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도 공황도 모두 내보내는 글쓰기
그저께와 어저께 쓴 글을 읽은 여러분은 "쟤 대체 뭐래냐?"할 사람이 절대 다수일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서두부터 충격적인 언어들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존속살인이니 식칼로 찌르니 뭐니 하는 단어는 내가 생각해도 스릴러 장르의 소설에서나 나올 단어들이다. 그것은 나도 인정하는 바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글로 적은 것은 그것이 나의 두려움의, 불안의, 공황의, 감시성 강박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그것의 실체를 명확히 알고, 더욱 잘 대처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그렇게 글로 옮겨놓으니 나도 느끼는 것이 많았다. 이것이 정말 너의 두려움을 상징하는 이미지인가? 하는 의문. 일부러 생각하고 일부러 괴로워하는 느낌. 내면과의 깊은 대화. 내려놓음.... 이번 일로 글의 힘을 더욱 명확히 느꼈고, 조금은 표현력도 올라갔다고 생각했다. 내가 지향하는 글은 머리로만 써내는 글이 아닌, 마음으로부터 단어를 내보내는 글이기 때문이다. 어제와 그제 쓴 글은 너무 거칠지만, 그것조차도 내 마음 속의 이미지의 일부분이다. 돌이켜보면 불명확하고 어처구니없는 이미지를 내 멋대로 잘못 해석해서 벌어진 일이 아닐까 싶지만. 그것조차도 글로 써냈기 때문에 작가로서의 나의 능력이 상승했다. 조금 더 내가 꿈꾸는 나에게 다가갔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세상에는 텍스트로 옮겨적는 것조차 죄책감이 들 정도로 끔찍한 일들이 참 많다. 그리고 그런 일들을 겪어온 사람들도. 돌이켜보는 것조차 무서워서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은 기분은 안다. 그래도 글로 적는 것을 주저하지 말았으면 한다. 글로 적어서 나도 그것을 읽고, 다른 사람에게도 읽어보게 하는 것은 아픔과 고통을 나누는, 공감과 연대의 좋은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아직 브런치에 가입만 했지, 첫 글을 올리지 않은 당신도 자신에 대해 쓰기를 주저하지 말기를.
나도 이정도까지 썼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