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용 항공기를 탈 일은 전혀 없었던 나 같은 사람들은 잘 몰랐던 사실이지만, 알고 보니 한국에도 이미 2016년부터 일반 공항 터미널과는 별개의 자가용 항공기 전용 터미널이 운영되고 있었다. 이런 터미널을이용하면 조용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보다 빠르게 통관 수속을 완료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사실 자가용 항공기 전용 터미널이라는 존재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서울에 그런 터미널이 생기기훨씬 이전 홍콩 법인에 근무할 때인 2010년이었다. 그당시 한국에서 손님이 홍콩에 출장 오셨을때 자가용 항공기를 타고 왔던 덕분에그분을 공항에서 영접하고 배웅하면서 일반 터미널 외에 자가용 항공기 전용 터미널도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던 것이다. 한편 홍콩 경우 자가용 항공기 전용 터미널 역사가 한국보다 훨씬 오래돼서 이미 1998년부터 그러한 터미널이 운영돼 오고 있었다.한국이 이제 5년밖에는 안된 반면, 홍콩 경우는 그 역사가 벌써 23년이나 된 것이다.
한국의 상황은 직접 들어가 보지 않아 자세히 모르겠지만, 홍콩 경우 이 전용 터미널을 이용하는 승객의 입국 수속은 정말로 편리했다. 손님 영접을 위해 전용 터미널에 직접 가 보니 아예 공항의 직원들이 개인 항공기의 기내로 들어가서 기내에서 입국 수속을 처리하는 방식이었다. 즉, 승객들은 기내 앉은자리에서 입국 수속을 다 마칠 수 있었고 따라서 항공기에서 나오면 바로 차를 타고 이동할 수 있었다.
출장 등 사유로 홍콩의 공항을 수도 없이 갔었지만 이렇게 편리한 별도의 터미널이 있다는 것을 이때 처음 알았는데, 노출을 꺼리는 갑부나 유명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것이 또한 자가용 항공기라 그런지 터미널도 일반인이 이용하는 공항 터미널과는 정반대인 활주로의 다른 끝에 위치해 있었다.
같은 홍콩이고 같은 공항이었지만 돈이 많은 사람들이 사는 세상은 역시 일반인들이 사는 세상과는 꽤나 다르다는 것을 이 전용 터미널을 보면서 새삼 깨우치기도 했다.
홍콩에 근무하던 5년 반 기간 이 손님은 홍콩에 두 번 출장 오셨는데, 워낙 중요한 손님이라 이분이 출장 와서 계시는 동안은 매일매일을 긴장의 연속에서 보내야 했었다. 하지만 긴장했던 그 많은 순간 중에서도 지금까지도 가장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 것은 이분이 출장 업무를 모두 마치고 출국할 때 활주로에 있던 전용기 앞에서 대기하던 때의 기억이다.
당시 이 손님이 출국할 때는 그 국가가 어느 국가이던 현지 법인장이 마지막으로 이분을 환송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런 관례에 따라서 항공기 앞에서 이분이 오실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야 했는데, 워낙 중요한 손님 앞이니 당연히 평소에는 좀처럼 입을 일이 없었던 짙은 감색의 양복 정장을 입고 또 오랜만에 넥타이까지 매고서 전용 터미널 안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그러다 마침내 10분 뒤에 손님이 도착할 것 같다는 연락이 왔고, 나는 에어컨이 너무도 시원하게 가동되고 있던 전용 터미널에서 나와서 활주로에 있던 그분의 전용 항공기 트랩 앞으로 갔다. 그곳에 차렷 자세로 서서 그분이 도착하기를 기다리기 시작했는데, 활주로에 서 있은지가 불과 2~3분도 지나지가 않았지만 홍콩 한여름에 그것도 활주로에 서 있다 보니 그 열기가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나는 비록 공군에서 군 복무를 했지만 사격장 교관을 했기 때문에부대 활주로에는 전혀 갈 일이 없었다. 하지만 주변 동료들로부터 한 여름 공항 활주로는 정말 불타 오르는 듯 뜨겁다는 말은 당시에도 이미 여러 차례 들었던바가 있다. 활주로가 아스팔트 및 콘크리트로 땅을 두텁게 덮어 놓은 곳이라서 적어도 10도 이상은주변보다 더워 한 여름에 그 활주로에서 작업해야 하는 군인들은 정말로 녹초가 된다는 얘기였다.아래 기사를 보면 활주로 표면의 온도가 60도가 넘어 실신하는 공항 근로자도 다수 있었다 하니 그 열기를 대략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3년 반이나 공군에서 근무할 때는 그러한 험한 경험은 전혀 겪어보지 않았는데, 엉뚱하게도 제대하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 그 불타오르는 듯한 활주로의 열기를 그것도 한국보다 훨씬 더 더운 홍콩에서 경험하게 되었다. 게다가 입고 있는 양복도 짙은 감색 양복을 입고 있으니 내리꽂는 것 같은 태양열과 활주로에서 올라오는 복사열 등 두 곳의 열기로 활주로 위로 나온 지 불과 2~3분도 안돼서 온몸은이미 말 그대로 정말 익어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예상보다 차가 더 막히는지 손님은 10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고, 이제 양복 안은 땀이 수돗물처럼 흐르는 것 같은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하지만 막혔던 도로가 풀려 갑자기 손님이 나타날 수도 있으니 항공기 트랩 앞의 정위치를 벗어날 수도 없어서그대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러던 중 마침내 손님이 저 멀리 전용 터미널출입구에서 천천히 걸어오시는 모습이 보였다.그리고 전용기 트랩에도착하자 바로 옆에 차렷 자세로 서 있던 내게 악수를 한번 청하시고는 항공기로 올라가셨다.
그렇게 그 손님의 출장 일정은 무사히 마쳤다. 생각해 보면 그 손님이 오셨던 덕분에 너무도 편리한 개인 항공기 전용 터미널이라는 신세계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됐고, 그 내부도 구경할 기회까지 있었다. 게다가 덤으로 3년 반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기간 공군에서 복무했음에도 당시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활주로의 이글거리는 열기또한 늦게나마 처절하게 체험할 수 있었다.
그때가 2010년 8월로 벌써 10년 전의 일이다. 그런데 그 사이 그 손님께서는 별세하셨다. 거동이 매우불편했음에도 홍콩에까지오셔서 국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행사를 한국이 유치하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하셨고, 또 부와 권력 등정말 많은 것들을 소유했던 분이며, 또 내게는 홍콩 공항 활주로 위에서 그렇게 비 오듯 땀을 흘려야만 했던 각별하고 잊을 수 없는 추억까지도 남겨주신 분인데,그 모든 것을 이 땅에 남기고 한국인의 평균 수명에도 훨씬 못 미치는 70대 후반 아직은 좀 더 살아야 할 연세에 훌쩍 이 세상을 떠난 것이다.
하긴 10년이냐, 30년이냐 아니면 50년이냐 등의 짧고 긴 기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인간의 수명은 결코 영원한 것이 아니니 시간이 경과하면 모두가 그분처럼 이 세상을 떠나게 될 것이다. 모두 떠나야 한다는 것은 너무 당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때때로 그런 생각을 하게 되면 이 땅에서 보내는 시간이 너무나도 짧고 또 허망하기만 한 것 같다는 생각도 어쩔 수 없이 진하게 들기도 한다.
인간이 나비의 세상을 꿈꾸는 것인지, 아니면 나비가 잠시 인간이 되어 인간의 세상을 꿈꾸고 있던 것인지 헷갈린다는 2300년 전 이 세상을 살다 간 장자의 말처럼 말이다....
한국어와 광둥어는 한자 발음이 유사한 것이 꽤 많다. 중국 북부 지역 언어를 근간으로만들어진 중국 표준어는 북방 이민족인 몽고족이나 만주족 등의 발음에 오랜 기간 서서히 동화되어 꽤 많이 변해온 것과 달리, 한국이나 광둥지역은 북방 민족 거주지와는 어느 정도 분리되어 있어서 고대의 한자 발음이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 한다.
예를 들어 '國家(국가)'라는 한자는 중국 표준어로 읽으면 '구오지아'이다. 반면 광둥어로 읽으면 그 발음이 '궉가'로 한국어 발음과 꽤 유사하다. '學生(학생)'도 마찬가지인데, 표준어 발음은 '쉬에셩'으로 한국에서의 발음과 꽤 차이가 큰 반면, 광둥어 발음은 '학상'으로 한국에서 읽는 발음과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하늘, 바람, 물, 바다와 같은 순수 한국어와 유사한 단어는 광둥어에는 전혀 존재하지 않으며 무엇보다 한국어 문법 또한 광둥어와는 너무나도 다르다는 점에서 두 언어를 유사한 언어로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단순히 현재 한국어에 에어컨, 모니터, 스팀, 마사지, 와인, 메뉴처럼 수많은 영어 단어가 차용되어 사용되고 있는 것처럼 과거에는 한자로 된 단어가 많이 한국어로 차용되었는데 그때 그런 한자의 발음 역시 같이 전해졌고 그 발음이 한국과 광둥 지역에 여전히 남아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게다가 광둥어에는 우리말에는 없는 '성조'란 것이 있는데, 중국 표준어에는 오직 4개 성조만 있는 반면 광둥어에는 그 성조가 훨씬 더 풍부해 무려 6개에서 9개 성조가 존재한다. 따라서 광둥어를 들어보면 기복이 거의 없는 한국어와 달리 그 기복이 매우 심해 마치 노래를 듣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광둥어의 그런 특징을 예리하게 잡아내서 실제는 광둥어가 아니면서도 광둥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이 듣기에도 광둥어처럼 들린다고 할 정도로 가짜 광둥어를 기가 막히게 잘 구사하는 연예인이 있다. 바로 이수근 씨다.
이수근 씨는 홍콩 영화를 보면서 표준어와 다른 광둥어만의 독특한 악센트를 배웠다고 했는데 실제 광둥어를 들어 보면 발음의 높낮이가 표준어보다 훨씬 더 심할 뿐 아니라, 중국 표준어에서는 좀처럼 사용되지 않는 ㄱ, ㅅ, ㅁ, ㅂ과 같은 강한 받침발음도 풍부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이수근 씨는 광둥어의 그런 특징을 정말 귀신 같이 잘 잡아내 표준어와는 다른 가짜 광둥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있는 것이었다.
한편 한국어는 다른 언어와 비교해서 볼 때 유독 의성어나 의태어가 많이 존재하는 특징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홍콩에서 그런 한국어 의성어와 의태어를 사용했을 때 재미있는 경험을 하기도 했는데, 그러한 단어를 옆에서 듣고 있던 홍콩인 직원들이 갑자기 우리가 광둥어로 말하고 있는 것처럼 들린다는 것이었다.
우리에게 영어는 '솰라솰라', 일본어는 '아따까다', 불어는 '숑숑숑숑'처럼 들린다고 느끼는 것처럼 그 홍콩인 직원도 한국어의 의성어나 의태어가 광둥어 단어와 유사한 것처럼 들렸던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그 직원의 말이 신기하기도 하고 또 재미가 있기도 해서 출렁출렁, 알쏭달쏭, 알록달록, 푸석푸석, 말랑말랑, 부글부글, 쭈글쭈글, 엉금엉금등 내가 기억하는 온갖 다양한 의성어 의태어를 찾아서 끊임없이 더 반복해서 말해줬더니 그 홍콩인 직원은 파안대소하며 정말한국어 맞냐고, 진짜 광둥어를 듣는 것 같다고 했다.
아마도 이러한 의성어나 의태어를 말할 때는 우리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그 의성어나 의태어가가진 의미에 부합하는 운율을 가미하게 되고 그로 인해 그 단어를 높낮이와 운율 기복이 심한 광둥어처럼 들리게 만들었기 때문에 그 직원이 그렇게 느꼈던것 아니었나 싶다.
엉금엉금, 쭈글쭈글, 부글부글, 철커덕철커덕, 말랑말랑 등, 한국어의 의성어나 의태어는 그 발음만 들어도 그 모양이나 행동이 느껴지는 것 같다. 영어, 불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어느 외국어에도 이런 의성어나 의태어 표현은 많지 않은데 유독 한국어만 그런 표현이 그토록 풍부한 것은 꽤 특이한 현상인 것 같다.
6) 홍콩에서는 꽤 귀한자가용
2020년 홍콩의 인당 GDP는 약 5만 불 수준이었으며 그해 한국은 3만 불이 좀 넘었다. 홍콩인들이 한국인들보다 훨씬 부자라는 의미다. 하지만 자가용 보유 현황을 보면 상황이 꽤 다른데, 2017년 기준으로 한국은 인구의 약 반 정도인 43%가 자가용을 보유하고 있었던 반면, 홍콩은 총인구의 10%에도 채 못 미치는 불과 9.4%만이 자가용을 보유하고 있었다. 홍콩에서는 자가용을 갖고 있는 사람이 10명 중에 1명도 안된다는 말이다.
홍콩의 GDP를 감안했을 때 이처럼 낮은 홍콩인들의 차량 보유 비율은꽤 특이한 현상인데, 그 이유는 홍콩 경우 차량 등록에 필요한 세금이 워낙에높고, 또 부동산 가격이 너무 비싼 홍콩의현실에서 주차할 공간역시 턱없이 부족할 뿐 아니라, 주차비도 매우 높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자가용을 보유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는 너무도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홍콩의 자가용 보급률이 그토록 낮은 것이었다.
홍콩의 주차비가 얼마나 비싼지를 절감할 수 있는 해프닝도 있었다. 홍콩에서는 아파트의 주차장도 무상 제공이 아니라 별도로 임대해야 한다. 그런데 그 임대료가 얼마나 비싼지, 아파트의 주차장을 임대한다는 광고에 적힌 임대료를 보고 아파트 임대료로 착각해서 아파트를 구하고 있던 한국인이 주차장을 임대한다는 사람에게 연락을 했던 것이었다. 결국 주차장을 임대하겠다는 홍콩인에게 차가 아니라 사람이 그 주차장에 거주하겠다고 답을 한 셈이니 주차장 임대 광고를 했던 홍콩인은 얼마나 황당했을지....
차 한 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 한 칸이 무려 11억 원의 가격에 팔린 경우도 있다 하니 그런 주차장의 임대료 역시 대략 상상이 될 것이다. 서울에서는 아파트 한 채 살 수 있는 가격이 홍콩에서는 주차장 한 칸의 가격이었던 셈이다.
결국 아무리 소득이 높아도 물가 역시 이처럼 크게 높다면 실질적으로 국민들의 생활수준은 결코 명목 소득만큼 높을 수는 없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홍콩 경우 부동산과 관련된 물가는 다른 국가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이처럼 심하게 높지만, 다행히 식당 음식이나 식재료, 공산품 등의물가는 한국과 거의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더 낮은 경우가 많았다.
반면 스위스와 같은 국가는 1인당 GDP가 8만 불 이상으로 한국의 2배도 훌쩍 넘지만, 물가 역시 한국보다 2배 정도가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따라서 그렇게 물가가 높은곳에서 생활해야 하는 스위스인 경우 실질적인 생활수준은 한국인의 수준과 별다른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어쩌면 좀 더 열악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과거 프랑스 파리 체류 시 꽤 친하게 지냈던 스위스 친구 말을 들어봐도 그들의 평균적인 삶의 수준은 서울 중산층의 수준과 별 다른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느꼈던 기억이 있다.
홍콩 경우 부동산을 제외하면 스위스와 유사한 경우는 전혀 아니었으니 그나마 다행인 것 같다.
7) 사랑에는 국적도 나이도 없다지만....
홍콩에 거주하는 외국인 여성 중에는 약 40만 명에 가까운 가사 도우미가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필리핀, 인도네시아 같은 동남아 국가 출신들인데 홍콩의 가정에서 함께 숙식을 하면서 집안일을 대신했다. 그런데 어떠한 자격으로 홍콩에 입국했는지는 확실하지않았지만 이런 가사 도우미 외에도 홍콩 술집에서 일하는 동남아 출신 여성, 특히 영어가 어느 정도 되는 필리핀 출신의여성들도 적지 않게 있었다.
홍콩에 거주하는 외국인 남성들 경우에는 홍콩의 국제적인 금융회사에서 일하는 젊은 백인들도 있었지만, 그런 백인들 외에 정년퇴직하고 난 후 느지막한 나이에 기후도 온화하고 사회적 인프라도 비교적 잘 구비되어 있는 홍콩에서 인생의 말년을 즐기려는 60대 이상의 백인들도 꽤 있었다.
그런데 홍콩이라는 같은 공간에 있는 이 두 그룹, 즉 나이 든 백인 남성들과 젊은 동남아 출신의여성들이 함께 어울리게 되는 모습을 홍콩에서는 꽤 자주 볼 수 있었다.
주말에 홍콩을 돌아다닐 때 보면 대낮에도 식당이나 커피숍 같은 곳 구석에서 그들이 함께 어울려 있는 모습을 보기도 했는데 남녀 간의 사랑에는 국적도 또 나이도 없다는 말도 있기는 하지만, 뭐랄까 어쨌든 좀 불편해 보이긴 했었다.
Hung Hom에 있는 Ferry 터미널 근처의 레스토랑에서도 주말 오후에 백인 남성 두 명과 함께 앉아 있는 매우 왜소한 동남아 여성들을 봤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그 레스토랑은 우리가 점심 식사를 하러 들어간 곳이었으니 그때는 아직도 한참 대낮이었을 텐데 그곳에 있던 4명 모두가 이미 얼마나 술을 마셨는지 레스토랑의 한쪽 구석에 앉아서는 마치 약에 취하기라도 한 것처럼 연상 낄낄대며 웃고 있었다.
그들도역시 나이 차이가 매우 많아 보였는데,그뿐 아니라 백인 남성들은 두 명 모두 상당한 거구에 배도 정말 산처럼 나와 있었던 반면, 동남아 여성들은 너무 왜소하고 말라서 마치 성인 백인 남성 두 명이 미성년의 동남아 여성 두 명과 함께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물론 젊어 보이기는 했지만 동남아 여성들도 결코 미성년자는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왜소한 체구에 엄청난 거구의 백인들과 함께 있다 보니 그렇게 보이기도 했던 것 같다.
나이 든 백인 남성과 젊은 동남아 여성 간의 조합이 흔했던 이유는 대략 짐작이 되는데, 아래 블로그에 보면 역시 같은 관점에서 그런 현상에 대해 설명한 내용이 있다. 요약하면 역시 경제적 이유가 가장 크다는 것이었다. 가난한 나라의 젊은 여성은 경제적 이유 때문에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부자 나라의 경제적 여유가 있는 남성을 찾는다는 것이다.
부자 나라의 나이 든 백인 남성들 중 일부는 아시아에 와서 젊은 여성을 만날 기회를 찾기도 했을 것인데, 쌍방의 이런 Needs가 서로 맞아떨어진 셈이었다. 블로그 설명은 태국 여성의 경우를 기준으로 되어 있지만 태국보다도 더 가난한 필리핀과 같은 동남아 국가의 여성이라면 어쩌면 태국 여성 경우보다 훨씬 더 경제력이 큰 이유였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