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 처음 본 고양이

너도 세상에 나가고 싶을까

by cypress


어제는 올 겨울 처음으로

함박눈이 내렸고

너는 태어나 처음으로

그 눈을 보았다.




네 턱 밑 솜털처럼 하얗고 보드라운,

어쩐지 이 겨울 첫눈 같던

반가운 눈송이.

실컷 구경했니?



어디에서 오는 걸까, 궁금한 듯
아주 오랫동안

너는 하늘을 바라보았지.




마음 같아선 저 내리는 눈을

니가 지겨워질 때까지

눈 앞에 뿌려주고 싶었던

애미 마음은 모르겠지?


그리고 어쩌면 당연하게도

나도 니 마음을 모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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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날이 풀리고

너의 친구들은 때로는 위험하게

때로는 자유롭게

또 세상을 탐험하겠지.


하늘을 나는 새나 눈송이,

바람에 날아가는 나뭇잎까지

신기한 눈으로 오래

창밖을 바라보는 그때의 너는

어떤 마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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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고

매일 너와 눈을 맞추며 마음을 나누지만

태어나 한 번도

누군가를 제대로 사랑할 줄 몰랐던

이 어리석은 나는 아직도 가끔씩

내 자신을 믿지 못하겠다.


사랑하지만 피곤하고 귀찮아서

좀 더 놀고 싶은 너를 방치하기도 하고

사랑하지만

체념한 듯 바라보는 너를

혼자 남겨두고 집을 나서기도 하고...




어떤 의미를 담은 건지

니가 떠날 때까지 결코 알 수 없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두 눈.


그 눈빛을 헤아려보려 하는

조금 자신 없는 나는

곧 녹아 사라져 버릴 저 눈처럼

부질 없는 한 때의 것이겠지.



'걱정 말아요 엄마.

사랑하니까.'



그 억측에 모든 걸 걸어보는

부끄러운 집사가 돼보려 한다.

내일도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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