키며 보초를 서고 있었을 것이다.

고구려 보루를 따라 걸으면 한강 전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멋진 풍경이다. 또 길은 어찌 그리 평평한지 힘이 들지 않는다. 용마산 쪽에서 오면 아차산역이나 광나루역까지 가는 동안 계속 내리막이라 어느새 발걸음이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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