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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원철 Jan 09. 2017

글쓰기 사유(1) - 옛날부터 잘했다.

적성에 맞다?

지금부터는 내가 글에 관한 직업을 가지려는 사유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첫 번째로 이야기할 사유는 아주 단순하다.


그저 옛날부터 잘했기 때문이다.


중학교 이후부터 흥미의 저하나, 정신적 부침 등 여러 이유가 생겨서 다른 과목의 시험성적이 다 떨어지는 와중에도 신기하게 국어 관련 교과 성적은 별로 안 떨어졌다. 이른바 연합고사도 국어과목의 고득점을 바탕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고등학교 때도 유일하게 자신이 있는 과목이었고, 성적도 잘 나왔다. 나는 주로 국어/사회계열 과목에 강했다. 대놓고 문과 갈 팔자였다. 문과로 간 이후에도 성적은 그럭저럭 잘 나왔다. 내가 정신적 트러블로 수업을 못 들을 때가 있었고, 야자도 빠진 것을 감안하면 말이다. 수능도 언어영역만 1등급이 나왔다.


그래서 대학도 인문대로 갔다. 다만, 국문과는 못 갔다. 아니, 안 갔다고 하는 편이 좋겠다. 꽤 오래전부터 지망을 인문학부로 정했기 때문이다. 딱히 국문과를 지망하지 않은 이유는 없다. 그 당시의 나는 그냥 집에서 가까운 데 다니는 게 최고였다.(나의 집은 걸어서 전북대를 다닐 수 있다.) 대학을 먼저 고르고 그 후에 학과를 골랐다. 그래도 국문과 수업을 가히 부전공처럼 많이 들었고, 수업도 꽤 재미있었다.


사실 내가 왜 국어성적이 좋았는지, 지금도 이유는 잘 모르겠다. 단순히 책을 좀 많이 읽어서일 수도 있고, 다른 과목 성적이 다 떨어지다 보니 국어가 돋보였을 수도 있고, 어린 시절부터의 망상 습관이 나의 뇌를 언어영역으로 개발시켰을 수도 있고, 대학 다니면서 이리저리 움직이고 시간을 비우는 것이 귀찮아서 타이트하게 수업 스케줄을 잡다 보니 동선 해결 차원에서 그냥 인문/사회계열 수업을 몰아서 들은 것도 이유일 수 있다. 많은 이유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역시 적성에 맞기 때문이 가장 큰 이유 아닐까 싶다. 적성에 맞지 않으면 국어성적도 다른 과목처럼 떨어졌거나, 다른 과목 성적이 유난히 높았을 수도 있다.  적성에 맞다 보니 성적이 잘 나왔고, 잘 나오다 보니 흥미가 생기고 능력도 개발된 것이 아닐까?


너무 길게 이야기했긴 하지만, 다시 한번 이야기하겠다. 내가 글에 관한 직업을 가지려는 이유는

그저 옛날부터 잘했기 때문이다.


다른 이유도 지금부터 써 내려가겠지만, 이게 제일 크면서 단순한 이유이다. 그리고 나의 내부로부터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직업 선택의 기본은 적성과 흥미와 능력. 내게는 그 삼박자를 갖춘 직업이 글에 관한 직업이라고 옛날부터 생각해왔다. 최근 몇 년 간은 길을 좀 돌았지만, 결국 나는 글의 길로 돌아오기로 했다. 아니, 돌아올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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