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의 허무한 사실
지난 주 월요일에는 너무도 충격적인 생각 때문에 내가 '설마...'하는 느낌이 들어 많이 불안해졌지만, 여러 번의 글과, 부모님께 사실을 털어놓은 것으로 나는 빠른 속도로 안정을 찾았다. 다만, '죽여버리고 싶은'이라는 그 공허하고도 힘없는 단어는 아직 완전히 마음에서 떨쳐내지 못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모든 불안이나 공황은 결국 내가 필요 이상으로 당황해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내가 가족들에게 악의를 품은 것이 아니었다. 악의를 품었다면 부모님께 편지를 써서 사실을 털어놓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 순간에 생각이 조금 극단으로 가버렸고, 그 생각에 당황한 내가 이리저리 경계경보를 울리는 바람에 뇌 속이 시끄러운 사이렌소리에 가득 차 버린...듯한 느낌이다. "너 설마 그런 생각 하는 거 아니지?" 하고 자신을 감시하고 확인하려는 마음이 시도때도없이 끼어들어서 나의 의식의 흐름을 방해하였고, 그런 흔들림이 다시 불안을 낳은 악순환이다.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라는 말을 내뱉으면 누구나 코끼리를 생각하는 것처럼.
나는 그저 약간 민감했고, 당황했을 뿐이다. 그것을 멋대로 비약한 것은 나의 낮은 자존감이다. 평소의 나라면 '죽여버리고 싶은'같은 단어를 멋대로 떠올리지는 않는다. 확인하려는 마음이 오히려 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