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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원철 Sep 14. 2017

아이폰 방정식

핸드폰 브레인스토밍 기록

나는 이전 글을 통해 나의 안드로이드 폰 사용 역사를 정리하면서 다음 핸드폰은 iOS 계열로 가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는 사실을 말하였다. 그래서 대망의 신규 아이폰이 발표되는 애플 키노트를 기대하는 이유도 약간 달랐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키노트 자체에는 관심이 덜하였다. 그것보다는 키노트가 일으킬 아이폰 가격의 변화를 더욱 기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키노트에서 발표된 내용은 기대 이상이었다. 그리고 여러 정보를 바탕으로 "내가 아이폰을 산다."는 가정 하에 브레인스토밍을 해보고자 한다.


단종되지 않은 A9 탑재 아이폰

나는 이번 키노트를 계기로 A9 프로세서를 채용한 아이폰 SE와 아이폰 6s의 단종을 예상하였다. 과거에도 두 세대 이전 아이폰을 단종하지 않은 사례는 많았지만, 그때는 아이폰이 한 해에 단 한 모델이 출시되는 시기였기 때문에 지금처럼 아이폰이 한 해 두 모델 출시되는 상황에서는 생산라인에 부하가 걸릴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SE와 6s는 단종을 피했고, 오히려 가격이 더 내려갔다. A9를 탑재하고 몇 개월 전 출시한 아이패드 5세대처럼 6s와 SE가 '보급형'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아도 2017년 9월 현재 아이폰 6s에는 많은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다. 향후 단통법이 일몰 하면 더 많은 보조금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구형'이 된 아이폰 7 시리즈

아이폰 7 시리즈가 '구형'이 되었다. 가격도 100달러 내려갔다. 하지만, 종합적인 성능은 최신형인 아이폰 8과 아이폰 X에 뒤지지 않는다. 아이폰 X는 손에 닿을 수 없을 정도로 비싸고, 아이폰 8의 변화점이 AP와 재질 정도를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경미하기 때문에, 아이폰 7은 이 상황에서 더욱 매력적인 스마트폰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당장 아이폰 6s의 사례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보조금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의 하나다. 


신제품. 아이폰 8

윗 문단에서 아이폰 8의 변경점이 AP와 재질 정도라고 평가를 깎긴 했지만, 사실 그 두 가지의 변경점은 상당히 매혹적이다. 나중에 다른 글로 다시 설명하겠지만, A11 Bionic 칩의 성능은 압도적이다 못해 패도적인 수준이고, 새로 채용된 글라스 디자인은 아이폰 6 계열 디자인의 결점인 굵은 절연 띠를 없앤, 그동안의 디자인의 정점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8도 후보군에 올려놓고 생각하기로 했다.


방정식 풀이의 시작

그럼 이제 방정식을 풀어야 할 시간이다. 키노트에서 얻은 정보와 나의 스마트폰 사용 패턴, 가격, 요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어떤 폰을 언제 구매하면 좋은지를 결정해야 한다. 


일단 나는 스마트폰을 개인용 멀티미디어 기기로 사용한다. 내가 하루 동안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면서 하는 일이라면 웹서핑, 음악 감상, 유튜브나 메모리에 저장된 동영상 시청 등이 전부다. 이런 내가 4인치대의 스마트폰을 구매한다면 콘텐츠나 웹서핑 등을 즐기는 것이 지금보다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고, 결국 태블릿의 구매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일반 모델보다 플러스 모델을 상대적으로 더 선호하는 편이다. 


현재 나는 KT의 비와이 폰(화웨이 P9 Lite)을 사용한 지 1년이 된 상태다. 거의 공짜로 샀다고는 하나 약정은 2년이다. 위약금 등을 생각하면서 나는 앞으로 6개월 정도는 현 상태를 유지할 생각인지라 본격적으로 교체를 수소문하는 것은 내년 3~4월 이후가 될 것이다. 내년 3~4월은 스마트폰 춘투(春鬪)의 시기이므로, 통신사에서 공격적인 요금정책이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알뜰폰도 선택의 하나다. 알뜰폰은 일반 통신사에 비해 가격 대비 혜택이 정말 막대하다. 알뜰폰의 프로모션 기간을 잘 활용하면 지금 정도의 요금만 부과해도 달마다 사용 가능한 데이터량은 지금의 2~3배 이상으로 점프할 것이다. 다만, 알뜰폰에 가입하려면 기기는 따로 구입해야 한다는 점이 약간 걸림돌이다. 기기를 따로 사면 선택 약정 요금할인이 강제되는데, 원가 그대로의 기기 할부금 + 알뜰폰 프로모션 요금과 지금의 지원금을 제한 할부원금 + 요금 중에서도 또 골라야 한다. 


하여튼 이 방정식은 미지수들이 너무 많아서 복잡하다. 짧게나마 생각을 정리해보았지만, 생각을 정리하면 정리할수록 더 배배 꼬이는 게 요금 내는 문제다. 변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생겨나거나 사라지거나 한다. 이런 식의 브레인스토밍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그것을 거친 미래의 나는 과연 어떤 폰을 쥐고 청구서를 보게 될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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