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거리, 골목, 건물 (10-07)

■ 광화 상장

by SALT

2007년 1월 대만에 부임했다. 그로부터 약 2년간 대만에서 근무했는데, 그때 찍은 2007~2008년 시절의 대만 사진들을 공유한다.




타이베이 중정 구(中正區)에는 광화 상장(光華商場)이라 불리는 전자 제품 매장이 밀집되어 있는 건물이 있다. 서울로 치면 용산 전자상가 같은 곳인데, 1973년 개장됐으니 1987년에 개장된 용산 전자상가보다는 그 역사가 더 길다.


원래 광화 상장은 오래된 책을 파는 책방들이 몰려 있던 거리였다 한다. 하지만 책에 대한 수요는 지속 줄어들었던 반면 전자 제품이 대중화하면서 전자 제품에 대한 수요는 점차 늘어나게 되자 광화 상장 거리는 서서히 서점 거리에서 전자 제품 거리로 변모하게 되었다.


광화 상장은 당초에는 광화교(光華橋)라는 다리 아래에 있었는데 이 다리가 2006년 철거되면서 2008년 완공된 새로운 전용건물로 이전하게 되었다. 그리고 약 2년간의 공사기간에는 아래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창고 같은 가건물 안에서 영업이 지속됐다. 2007년 1월 내가 대만 법인에 부임했을 때는 바로 이 가건물 안에서 상점들이 영업을 하던 시절이다.


1) 광화교 다리 아래 있던 시절인 1995년의 광화 상장 모습, 01:07 (https://www.youtube.com/watch?v=orHzyrg8j1A)

2) 철거되기 전의 광화교 모습, 01:19 (https://www.youtube.com/watch?v=Ls4F0tBKEf4)

※ 주행하는 도로 아래에 광화 상장이 있다.

3) 2006년 광화교 철거 모습, 00:29 (https://www.youtube.com/watch?v=U82odNFlzcA)


업무상 이곳의 상가들을 자주 방문해야 했는데 주중에 업무상으로 방문하기도 했지만, 마침 내가 다니던 교회가 이 곳에서 걸어서 10분 정도의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어 일요일 예배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이 상가를 방문하기도 했다. 그렇게 매주 한번 이상 방문했으니 결국 대만 주재 근무 2년여 기간 최소 100번 이상은 이 광화 상장 거리를 방문했던 셈이다.


그 당시 찍은 광화 상장과 인근 거리 모습, 그리고 전용 건물 건축이 진행되는 모습부터 완공 이후의 사진까지 이 글을 통해 공유한다.



공사 기간 이런 창고 같은 가건물이 모두 5개 있었고 이 안에서 상점들이 영업을 했다. 허름해 보이지만 그래도 에어컨은 모두 가동되고 있었다. 에어컨 없었다면 그 더운 타이베이에서 아무도 저 좁은 공간으로 들어가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2008년 전용 건물 완공과 함께 사진 속 저 가건물들은 모두 철거됐다. 이제는 두 번 다시 볼 수 없는 모습이다.



5개 가건물 내 입점한 상점들의 위치를 알려주는 표지판. 사진 속 날짜가 2008년 5월 4일 일요일 정오경인걸 보면, 인근 한인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 광화 상장을 방문했을 때 찍은 사진이다.



가건물에 있는 상점을 방문할 때는 바로 옆에 건축 중인 전용 건물의 공사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 이 사진은 2008년 4월 외관이 거의 완성되어 갈 때의 모습이다. 이 건물은 같은 해 7월 말에 완공됐다.



위 사진을 찍으면서 같이 촬영한 동영상. 영상 아래 부분에 보이는 거리가 2006년 철거되기 전까지는 광화교가 있었던 거리다.



2008년 5월 모습. 건물 뼈대는 이미 다 갖추어졌고 외부 도색도 마무리되어 있다. 사진 좌측에 공사기간 상점들이 임시로 입주하여 영업하던 가건물이 보인다.



전용 건물이 완공되어 가건물이 모두 철거된 이후 모습. 기억이 정확하지 않은데, 8월 3일 신건물 개막식을 했던 것 같고, 그때 개막식 행사에 가면서 찍은 사진인 것 같다.


개막식에는 당시 대만 총통이었던 마영구(馬英九) 총통도 참석했었다. 그의 이름은 중국어 발음으로는 '잉지요'이지만 한글 발음으로는 한국의 코미디 방송에서 자주 접하는 '영구'와 같아 좀 특이하게 들리곤 했던 기억이 있다. 한국의 대통령에 해당하는 대만 총통 이름이 '영구'였다.



건물이 완공되어 상인들의 영업이 시작되고, 일반 시민들이 들락날락하던 시점에도 건물 내부에는 이렇게 군데군데 마무리 공사가 진행되는 곳이 남아 있었다.



건물 상층부에서 1층을 찍은 사진. 완공된 전용 건물의 내부 중심부는 이렇게 천정이 뚫려있는 구조였는데, 천정이 뚫려 있으니 건물 1층 중앙에서도 내부로 가득 내리쬐는 햇살을 만끽할 수 있었다.


또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목재로 만든 바닥에 큰 나무도 심어져 있어 꽤 운치 있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는데, 어찌 보면 전자 상가가 아니라 어떤 예술 공간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도 들기도 했다. 서울의 용산 전자상가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인데, 대만인의 섬세한 미적 감각을 새삼 느끼곤 했던 그런 공간이었다.



1층으로 내려와 나무 옆에서 찍은 사진. 아열대 지방으로 고온다습해 나무가 잘 자라는 곳이라 그런지, 건물 완공 시점에 맞춰 심은지 얼마 되지 않은 나무일 텐데, 사진을 보면 이미 나무뿌리가 잡혀 마치 몇 년간 이 자리에서 자라고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1층의 내부 매장 모습. 1층에는 이렇게 비교적 넓은 공간을 차지하는 브랜드샵들이 입점해 있었다. 하지만 2층부터는 3~4평도 안 되는 매장도 있을 만큼 작은 매장들도 가득했다. 요즘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이곳에 한국 업체의 멋진 브랜드샵도 있었다.



광화 상장에서 내려다본 주변 지역 모습. 사진 오른쪽에 타이베이의 주요 교통수단인 오토바이가 일렬로 가득 주차되어 있는 모습도 보인다. 중앙에는 야자나무 같은 나무도 한 그루 보이는데, 이곳 타이베이가 아열대 지방임을 새삼 각인시켜 준다.



광화 상장 상층부에서 바라본 타이베이시 서쪽 방향. 사진 오른쪽 끝부분에 보이는 고가도로는 타이베이시를 동서로 관통하는 시민 대도 고가도로(市民大道 高架道路)다. 이 도로를 따라 사진 위쪽(서쪽) 방향으로 더 가면 단수이(淡水)라 불리는 강이 나오고, 그 강을 따라 계속 가면 대만 해협이 나온다.


그 대만 해협을 건너면 중국 본토의 푸젠성(福建省)인데, 바로 그 푸젠성에서 청 나라 시절부터 수많은 중국인들이 대만으로 이주해 와서 정착했기 때문에 대만의 언어는 장개석이 표준어 사용을 강요하기 전까지는 푸젠성의 언어인 민난어였다.


사진 아래 부분에는 넓은 공터가 보이는데, 구글 지도로 검색해 보니 이 공터에 'Syntrend'라는 또 다른 전자 제품 판매 건물이 들어서서 2008년에 존재하던 이 공터도 이제는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


(Syntrend 소개 블로그)

https://blog.naver.com/zldnsl/221579447877



광화 상장에서 내려다본 타이베이시 남쪽 방향. 사진 중앙에 좌우로 뻗어 있는 거리가 '빠더루(八德路)'인데 이 거리에 있는 상점들도 거의 모두가 전자 제품이나 부품을 판매하는 상점들이었다. 사진 아래 보이는 주차장이 전용 건물 공사기간 상가들이 임시로 영업을 했던 5개 가건물이 있던 곳인데, 가건물은 전용 건물 완공과 함께 모두 철거되어 사진에서는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광화 상장 인근의 HTC Brand Shop 모습. HTC는 대만의 전자업체인데, 요즘은 존재가 미미하지만 한때는 핸드폰 분야에서는 대만에서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성장가도를 걷던 업체였다.



광화 상장 앞 '빠더루'로 내려와서 인근의 전자 제품 및 부품 매장을 가까이에서 찍은 모습. 사진 속에 노란색 택시도 보이는데, 당시 타이베이의 택시는 전부 노란색이었다.



'빠더루'의 상점들이 거리 판촉을 하는 모습. 도로에의 차량 진입을 아예 막아놓고 도로 위에 천막을 치고 판매를 하고 있다.



'빠더루' 거리 상점들의 현란한 간판과 길 한편에 나란히 주차된 수많은 오토바이 군단.



광화 상장 뒤편의 허름하고 낡은 상가 겸 주택 건물. 허름한 건물이지만 광화 상장이 바로 앞에 있어 인파가 많이 몰리는 관계로 이 건물 1층의 상가 임대료는 꽤 높았다고 했다.



'빠더루' 입구의 일본 제품 광고 간판. 한국인인 내게는 Toshiba 브랜드의 Note PC가 있었나 싶을 만큼 가물가물한데, 대만은 일본 및 일본 Brand에 대한 호감이 워낙 높은 곳이라, 일본 브랜드라면 거의 모든 제품이 비교적 잘 팔렸다. 일본 Sony를 너무 좋아해서 자신의 영문 이름을 Sony로 정한 대만인도 있었을 정도다.



'빠더루' 상가 거리 끝 부분. 사진 오른쪽에 과거에는 중화민국(中華民國)이라 불리며 한때는 UN 5대 상임이사국 지위까지 누렸던 대만의 청천백일기(靑天白日旗)가 보인다.


한국의 '트와이스'라는 걸그룹 멤버 중 하나인 대만 출신 쯔위(周子瑜)라는 가수는 이 깃발을 들고 한국 TV에 출연했다는 이유만으로 중국인들로부터 엄청나게 시달려야 했다. 중국인들 주장은 대만은 이제 국가가 아니고 중국의 일부분일 뿐인데, 왜 태극기, 일장기와 함께 국기처럼 청천백일기를 들고 나와 대만이 마치 별도의 독립국가인 것처럼 보이게 했냐는 비난이었다. 대만인의 입장에서 들으면 너무도 화가 나는 주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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