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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원철 Jun 12. 2017

이건 대체 언제 나옵니까?

아직도 불투명한 닌텐도 스위치의 한국 발매

2017년 3월 3일, 닌텐도 스위치가 한국에 정식 발매된 이후로 벌써 3개월이 지났다.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닌텐도 스위치는 말 그대로 엄청난 속도로 팔려나가고 있다. 전 세계에서 물량 부족을 호소할 정도이다. 바로 최근까지도 스위치 판매물량이 입고된 상점에서는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사가는 풍경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이런 호조세에 힘입어 닌텐도의 주가는 「포켓몬 GO」 서비스 개시 이후 최고치를 다시 경신하였다. 닌텐도의 부활이라고 불러도 과하지 않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까지 닌텐도 스위치의 무풍지대이다. 상점에서 타국에 발매된 제품을 소규모로 들여와 팔거나 개인이 직접 현지에서 구매해오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한국 정식 발매가 되어있지 않다. 한국닌텐도 측에 닌텐도 스위치의 한국 발매에 대해 물어도 아직 계획이 없어 말해줄 수 없다는, 흔히 말하는 '매크로 답변'만 돌아온다.


대한민국에 게임기를 정식으로 수입해오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에 대해 살펴보자. 게임기도 일단은 전자기기이므로 국립전파연구원에서 실시하는 방송통신기자재 등의 적합성평가, 줄여서 전파인증을 받아야 한다. 국가들 사이에는 전파인증에 관한 상호인정협정이 체결되어 있는데, 체결된 국가 사이에서 전파 인증된 기기의 경우 자국에서도 똑같이 전파인증이 완료된 것으로 취급하는 협정이다. 애석하게도 한국은 이 '전파인증에 관한 상호인정협정'을 체결한 국가가 적은 편이어서 전자기기를 한국에 들여오려면 국립전파연구원의 전파인증을 다시 받아야 한다. 아이폰의 새 모델이 발표될 때 대한민국이 항상 1차 출시국에도 2차 출시국에도 포함되지 않고 독자적인 출시 일정을 가지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전파인증을 통과했다고 하더라도 게임기의 정식 발매를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라인업을, 특히 한국어로 로컬라이징 작업이 완료된 소프트웨어들을 확보해야 한다. 한국닌텐도의 경우 한국어 로컬라이징을 진행한 소프트에 한해서만 패키지 발매를 허용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한국어 로컬라이징을 하지 않은 소프트웨어의 경우 자사의 앱스토어인「닌텐도 e-shop」에서 다운로드 서비스로 판매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닌텐도 3DS 소프트웨어의 한국어 로컬라이징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한국의 게임 수입사가 적어서 거의 대부분의 소프트웨어를 한국닌텐도가 사실상 직판하다시피 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한국닌텐도의 구조조정의 영향을 직접 받게 되자 판매하는 소프트웨어 자체가 크게 감소하게 되었다.


아이폰이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의 시대를 열면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었을 때, 한국에서는 그것을 손가락 빨며 지켜보아야 했다. 아이폰이 한국에 들어오기까지 많은 허들을 넘어야 했고, 그때마다 미루어지는 발매 일정 때문에 아이폰은 한때 '담달폰'이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었다. 닌텐도 스위치도 처음 들어올 때의 아이폰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큰 상태다. 허들은 위에서 말한 것 이외에도 많기 때문이다. 닌텐도 스위치가 '담달 게임기'의 별명이 붙지 않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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